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섬박람회서 파는 간장게장 정식…가격 보고 말문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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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4900원 간장게장 백반 두고 “구성 부실” 논란
1t 트럭 ‘뱃노래’·해외출장 논란까지 잇따라
총사업비 703억원이 투입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이번에는 1만4900원짜리 간장게장 백반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1t 트럭을 배처럼 꾸민 공연과 공무원 해외출장 등을 둘러싼 잡음에 이어 먹거리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행사 운영과 콘텐츠를 둘러싼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구독자 약 64만명을 보유한 음식 리뷰 유튜버 '맛상무'는 지난 9일 여수세계섬박람회장을 방문한 영상을 공개했다. 그가 주행사장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는 1만 4900원짜리 간장게장 백반이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쟁반에는 간장게장과 공깃밥, 김치, 콘샐러드, 김, 국물 등이 담겼다. 통상 여러 종류의 밑반찬을 함께 내놓는 게장 백반과 비교해 구성이 단출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수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돌산갓김치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맛상무는 정작 간장게장 자체에 대해서는 살이 많다는 취지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반면 밥을 먹은 뒤에는 전기밥솥에서 하루가량 묵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영상 속 식판 사진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가격에 비해 반찬이 지나치게 적다는 반응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1만 5000~2만원대에 판매하는 간장게장 백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여수는 게장백반이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커졌다. 여수시가 소개하는 '여수 10미(味)'에도 게장백반이 포함돼 있다.
천 두른 1t 트럭이 '배'로…뱃노래 공연도 논란

먹거리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에는 박람회 공연 연출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15일 주행사장에서 열린 '거문도 뱃노래' 공연에서는 1t 트럭 적재함 주변에 천을 두르고 돛을 달아 배처럼 꾸민 무대가 등장했다. 공연자들은 트럭 위에 올라 노를 젓는 동작을 하면서 거문도 어민들의 전통 노동요인 뱃노래를 재현했다.
문제는 천 사이로 트럭의 차체와 바퀴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이었다.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7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들어간 국제행사의 공연치고 연출이 지나치게 단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거문도 뱃노래는 여수 거문도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면서 부르던 전통 노동요다. 박람회 개막식에서도 여수시립국악단이 선보일 정도로 이번 박람회에서 여수의 섬 문화를 상징하는 콘텐츠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해당 연출과 관련해 지역에서는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의 공연이 이뤄져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관람객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은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개선할 부분은 반영하되 사실과 다른 내용이나 지역을 폄훼하는 식의 확산에는 대응하겠다고 했다.
개막 전에는 '충주맨' 영상…공무원 해외출장까지 도마
행사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개막 이전에도 나왔다. 지난 4월 '충주맨'으로 유명해진 김선태 씨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영상이 공개되면서다. 당시 개막을 약 5개월 앞둔 행사장은 터닦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김 씨가 관계자들에게 행사 준비 상황을 묻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홍보 영상이 준비 상태를 보여주는 '고발 영상'처럼 됐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여수시 공무원들의 해외출장 문제도 논란에 가세했다. 온라인에서는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섬박람회'를 검색하면 107건의 출장보고서가 나온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일부 보고서에는 코끼리 트레킹이나 낚시 체험 등 박람회 준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불분명해 보이는 일정이 담겼고, 보고서에 단순 여행 감상에 가까운 내용이 포함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여수시는 '섬박람회 관련 해외출장이 107건'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섬박람회라는 단어가 포함된 보고서는 107건이지만, 실제 섬박람회 벤치마킹 등을 직접 목적으로 진행한 출장은 2023년부터 3년간 미국·일본·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21건이라는 설명이다.
나머지 86건은 국제업무 담당자나 우수 직원, 시책연구모임 등 일반적인 국외출장이었으며 섬박람회가 주목적은 아니었다는 게 여수시 입장이다. 모든 국외출장 과정에서 섬박람회와 연계할 만한 사례를 찾아 보고서에 반영하도록 권장하면서 관련 단어가 다수 보고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출장보고서의 내용이 허술했다는 점은 여수시도 인정했다.
30개국·300만명 목표…11월 4일까지 진행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지난 5일 개막했다. 오는 11월 4일까지 61일간 여수 돌산읍 진모지구를 중심으로 개도와 금오도, 여수세계박람회장 등에서 열린다.
여수시와 조직위가 최근 공식적으로 밝힌 총사업비는 703억원이다. 국비 64억원 등이 투입됐으며 30개국 참여와 관람객 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정부 승인 국제행사다. 조직위는 섬의 생태와 문화뿐 아니라 미래산업과 관광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섬 특화 국제박람회를 표방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주제관과 섬해양생태관, 섬미래관, 섬문화관 등을 비롯해 각종 전시·체험시설이 마련됐고 국제섬포럼과 세계섬도시대회, 해양레저체험, 섬 투어와 트레킹, 문화공연 등도 진행된다. 조직위는 개막 전부터 관람객 300만명 유치를 위해 단체 관광객 지원, 코레일 연계 관광상품, 섬 여객선 운임 지원, 국제크루즈 유치 등을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