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청문회 ‘거짓 진술’ 논란…‘단짝 판사’ 재판부 사건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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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정 판사 재판부 사건 수임한 적 없다” 답변
2013~2014년 실제 수임 확인…김승원 측 “기억 착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정인재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 사건을 수임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실제로는 변호사 시절 해당 재판부 사건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 측은 기억에 의존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3~2014년 서울고법 민사21부가 심리한 민사소송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았다. 당시 정 부장판사는 해당 재판부의 배석판사였다. 해당 사건은 1심에서 원고가 패소했고 항소심에서도 항소가 기각돼 김 후보자의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된 것은 하루 전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김 후보자의 답변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변호사 개업 이후 정 부장판사가 담당하는 재판부 사건을 변호사로서 수임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후 과거 판결문 등을 통해 수임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문회 답변과 실제 기록이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단순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약 12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며 다수 사건을 수임해 진행했다"며 해당 사건에서 정 부장판사가 주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기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 중 기억에만 의존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답변을 한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누구…제넨셀 창업자 구속영장 기각
정 부장판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함께 등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와 정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2002년 전주지법에서 같은 재판부의 배석판사로 근무했다. 이후에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후보자가 정 부장판사를 '단짝'이라고 표현한 사실도 보도됐다.
정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재직하던 2023년 12월 제넨셀 창업자 강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씨는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관련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여기에 김 후보자와 정 부장판사, 이른바 브로커 양 모 씨가 2022년 2월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세 사람의 관계도 논란이 됐다. 양씨는 제넨셀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 후보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정 부장판사가 강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인 2024년에는 정 부장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약 3개월간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를 두고 '보은성 채용' 의혹이 제기됐지만 김 후보자 측은 영장 기각과 의원실 근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정 부장판사와 양 씨가 함께 찍힌 사진과 강 씨의 영장 기각을 연결하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사진을 찍은 시점은 2022년 2월이고 영장 기각은 2023년 12월로 거의 2년 차이가 난다며 두 사안을 연관 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14시간 청문회…'신약 청탁' 놓고 여야 충돌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지난 15일 오전 10시께 시작해 자정 직전까지 약 14시간 동안 진행됐다. 핵심 쟁점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당시 식약처장에게 청탁을 전달했는지 여부와 가족이 근무한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싼 특혜 의혹 등이었다.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충돌로 여러 차례 정회하기도 했다.
제넨셀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양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연락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법원 역시 관련 형사사건에서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부탁한 문자와 통화만으로 정식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 심사해달라는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제넨셀 측이 임상 승인 과정에서 허위 동물실험 자료 등을 제출한 혐의 가운데 일부는 유죄로 인정됐다.
청문회에서는 가족 문제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가 관련된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발달장애인 돌봄 활동을 정치 공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김 후보자가 가족 관련 답변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정당해산 문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수사자료 입수 논란, 검찰개혁 등 법무부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특히 자신의 의혹과 관련한 수사자료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취임할 경우 감찰하고 필요하면 수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청문보고서는 아직…여당은 채택 추진, 국민의힘은 반대
청문회는 끝났지만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17일 오전 현재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청문회 다음 날인 16일 "직무 수행을 가로막을 중대한 결격사유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김 후보자를 법무행정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넨셀 신약 승인 청탁 의혹과 가족 관련 의혹 등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청문회 당일에도 민주당은 "낙마할 사유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의혹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