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섭에게 1억 원 지급하라”…오늘(16일) 뜬 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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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일섭 사진 무단사용 주방용품 업체에 법원 “1억 원 배상” 판결

배우 백일섭의 사진을 20여 년간 제품 홍보에 무단으로 사용한 부산의 한 주방용품 업체가 백일섭에게 1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6일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 5단독 문현정 판사는 백일섭이 주방 기물 제조·판매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배우 백일섭 사진 무단사용 주방용품 업체에 법원 "1억 원 배상" 판결
문현정 판사는 백일섭이 주장한 '퍼블리시티권'을 독립된 재산권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문현정 판사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광고모델 계약이 체결됐거나 피고가 원고 측에 광고료를 지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며 "2019년 원고가 초상 무단 사용을 정식으로 항의한 점을 고려하면 사진 사용을 아무런 대가 없이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일섭이 정상적으로 초상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대가 등을 고려해 재산상 손해를 8000만 원으로 산정하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2000만 원도 인정했다.
문현정 판사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함부로 공표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라며 "피고가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사진을 제품 홍보에 활용한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부산에 있는 해당 업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사가 제조·판매하는 냄비 등 주방용품에 백일섭의 사진이 인쇄된 스티커를 부착해 판매해 왔다. 회사 홈페이지와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된 제품 사진과 설명에도 백일섭의 사진이 노출됐고 해당 제품들은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 백일섭을 연상시키는 명칭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백일섭 측은 2019년 9월 해당 업체에 내용증명을 보내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민·형사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후에도 지난 2월 폐업할 때까지 백일섭이 회사의 광고모델인 것처럼 사진을 사용해 영업했고 이후 이 사건 변론이 종결 때까지 홈페이지와 인터넷 쇼핑몰에 사진이 부착된 제품 사진이 남아 있었다.
백일섭은 해당 업체가 자신의 동의 없이 사진을 사용한 것은 퍼블리시티권과 초상권·성명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재산상 손해 1억 2443만 원과 위자료 3000만 원 등 모두 1억 5443만 원을 청구했다.

(초상권·성명권과 퍼블리시티권은 무엇인가?)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적 특징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모습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촬영되거나 공개·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초상권을 직접 규정한 단일 법률 조항은 없지만 헌법상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 등을 바탕으로 법원 판례를 통해 보호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공개했다고 해서 항상 위법한 것은 아니며 촬영 장소와 목적, 공개 범위,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성명권은 자신의 이름이 허락 없이 사용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는 인격적 권리를 뜻한다. 본명뿐 아니라 특정 개인을 가리키는 예명이나 명칭 등이 문제 될 수 있다. 특히 이름을 광고나 상품 홍보 등에 무단으로 이용해 당사자가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거나 관련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경우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의 성명이나 초상, 음성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요소가 지닌 경제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와 관련된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 시행된 개정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지닌 타인의 성명·초상·음성·서명 등 인적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율하고 있다.
초상권과 성명권이 개인의 인격과 자기결정권 보호에 무게를 둔다면 퍼블리시티권은 개인의 인적 표지가 가진 재산적·상업적 가치의 보호와 밀접한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