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맛있다더라”... 신라면 구미공장 에디션에 마트까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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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사장님이 왜 갑자기 사람들이 구미공장 신라면을 찾느냐고 묻더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라면인 농심 신라면. 같은 신라면이라도 생산 공장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구미공장에서 만든 신라면이 뜻밖의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구매할 때 생산 공장을 확인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 진형돼 있는 신라면. / 뉴스1 자료사진
한 대형마트에 진형돼 있는 신라면. / 뉴스1 자료사진

경북 구미공장에서 만든 신라면이 안성공장 제품보다 더 진하고 맛있다는 주장이 한 유튜버에 의해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 '윤호찌'의 운영자는 "신라면은 구미공장에서 만든 게 훨씬 맵고 맛있다"는 글을 접하고 직접 확인에 나섰다. 그는 "구미에 사는 사람들이 스프 맛도 더 맵고 면도 더 쫄깃하다고 하더라"며 "수도권에 살다 보니 파는 건 전부 안성공장 제품이라 궁금했다"고 말했다.

실험은 조건을 최대한 맞춰 진행됐다. 두 라면 모두 물 550㎖를 넣고 포장에 적힌 조리법 그대로 끓였다. 젓가락과 집게도 따로 써 맛이 섞이지 않도록 했다.

영상을 보면 끓이기 전부터 차이가 드러난다. 운영자는 "구미공장 건 면에서 더 진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완성된 두 그릇을 두고 유튜버는 국물 색부터 다르다고 했다. 그는 "구미 쪽이 색이 더 진하고, 고추기름 같은 게 떠 있는 느낌"이라며 "숟가락에 기름기가 더 묻어난다"고 했다. 맛을 본 뒤에는 "구미가 더 기름지면서 진한 맛이 난다“라면서 ”공장별로 차이가 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유튜버는 면을 맛본 뒤엔 "면도 (구미공장 신라면에) 맛이 더 깊게 배어 있다. 구미공장 게 더 맛있다"라고 했다.

유튜버는 "사람 입맛은 천차만별이라 안성공장 게 더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제 기준에서는 맛이 다른 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실제로 이른바 ‘구미공장 에디션'을 구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한 네티즌은 16일 SLR클럽에 '화제의 농심 신라면을 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구미공장에서 생산한 신라면을 샀다고 알린 뒤 "마트 사장님이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묻더라. 왜 갑자기 사람들이 구미공장 에디션을 찾느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에 진형돼 있는 신라면. / 뉴스1 자료사진
한 대형마트에 진형돼 있는 신라면. / 뉴스1 자료사진

대구에서 살다 서울로 올라왔다는 한 네티즌은 "신라면 맛이 달라졌다 싶었는데 공장 차이일 수 있겠다"고 했다.

신라면 포장지엔 생산한 공장 이름이 표기돼 있다. 소비자가 마음만 먹으면 어느 공장 태생인지 확인할 수 있다.

신라면은 국내 라면의 대명사다. 이름은 매울 신(辛) 자에서 따왔다. 처음 나온 것은 1986년 10월이다.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은 1965년 문을 열었다. 신춘호 농심 창업주는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라면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라면이 나오던 1980년대 중반만 해도 '라면은 맵지 않아야 한다'는 통념이 강했다. 농심 연구개발팀은 전통 소고기장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얼큰한 국물을 구현했다. 때마침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자'는 분위기가 퍼진 것도 힘이 됐다. 매운맛을 정면에 내세운 전략이 통하면서 신라면은 시장의 판을 바꿨다.

판매 기록은 곧바로 나타났다. 신라면은 출시 첫 3개월간 약 3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듬해에는 연 매출 180억원을 넘어섰다.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시장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35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제품은 삼양라면, 안성탕면, 신라면 세 종뿐이다. 신라면은 그 가운데 가장 오래 왕좌를 지키고 있는 제품이다.

기록은 계속 쌓이고 있다. 신라면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20조원을 돌파했다. 신라면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농심은 2011년 프리미엄 제품 신라면블랙을 선보였다. 이후 신라면 건면, 신라면 툼바, 신라면 로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국내 인기 레시피를 상품화한 신라면 툼바는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넘어섰다.

무대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농심은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라면을 처음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발을 들였다.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해외 생산기지도 잇달아 세웠다. 2005년에는 미국 LA공장을 가동했다. 2017년 미국 월마트 4000여 개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켰다. 2021년에는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금은 세계 100여개국에서 팔리며 K-푸드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윤호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