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교사 머리채 잡고 폭행한 초등생… 오히려 학부모가 학교 측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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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이틀째 학생에게 폭행당한 기간제 교사
학부모, 교사·교감 등 3명 아동학대 혐의 고소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이 60대 기간제 교사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학생의 부모가 교사와 교감 등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교육청은 피소 교원에 대한 법률 지원에 나서는 한편 학부모를 상대로 갈등 중재 서비스를 요청한 상태다.

교사·교감 등 3명 고소… 시험지·발언 문제 삼아
17일 경찰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청주의 한 초등학교 5학년 A양의 학부모 측은 지난 3일 교사 B씨와 교감, 동료 교사 등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학부모 측은 고소장에서 B씨가 A양으로부터 시험지를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사건 당시 A양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교감이 한 발언도 문제 삼았다. 학부모 측은 해당 발언이 A양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교육청은 고소를 당한 교원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부모를 상대로는 갈등 중재 서비스를 요청한 상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경찰과 행정 당국으로부터 해당 사건과 관련한 아동학대 신고 통보를 받았다"며 "고소 취지 등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재시험 안내 뒤 폭행… 교감·다른 교사들도 피해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오전 8시 40분께 해당 초등학교 교실에서 발생했다.
교육 당국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양은 B씨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갈등은 전날 진행된 시험 과정에서 시작됐다. A양은 배부받은 시험지가 더럽다며 B씨에게 욕설을 한 뒤 귀가 조치됐다. 이튿날 B씨가 시험을 다시 치르겠다고 안내하자 폭행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은 폭행을 제지하던 교감과 다른 교사들에게도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60대 후반의 기간제 교사로 채용돼 근무 첫날 A양에게 욕설을 들은 데 이어 이튿날 폭행을 당했다. 사건 이후 B씨는 현재까지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A양은 정서 불안을 겪으며 평소 여러 교사와 학생에게 욕설을 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보인 것으로 교육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양극성 장애 관련 약물을 복용해 왔지만 사건 당시에는 학부모가 임의로 투약을 중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A양에게는 출석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윤건영 교육감 "보호자 치료 이행 책임 강화"
교사 폭행 사건이 알려진 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지난 4일 학교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 개선 방침을 밝혔다.

윤 교육감은 당시 기획 회의에서 피해 교원과 학생, 교직원의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에 대해 학교가 보호자에게 치료를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판단에 따라 필요한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자의 치료 이행 책임을 강화하고, 학교와 지자체·전문기관이 함께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을 교육감협의회와 함께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윤 교육감은 사건이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고 위기 징후를 사전에 발견하는 단계부터 즉각적인 대응, 피해 교원과 학생의 회복까지 이어지는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서·행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찾아 전문 진단과 치료·상담, 학교 적응으로 연결하는 맞춤형 지원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