연준 3년 만에 금리 인상하는데…하원은 비트코인 전략보유법 28대21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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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년 만에 금리 인상, 비트코인 ETF는 하루 4억5,040만달러 순유출
같은 시기 하원 금융위는 20년 동결 담은 비트코인 전략보유법 28대21 가결

비트코인 전략보유법안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전략보유법안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금융시장이 서로 다른 방향의 압력에 동시에 놓였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3년 넘는 기간 만에 다시 올리며 통화 긴축 신호를 강화했고, 같은 시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런데 하원에서는 정부 보유 비트코인을 법으로 못 박는 법안이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긴축과 제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례적인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연준 긴축 재개…디젤값 급등까지 겹쳤다

연준은 최근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려 3.75~4.00%로 결정했다. 위원 전원 찬성으로 이뤄진 인상은 3년 넘는 기간 동안 없었던 첫 금리 상승이다. 골드만삭스는 로이터 인용에 따르면 연준의 매파적 태도와 지속되는 물가 압력을 근거로 10월에도 25bp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은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이고 위험자산의 유동성을 조이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매크로 환경과 동조화하는 경향이 커진 자산이어서, 긴축 국면은 곧바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가를 자극하는 또 다른 변수는 에너지다. 디젤 가격은 일부 미국 소매 지점에서 갤런당 6.40달러에 근접했고, 9월 15일(현지시각) 샬럿 지역 평균 가격은 6.17달러를 기록했다. 웨스트 샬럿의 한 트럭 휴게소는 갤런당 6.40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을 매겼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유가 디젤이 트럭 운송·농업·물류를 거쳐 결국 소비자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ETF, 하루 4억5,040만달러 순유출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 ETF, 하루 4억5,040만달러 순유출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 ETF, 하루 4억5,040만달러 순유출

연준 결정에 앞서 시장은 이미 자금 이탈 신호를 보였다. 파사이드(Farside)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9월 15일 하루 동안 약 4억5,040만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6월 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일일 유출이다.

이날 유출은 피델리티의 FBTC에서 2억1,480만달러, 블랙록의 IBIT에서 1억6,170만달러가 각각 빠지며 상위 두 상품에 집중됐다. 같은 시기 상원이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에 실패한 점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두 사건의 시점이 겹친다고 해서 법안 좌절이 곧바로 ETF 매도를 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통화정책과 워싱턴의 디지털자산 정책 논의가 시장 심리에 함께 얽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원 금융위, 비트코인 전략보유법 28대21로 통과

같은 시기 워싱턴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9월 16일 아메리칸 리저브 모더나이제이션법(American Reserve Modernization Act, ARMA·H.R. 8957)을 28대21로 가결했다. 찬성 28표는 모두 공화당, 반대 21표는 모두 민주당에서 나온 정당별 표결이었다.

19쪽 분량의 법안은 재무부 산하에 안전한 비트코인 보관시설을 두고, 몰수·압류로 확보한 정부 보유 비트코인을 한곳에 모으도록 한다. 비트코인 외 디지털자산을 담는 별도의 디지털자산 스톡파일도 신설한다. 법안을 낸 닉 비지치(공화·알래스카) 하원의원은 지난 5월 21일 재러드 골든(민주·메인) 의원을 공동 발의자로 이 법안을 냈고, 의회 기록상 공동발의자 23명 중 골든이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다. 법안은 비지치 의원과 신시아 러미스 상원의원이 1년여 전 발의한 비트코인법(BITCOIN Act)에서 이어진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20년 동결이다. 재무부에 예치된 비트코인은 법 시행일로부터 20년 동안 매각·교환·경매·담보 설정 등 어떤 형태로도 처분할 수 없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프렌치 힐(공화·아칸소)은 법안을 “연방기관 전반에 흩어진 디지털자산을 재무부 관리와 일관된 감독 아래 두는 상식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비지치 의원은 “연방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파편화되고 일관성 없는 관리 아래 방치돼서는 안 된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사이버보안 위험을 낳고 정부가 실제로 무엇을 소유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설명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법안이 규정한 재무부 절차는 구체적이다. 재무부는 법 시행 후 180일 안에 전략보유(SBR)와 디지털자산 스톡파일 체계를 갖춰야 하고, 모든 연방기관은 60일 안에 보유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이렇게 확정된 적격 자산은 체계 수립 후 30일 안에 보유·스톡파일로 이전된다.

원안보다 후퇴한 조항들…매입 프로그램은 아직 “연구” 단계

가결된 법안은 지난 5월 비지치 의원이 처음 낸 원안보다 범위가 줄었다. 위원회는 브라이언 스타일(공화·위스콘신) 의원이 낸 대체 법안을 구두 표결로 채택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인 조달 방안들이 빠졌다. 원안은 연방준비은행의 잉여금 재분배나 금 증서 재평가, 관세 수입, 기부금까지 활용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했지만, 최종안에는 자산 교환·몰수·주정부와의 협력 프로그램만 남았다.

투명성 조항도 다소 완화됐다. 분기별로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했던 재무부 검증 보고 의무는 연간 보고로 바뀌었고, 재무부 홈페이지 게시 의무 규정 자체가 사라졌다. 다만 독립 외부 감사인의 검증을 받는 연간 보고서와 공개 암호학적 준비금 증명, 감사원의 상시 감독 체계는 유지된다. 포크·에어드롭으로 생긴 자산의 보유 의무 기간도 5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법안은 여전히 신규 매입을 승인하지 않는다. 재무부와 상무부는 법 시행 후 180일 안에 추가 매입이 세금 부담 없이(예산 중립적(budget-neutral) 가능한지를 연구해 보고해야 한다. 이 조항은 어떤 형태의 차입이나 디지털자산을 담보로 쓰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별도로 재무부 차원의 매입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6월 상원 증언에서는 전략보유가 “신중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규모는 몰수 자산 기준으로 약 20만7,000 BTC라고 말했다. 반면 아캄인텔리전스 집계로는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32만4,527 BTC, 약 247억 달러 상당으로 추산된다.

민주당 간사 맥신 워터스 의원이 낸 수정안은 21대28로 부결됐다. 수정안은 대통령·부통령·의회 의원과 그 배우자·자녀·자녀의 배우자가 디지털자산 발행사의 지배주주나 임원이 되거나, 판매·마케팅·채굴과 관련한 직간접 보수를 받는 것을 금지하려는 내용이었다.

법안은 이제 하원 전체 표결을 거쳐야 한다. 하원이 9월 마지막 2주 일정을 취소한 데다 상원에서는 아직 짝이 되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실제 입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6일 행정명령으로 만든 전략비트코인보유 정책을 법으로 굳히려는 시도는 의회에서 가장 멀리 나아간 사례로 꼽힌다. 비트코인정책연구소의 코너 브라운 상무는 이번 표결을 “비트코인 정책에 있어 진정으로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