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타고 반응 터진 드라마 '사랑이 온다'…이거 쓴 작가가 '이 사람'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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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맛집의 비결, 감정 밀도 높은 대사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가 방영을 거듭할수록 화제 폭이 넓어지고 있다. 매회 예측을 비껴가는 엔딩 구성이 이른바 '엔딩 맛집'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시청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이 드라마를 쓴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이 뒤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한국 드라마 팬이라면 그의 이름은 모를 수 있지만, 그가 집필한 드라마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사랑이 온다' 주연 안희연과 하석진. / KBS2 제공
'사랑이 온다' 주연 안희연과 하석진. / KBS2 제공

매회 엔딩이 달랐다…'사랑이 온다'가 입소문 탄 이유

'사랑이 온다'는 엇갈린 사랑 고백부터 감춰진 진실, 거침없는 직진 로맨스까지 회마다 다른 결의 엔딩으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단순히 자극적인 반전을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선이 축적된 뒤 터지는 구조여서 여운이 길다는 평이 많다.

8회 엔딩이 대표적이다. 김무진(하석진)과 한규림(안희연)은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각자 다른 사람을 향해 고백했다. 김무진은 자신을 지키려 알레르기 위험까지 감수한 장서현(이주연)에게 "남자, 여자로 제대로 만나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한규림은 아들 한결(윤하빈)을 구하다 양팔을 다친 조흥식(배정남)에게 "우리 진지하게 만나보자"고 먼저 말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원하면서도 다른 선택을 하는 장면은 긴 아쉬움을 남기며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11회에서는 한규림이 가족들 앞에서 "이 집 장녀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당황한 가족들의 시선 속에서도 식사를 이어가는 한규림의 모습 위로 "오래전에 많은 걸 잃었다. 엄마, 아기, 김무진 그리고 나 한규림"이라는 내레이션이 흘렀다. K-장녀의 현실을 직접 건드린 이 장면은 공감과 쾌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사랑이 온다' 주연 안희연. / KBS2 제공
'사랑이 온다' 주연 안희연. / KBS2 제공

8년 만에 터진 한마디…"우리 아이는 어디 있니"

15회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강렬한 엔딩으로 꼽힌다. 한규림은 김무진의 조언을 떠올리고 그를 직접 찾아가, 한결이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닌 친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돌아서려는 한규림에게 김무진이 던진 한마디는 "그럼 네가 낳은 우리 아이는 어디 있니"였다. 8년간 감춰져 있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 이 대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16회에서는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김무진이 한규림에게 다시 직진하기 시작했다. 한규림이 한결에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진심을 전하고, 한결이 "키워줘서 고맙다"며 그녀의 품에 안기는 장면이 먼저 시청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후 김무진은 두 사람을 차에 태우고 한결에게 "아저씨랑 엄마랑 아무도 모르는 데로 가서 셋이 살까"라고 제안했다. 말을 마친 뒤 그는 액셀을 밟았다. 엔딩에서 망설임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이 장면이 '직진 엔딩'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사랑이 온다'의 화제 확산 방식은 단순한 시청률 집계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매회 엔딩 장면이 SNS와 커뮤니티에서 캡처·공유되며 다음 회 방영 전까지 화제를 이어가는 구조다. 여러 상황과 대사들이 개별 클립 단위로 유통되며 시청 경험이 없는 층에게도 전달됐다.

17회는 19일(토) 오후 8시에 방송된다. 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가 시청자의 가장 큰 관심사다.

'사랑이 온다' 주연 하석진. / KBS2 제공
'사랑이 온다' 주연 하석진. / KBS2 제공

그래서, 이 드라마를 쓴 사람이 누구라고?

'사랑이 온다'의 집필 작가는 이경희다. 1969년생으로, 1998년 MBC 베스트극장 '소영이 즈그 엄마'로 데뷔했다. 이후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 2005년 '이 죽일놈의 사랑', 2007년 '고맙습니다', 2009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2012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2014년 '참 좋은 시절'을 썼다. 작품 하나하나의 타이틀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한국 드라마 정서의 주요 궤적이 그려질 정도다.

드라마 팬들이 이 이름에 특히 반응하는 이유가 있다. 이경희 작가는 스타를 발굴하는 데도 탁월한 안목을 보여왔다. 비(정지훈)는 '상두야 학교가자'로, 임수정은 같은 작품으로, 송중기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거치며 대중에게 각인됐다. 송중기는 이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2012년 APAN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은인 이경희 작가께 이 상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희 작가가 쓴 '미안하다 사랑한다'. / KBS2 제공
이경희 작가가 쓴 '미안하다 사랑한다'. / KBS2 제공

'믿고 보는 작가' 계보에서 이경희가 의미하는 것

이 작가는 '믿고 보는 작가' 계보에서 김은희, 노희경, 김은숙과 함께 언급되는 이름이다. 이 계보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시청률이나 화제성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감정 밀도에서 반복적으로 신뢰를 쌓아온 결과다.

2007년 '고맙습니다'로 제4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을 받았다. '고맙습니다'는 당시 최고의 드라마로 꼽혔으며, 수상 이후 이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어느 날 한때 내 가슴을 울렸던 드라마를 쓴 사람이구나. 한 계절 울컥했고, 덕분에 어머니의 손을 한 번 더 잡고, 일상과 편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구나. 그런 드라마를 쓴 작가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는 또 "난 내 드라마가 깊이 인식되고 팬이 많아지는 게 부담스럽다. 장애가 되고 올가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이며 "난 그냥 쓰는 거다. 내가 재미있는, 내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쓰는 거다"라고 말했다. 팬덤의 기대와 평가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그 태도가, 역설적으로 작품의 밀도를 높여온 원동력으로 읽힌다.

이경희 작가가 쓴 '고맙습니다'. / KBS2 제공
이경희 작가가 쓴 '고맙습니다'. / KBS2 제공

같은 배우가 다른 작품에 반복 등장하기도

이 작가 작품에는 반복 출연하는 배우들이 눈에 띈다. 류승수는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참 좋은 시절', '함부로 애틋하게'에 이어 '사랑이 온다'에서도 한석중 역으로 등장한다. 윤유선은 '꼭지', '참 좋은 시절'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진경 역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참 좋은 시절', '함부로 애틋하게'에 이어 '사랑이 온다'에 합류했다. 이주연은 '초콜릿'에 이어 장서현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이 작가의 페르소나가 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상두야 학교가자'와 '고맙습니다'에 잇달아 출연했던 공효진의 발언은, 이 작가의 작품이 배우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가는 인터뷰에서 "개성 있고 예쁜 여배우를 선호한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개성이 있어야 마음이 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선호가 작품의 여성 인물 서사를 두텁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사랑이 온다' 포스터. / KBS2 제공
'사랑이 온다' 포스터. / KBS2 제공

이경희 작가 집필 드라마 총정리

'소영이 즈그 엄마'(1998)

'꼭지'(2000)

'순정'(2001)

'천국보다 기쁜'(2002)

'햇빛 쏟아지던 날들'(2002)

'상두야 학교가자'(2003)

'우리 햄'(2004)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떨리는 가슴 - 외출'(2005)

'이 죽일놈의 사랑'(2005)

'고맙습니다'(2007)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참 좋은 시절'(2014)

'함부로 애틋하게'(2016)

'초콜릿'(2019)

'사랑이 온다'(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