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주는 중소기업 50%도 안 된다...미지급 이유는?

작성일

중소기업 절반 이상 추석 상여금 지급 못 하는 까닭
매출 부진·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명절

올해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직원들에게 별도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아직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추석을 맞아 필요하다고 본 자금은 평균 2억5000만원을 웃돌았지만, 이 가운데 약 5800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7일 발표한 ‘2026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중소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은 45.1%에 그쳤다.

지급 예정인 기업 가운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곳은 40.5%였다. 지난해보다 상여금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2%였고, 줄이겠다는 기업은 3.4%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54.9%는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0.8%는 과거에도 별도 상여금을 지급한 적이 없는 기업이었다. 경영 사정이 어려워 올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는 기업은 7.7%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상여금 지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16.4%에 달했다. 지급하지 않는 기업과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을 합치면 추석 상여금 지급이 확정되지 않은 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의 지급 규모도 조사됐다. 기본급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기업의 평균 지급률은 기본급의 37.7%였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 방식의 경우 직원 1명당 평균 66만5000원을 지급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중소기업의 상여금 규모가 수도권보다 높았다. 비수도권 기업의 정률 지급 규모는 기본급의 평균 43.9%로, 수도권의 30.4%보다 높았다. 정액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도 비수도권 기업은 직원 1명당 평균 76만9000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조사돼 수도권의 55만5400원보다 많았다.

추석 상여금 지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배경에는 중소기업의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40.0%였다.

반면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원활하다고 답한 기업은 12.9%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기업은 47.1%였다. 자금 사정이 어렵다는 기업이 원활하다는 기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는 판매와 매출 부진이 꼽혔다.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한 기업 가운데 71.5%가 판매·매출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59.5%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자금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인건비 상승은 21.8%, 판매대금 회수 지연은 12.8%였다.

매출이 충분히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원재료와 인건비 등 비용은 계속 발생하면서 추석을 앞둔 단기 자금 운용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필요하다고 예상한 자금은 기업당 평균 2억5645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평균 5848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한 곳당 추석을 앞두고 약 6000만원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도 조사됐다. 가장 많이 선택한 방법은 납품대금 조기 회수였다. 응답 기업의 40.6%가 납품대금을 평소보다 일찍 받는 방법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겠다는 기업도 38.3%에 달했다. 결제 연기를 통해 자금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기업은 29.9%였다. 거래처로부터 받을 돈을 앞당겨 받고 금융기관 차입이나 지급 시기 조정 등을 통해 추석 전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에 추가 휴무를 계획한 기업도 많지 않았다. 조사 대상 기업의 85.1%는 추석 공휴일 외에 별도의 추가 휴무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 휴무를 계획한 기업은 14.9%에 그쳤으며 이들 기업이 계획한 평균 추가 휴무일도 0.4일에 불과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법정 추석 연휴를 제외한 별도의 휴업 없이 사업장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부담은 상여금 지급 여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명절에는 직원 상여금 외에도 거래처 결제와 원자재 대금, 인건비 등 여러 지출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 평소보다 현금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매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속되는 내수 침체와 고금리 기조가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봤다. 금융권에서 추석을 앞두고 특별자금 공급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담보 부족과 대출금리 등이 여전히 자금 조달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이 명절 상여금 지급뿐 아니라 단기 운영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기관과 금융권의 추석 특별자금 공급 계획이 발표됐지만 현장에서는 담보 부족과 높은 대출금리 때문에 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부족한 명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납품대금을 조기에 회수하거나 결제대금 지급을 늦추는 방법까지 고려할 정도로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금난이 기업의 연쇄적인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취약 부문에 정책 지원이 신속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소기업의 추석 풍경도 지난해와 달라질 가능성이 나타났다.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경영난을 이유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도 확인됐다. 추가 휴무 역시 대부분의 기업에서 계획되지 않은 걸로 드러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명절 때마다 논란 되는 '상여금'...기준은 있을까?

명절 상여금은 매년 지급 여부와 금액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는 항목이기도 하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상여금 지급 대상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회사의 경영 상황에 따라 지급 여부가 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상여금은 법에서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 항목은 아니다. 명절 상여금의 지급 여부와 지급 기준은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에 따라 정해질 수 있다. 회사가 명절마다 일정한 금액을 지급해왔더라도 구체적인 지급 조건과 성격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 등에 명절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지급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면 회사가 임의로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지는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된다. 상여금이 임금에 해당하는지,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 등은 실제 규정과 지급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게 된다.

상여금의 지급 방식도 회사마다 다르다. 기본급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정률 방식이 있는가 하면 직원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 방식도 있다. 직급이나 근속기간, 근무일수 등에 따라 지급액을 다르게 정하는 회사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처럼 정률 방식과 정액 방식의 상여금 규모를 별도로 조사하는 것도 기업마다 지급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50만원의 명절 상여금을 받더라도 기본급이 다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실질적인 지급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지급 시점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명절 직전에 지급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급여일이나 별도로 정한 날짜에 지급하는 곳도 있다.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조건을 두는 경우도 있어 퇴직이나 휴직 등 특정 시점의 근로관계에 따라 지급 여부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여금의 지급 대상 역시 회사마다 차이가 있다. 정규직에게만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기간제근로자 등에게도 지급하는 회사가 있다.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더라도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등에 따라 적용되는 지급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명절 상여금이 기본급과 별도로 지급되는지 여부도 임금 체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상여금은 명칭만으로 법적 성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급 조건과 방식 등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회사가 ‘상여금’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실제 지급 구조에 따라 통상임금이나 평균임금 산정과 관련한 법적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특히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임금 산정과 관련해 논의되는 경우가 있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정한 금품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개별 수당이나 상여금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지급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금 문제도 명절 상여금과 함께 언급되는 부분이다. 상여금은 근로소득에 포함되기 때문에 지급 과정에서 소득세 등이 원천징수될 수 있다. 실제로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회사가 정한 상여금 총액과 세금 등을 공제한 뒤의 실수령액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명절 상여금이 매년 논란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이 나뉘었으며, 지급하는 기업에서도 기본급 대비 지급 비율이나 직원 1인당 금액에 차이가 나타났다.

기업의 규모와 업종, 경영 상황에 따라 상여금 지급 여력도 달라질 수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인 기업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매출 감소나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지급 규모를 줄이거나 지급하지 않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같은 명절을 맞더라도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와 고용 형태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외에도 임금과 납품대금, 원자재 비용 등 여러 자금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명절 상여금은 회사가 매년 관행적으로 지급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에서 동일하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지급 규정이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지급 대상과 조건이 무엇인지,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지급해왔는지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