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전 벌초할 때 ‘이 색깔’ 옷은 피하세요…사고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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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다가 갑자기 말벌에게 공격당하는 이유?!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벌초에 나서는 이들이 잇따르고 있다. 매년 이 시기마다 벌쏘임과 뱀물림 사고가 반복되지만 여전히 피해자는 줄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최근 5년('21년~'25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그 위험성이 숫자로 드러난다.

명절 앞두고 벌초 중인 모습. / 뉴스1
명절 앞두고 벌초 중인 모습. / 뉴스1

5년간 벌쏘임 3405건…15명 사망

해당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벌쏘임 사고는 총 3405건 발생했다. 이 중 77명이 입원하고 15명이 사망했다. 사망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벌쏘임은 단순한 '야외 불편'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위험이다.

사고 발생 시간대는 오후 12시~18시 사이 낮 시간에 집중됐고, 요일별로는 토·일 주말에 전체의 46.3%가 몰렸다. 7~9월 사이에 전체의 71.9%가 발생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추석 전 주말을 맞아 벌초를 서두르는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피해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64.6%로 높고, 연령대는 60대(27.0%), 50대(21.4%) 순이다. 40~60대 중장년 남성이 벌초 작업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수치다. 9월에는 40대 이상에서 야외·무보수 활동 중 발생한 벌쏘임이 두드러지는데, 벌초와 농작업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벌에 쏘였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벌침을 피부 표면에서 밀어내어 제거하는 것은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 중 하나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벌에 쏘였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벌침을 피부 표면에서 밀어내어 제거하는 것은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 중 하나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검은 옷', 왜 위험한가

벌초 복장 선택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벌, 특히 말벌은 색상에 따라 공격 반응이 달라진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벌쏘임 안전수칙에 따르면 옷 색깔의 위험 순서는 검정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이다. 가장 위험한 색은 검정색이고, 가장 안전한 색은 흰색 계열 밝은 옷이다.

국립공원공단 등의 실험 결과에서도 말벌은 흰색 등 밝은색보다 검은색과 짙은 갈색 물체에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본능적 방어 메커니즘에 있다. 말벌 둥지를 위협하는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털색이 대부분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이다. 말벌 입장에서 검은색 물체가 접근하면 곧 둥지 파괴 위협으로 인식되고, 즉각적인 공격 태세로 전환된다. 본능에 따른 반응이기 때문에 벌을 향해 아무리 조용히 움직여도 색상 자체가 신호로 작용한다.

한국인의 검은 머리카락 역시 표적이 된다. 머리 위에서 공격이 집중되는 이유다. 검은 옷에 검은 머리까지 더해지면 말벌 눈에는 체구가 큰 천적 그 자체로 인식된다. 녹색 풀숲이 가득한 벌초 현장에서는 검은색의 시각적 대비가 더욱 선명해져 벌이 더 쉽게 식별한다.

벌초 시 복장은 흰색 또는 밝은 계열의 긴소매 옷과 밝은색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긴소매와 긴바지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 쏘임 피해를 줄인다.

파란 하늘 아래 벌초 중인 모습. / 뉴스1
파란 하늘 아래 벌초 중인 모습. / 뉴스1

벌초 옷, 이렇게 입어야 한다

벌초 복장의 핵심은 피부 노출 차단과 밝은 색상이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의는 흰색 또는 밝은 베이지·연두 계열 긴소매 셔츠가 적합하다. 통기성이 좋은 소재를 선택해야 더위로 인한 탈진 위험을 줄인다. 하의는 긴바지에 두꺼운 양말, 발목을 완전히 덮는 등산화나 장화가 기본이다. 장화는 뱀물림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장갑은 필수다. 예초기 작업 중 날에 의한 부상 방지와 함께 벌쏘임, 뱀물림 예방에도 직접 기여한다. 밝은색 모자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려 말벌의 공격 표적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향수, 스킨, 달콤한 음료는 벌을 유인하므로 벌초 당일 사용을 삼가야 한다. 방충 스프레이를 사전에 옷과 피부에 뿌려두는 것도 예방 효과가 있다.

