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좌석 못 구해 ‘서서 간다’…올해 입석 248만건, 2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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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입석 248만건 급증, 좌석난 심화 현황
경부선·중앙선 입석 폭증, 고속철도 수급 불균형 심각
KTX 좌석을 구하지 못해 입석으로 열차를 이용한 건수가 올해 들어 248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 이용객이 꾸준히 늘면서 원하는 시간대 좌석을 확보하지 못하는 승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16일 조선일보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KTX 입석 이용 건수는 248만213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3만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8% 증가한 규모다. 월평균 입석 이용 건수도 지난해 24만2432건에서 올해 31만267건으로 늘었다.
입석은 열차의 좌석이 모두 판매된 뒤에도 해당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이 좌석 없이 승차하는 방식이다. 장거리 이동에서 좌석에 앉아 가는 것과 달리 이동 내내 서 있거나 객실 내 지정된 공간에서 이동해야 할 수 있어 이용객 입장에서는 좌석 매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에 해당한다.

노선별로 보면 경부선에서 입석 이용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올해 1~8월 경부선 입석 이용 건수는 114만32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만8329건보다 25만4894건 늘었다. 증가율도 28.7%로 전체 KTX 입석 이용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중앙선이 가장 높았다. 중앙선 입석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1% 증가했다. 이어 중부내륙선 44.5%, 동해선 35.4%, 경전선 34.8%, 경부선 28.7%, 호남선 19.0%, 전라선 17.6%, 강릉선 15.7% 순으로 증가했다.
입석뿐 아니라 좌석이 매진된 열차의 취소표를 기다리는 승객도 많아졌다. 올해 1~8월 KTX 예약대기 이용 건수는 262만15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만117건, 27.2% 증가했다.
예약대기는 원하는 열차의 좌석이 매진됐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승객이 예약대기를 신청하면 이후 다른 승객의 예약 취소로 좌석이 나오거나 배정이 가능한 경우 좌석을 확보할 수 있다. 명절이나 주말처럼 특정 시간대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좌석을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입석과 예약대기 이용 건수가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은 단순히 입석 승객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KTX 좌석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좌석이 매진된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 가운데 일부는 예약대기를 선택하고,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입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KTX를 이용하는 사람 자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KTX 이용객은 9271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속철도가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출퇴근이나 출장처럼 일상적인 지역 간 이동에 KTX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
관광 수요도 KTX 이용객 증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국내 여행을 위해 지방을 찾는 내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철도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면서 고속철도의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과 주요 지방 도시를 빠르게 연결하는 KTX의 특성상 관광객에게도 이동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용객이 증가한다고 해서 열차 운행 횟수와 좌석을 같은 속도로 늘리기 어렵다는 데 있다. 고속철도는 차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열차가 달릴 수 있는 선로의 용량과 운행 시간, 역의 처리 능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구간이 평택~오송 구간이다. 이 구간은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 등을 포함해 전국 주요 고속철도 운행이 집중되는 핵심 구간으로 꼽힌다. 열차가 지나갈 수 있는 선로 용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운행 횟수를 계속 늘리는 데에는 제약이 따른다.
고속철도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진행되고 있다. 코레일은 이달부터 고속철도 통합 운영을 시작하면서 주중 하루 1만5679석, 주말 하루 1만7655석을 추가로 공급하고 있다.
고속철도 통합 운영은 기존에 분리돼 운용되던 KTX와 SRT 차량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차량과 운행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해 특정 구간이나 시간대에 부족했던 좌석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가 좌석 공급 규모를 단순히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상당한 수준이지만, 이용객이 집중되는 시간대와 노선에 좌석이 실제로 얼마나 배정되는지가 중요하다. 주중과 주말의 수요가 다르고, 같은 노선에서도 출퇴근 시간이나 금요일 저녁, 일요일 오후처럼 이용객이 몰리는 시간대가 있기 때문이다.
입석 이용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경부선의 경우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고속철도 노선이다. 장거리 이동 수요가 꾸준한 데다 대전, 대구, 부산 등 주요 도시를 오가는 승객이 집중되는 만큼 특정 시간대에는 좌석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중앙선의 높은 증가율도 눈에 띈다. 중앙선은 청량리에서 원주와 제천, 안동 등을 거쳐 경북 지역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고속열차 운행 확대와 지역 간 이동 수요 변화가 입석 이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자료는 입석 이용 건수의 증감 현황을 보여주는 통계로, 각 노선별 증가 원인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결과까지 포함한 것은 아니다.
중부내륙선과 동해선, 경전선에서도 입석 이용이 큰 폭으로 늘었다. 노선별 증가율이 서로 다른 만큼 전체적인 KTX 수요 증가뿐 아니라 노선별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 이용객 규모 등의 차이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승객이 입석이나 예약대기를 이용하는 상황은 주말과 연휴, 명절 등 특정 기간에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때는 동일한 열차에 승객이 집중되면서 좌석이 조기에 매진되고 이후 취소표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예약대기 수요가 늘었다는 통계는 이런 좌석 부족 상황이 평소에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승객 입장에서는 예매 시점도 좌석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기 시간대 열차는 예매가 시작된 직후 좌석이 빠르게 판매될 수 있어 이동 계획이 확정됐다면 미리 승차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좌석이 매진된 경우 예약대기를 신청하거나 다른 시간대 열차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고속철도 좌석난은 단순히 차량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차량을 추가하더라도 열차가 달릴 수 있는 선로가 부족하면 운행 횟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철도 인프라 확충과 차량 확보, 운행 효율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실제 좌석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김미애 의원은 고속철도 통합 운영 이후 노선과 구간별 좌석 증가 규모 및 입석 감소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차량 도입과 증편 계획이 급증하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