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개발자 키트에 스트라이프·템포 MPP 얹어 AI 에이전트 결제 3~5초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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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XRP 결제에 스트라이프·템포 AI 표준 MPP 추가
AI 에이전트가 XRP·RLUSD로 자동결제…키트는 아직 베타 단계

리플이 XRP 레저(XRPL) 개발자 키트를 업데이트해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XRP와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로 자동 결제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 새 버전은 결제사 스트라이프(Stripe)와 블록체인 템포(Tempo)가 함께 만든 머신 페이먼츠 프로토콜(MPP)을 지원한다. 여러 블록체인의 지갑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다루는 오픈월렛 스탠다드(Open Wallet Standard, OWS)도 새로 담겼다. 리플X 개발팀은 9월 17일(현지시각)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XRPL AI 스타터 키트 버전 1.1 업데이트를 공지했다.
업데이트는 9월 16일 XRP 레저 파운데이션이 X 계정을 통해 먼저 알렸다. XRPLF는 “XRP 레저가 이제 오픈월렛 스탠다드의 지원 대상이 됐고, 템포·스트라이프의 머신 페이먼츠 프로토콜에서도 정산 수단으로 쓰인다”며 “결제는 네이티브 결제 채널을 통해 흐르고 한 번의 거래로 정산된다”고 설명했다.
MPP는 무엇을 바꾸나
MPP는 AI 에이전트가 체크아웃 화면 없이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도록 설계된 결제 표준이다. 서비스가 요청에 ‘402 결제 필요’ 메시지로 가격을 알리면, 에이전트가 이를 승인하고 서비스가 곧바로 자원을 내어주는 구조다. 계정을 만들거나 결제 페이지를 거치는 과정 없이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값을 치르고 데이터나 API, 컴퓨팅 자원을 받아올 수 있다.
이 표준은 스트라이프와 템포가 함께 만들었다. 리플X 제품총괄 재지 쿠퍼는 X에 “우리 역할은 개발자들이 어디서 서비스를 만들든 XRP와 RLUSD를 최우선 선택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XRP 레저가 MPP의 정산 수단으로 들어가면서, 스트라이프·템포 표준 위에서 이미 서비스를 짜고 있는 업체도 블록체인을 새로 갈아타지 않고 XRP나 RLUSD 결제를 얹을 수 있게 됐다.
한 매체는 이 대목을 두고 "상업적 의미보다 구조적 의미가 더 크다"고 짚었다. 발표 시점에 MPP 연동을 실제로 쓰는 상업 고객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고, 결제 물량 수치도 리플 쪽에서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발 결제와 세션 결제, 갈리는 지원 범위
새 키트는 두 가지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한 번에 끝내는 단발 결제는 XRP나 RLUSD 같은 발행 토큰으로 3~5초 안에 정산되며 수수료는 1센트 미만이다. 거래가 확정되면 에이전트는 곧바로 요청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반복 소액 결제가 필요한 세션 결제는 방식이 다르다. 에이전트가 XRPL 결제 채널을 열어두고 서비스를 쓰는 내내 오프체인으로 결제 바우처에 서명하는데, 이 서명은 초당 10만 건 넘게 처리할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는 채널을 열 때와 닫을 때 딱 두 번만 온체인 거래를 기록해 누적된 결제 총액을 정산한다. 의도된 사용 사례는 에이전트가 XRP를 한 번 예치해두고 수백 건의 유료 질의를 실행한 뒤, 응답이 올 때마다 추가 지출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세션 결제는 현재 XRP로만 열 수 있다. RLUSD 같은 발행 토큰과 다목적 토큰을 결제 채널에 넣는 기능은 XLS-93d라는 제안된 원장 업그레이드로 추가되는 중이며, 아직 실제로 도입되지 않았다. 이 업그레이드가 실제로 배포돼야 RLUSD 기반 결제 채널도 열릴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세션이 실제 배포되는지가 다음 단계로 지목된다.
지갑 관리를 하나로 묶는 오픈월렛 스탠다드
오픈월렛 스탠다드는 AI 에이전트가 여러 블록체인의 지갑에 공통 인터페이스로 접근하도록 하는 표준이다. 개인키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도 에이전트가 거래를 요청할 수 있고, 지출 한도나 승인된 주소 같은 안전장치도 인터페이스에 넣을 수 있다. 개발자로서는 에이전트가 얼마까지, 어디로 돈을 보낼 수 있는지를 미리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키 관리 문제를 다루는 이 표준은 결제 표준인 MPP·x402와는 별개로 작동한다. 에이전트가 자금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승인된 범위 안에서만 거래를 요청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여러 체인에 걸쳐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개발자에게 실질적인 통제 수단을 제공한다.
x402와 병행, 아직은 베타 단계
리플은 앞서 6월 또 다른 웹 결제 표준인 x402 지원을 추가했고, 이번에 MPP까지 더했다. 어느 한쪽에 몰아 베팅하는 대신 두 표준을 동시에 받치는 전략이다. 에이전트 간 결제 시장에서 아직 어느 표준도 대세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쿠퍼는 같은 게시물에서 “에이전트 결제는 여러 플랫폼과 여러 레일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최신 XRPL AI 스타터 키트는 개발자들이 모여드는 개방형 표준, 오픈월렛 스탠다드와 템포의 MPP 지원을 넓힌 것”이라고 적었다. 이미 x402를 채택한 개발자든, MPP를 선택한 개발자든 블록체인을 바꾸지 않고도 XRP 레저에 올라탈 수 있다는 게 리플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키트는 여전히 베타 단계다. MPP 연동을 실제로 쓰는 상업 고객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리플은 결제량 수치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업데이트를 분석한 한 매체는 XLS-93d 업그레이드가 실제로 배포되는지, MPP나 x402 기반 서비스에서 XRPL을 통한 실거래 흐름이 공개되는지가 다음 단계라고 짚었다. 같은 매체는 이번 발표를 "수요가 확인되기 전에 결제 인프라를 먼저 깔아두는 작업"이라고 평가하며, 에이전트들이 실제로 XRP로 의미 있는 규모의 결제를 하고 있다는 확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블록체인 분석업체 비트쿼리는 XRP 레저 거래 대부분이 봇과 거래소 계정에 몰려 있다는 보고서를 내며 “유령 체인” 논쟁을 촉발했다. 리플 최고기술책임자 에메리투스 데이비드 슈워츠는 낮은 수수료가 오히려 다양한 활용을 이끈다며 반박한 바 있다. MPP·오픈월렛 스탠다드 지원이 실제 상업적 결제 물량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