벌초 비용과 벌초대행 서비스 현황

벌초 작업을 직접 하기 어려운 경우 벌초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벌초 시기가 보통 추석 2~4주 전인 8월 말~9월 초에 집중되면서 이 기간 벌초대행 업체 예약이 빠르게 마감된다.

벌초대행 가격은 묘지 규모와 위치, 풀의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다. 일반적으로 묘 1기 기준 5만~15만 원 선에서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산속 깊은 곳이거나 접근이 어려운 지형이면 추가 비용이 붙는다. 여러 기를 한꺼번에 의뢰할 경우 묶음 할인을 적용하는 업체도 있다. 지역 농협, 장묘 관련 협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업체를 찾을 수 있으며, 추석 직전에는 예약이 급격히 몰리므로 최소 2~3주 전 예약을 마치는 것이 현실적이다.

벌초 비용을 직접 부담하더라도 장비 구비가 필요하다. 벌초기계는 일반적으로 예초기를 말하는데, 배기량과 날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가정용 소형 예초기는 10만~20만 원대, 중형 이상은 3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연 1~2회 사용 목적이라면 구매보다 단기 렌탈을 택하는 것이 비용 효율 면에서 낫다.

현충원 벌초 작업. / 뉴스1
현충원 벌초 작업. / 뉴스1

벌초 시기, 언제가 적기일까

벌초 시기는 지역과 기후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추석 2~3주 전이 적기로 꼽힌다. 풀이 너무 자란 뒤에 하면 작업 강도가 올라가고 뱀이나 벌집을 발견하지 못한 채 건드릴 위험도 커진다. 반대로 너무 이르면 추석 당일까지 다시 풀이 올라온다.

기상 조건도 따진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땅이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높고, 습기로 인해 뱀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맑고 건조한 날 오전 중 작업을 마치는 것이 이상적이다. 오후 12시~18시 사이 벌쏘임 사고가 집중된다는 질병관리청 자료를 고려하면, 오전 이른 시간에 작업을 시작해 낮 12시 이전에 마무리하는 방식이 사고 위험을 낮춘다.

벌집 건드렸을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벌초기계로 풀을 베다 땅속 또는 덤불 속 벌집을 건드리는 사고가 매년 반복된다. 이 순간 가장 위험한 행동은 웅크리거나 땅에 엎드리는 것이다. 말벌은 어두운 부위를 집중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머리와 목 부위에 쏘임이 집중된다.

올바른 대처법은 즉시 모자나 옷으로 머리를 감싸 보호한 뒤 20m 이상 빠르게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다. 팔을 휘두르거나 벌집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벌을 더 자극해 공격을 심화시킨다.

벌에 쏘인 후에는 신용카드 등 납작한 물체로 벌침을 옆으로 밀어내어 제거한다. 손가락으로 집어서 빼면 독낭이 눌려 독이 더 주입될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두드러기, 호흡 곤란, 어지럼증 같은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수 분 내에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뱀물림, 민간요법이 더 위험하다

벌초 현장에서는 뱀물림 사고도 적잖다. 뱀 발견 시 절대 가까이 가지 않고 즉시 대피한 뒤 119에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독사 여부를 판단하려 가까이 접근하다 물리는 사고가 실제로 발생한다.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상처에 약초를 으깨어 바르거나, 칼로 상처를 내어 짜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행동, 술이나 카페인을 마시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 이 같은 민간요법은 독의 흡수를 빠르게 하거나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뱀물림 예방을 위해서는 등산화나 장화 착용이 기본이다. 장갑을 끼고 작업하면 손 쪽 물림을 방지할 수 있다. 풀 속에 손을 넣거나 돌 틈을 맨손으로 더듬는 행동은 금물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벌쏘임, 뱀물림은 7~9월 발생 빈도가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등산 혹은 제초 작업이나 밭일을 하는 경우 긴소매 옷을 입고, 장갑 및 장화를 착용하는 등 예방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밝은 색 옷을 입은 사람이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며 걷는 뒷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밝은 색 옷을 입은 사람이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며 걷는 뒷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