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나눔부터 폭염 생수까지" 제물포구 율목동, 내년 마을사업 직접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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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00여 명 참석, 5개 추진사업 투표

인천 제물포구(구청장 김찬진) 율목동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내년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직접 고르고 주민자치의 방향을 결정했다.

'김장나눔부터 폭염 생수까지' 제물포구 율목동, 내년 마을사업 직접 결정

김장나눔부터 보행로 예초, 호우 대비 수중펌프 대여, 폭염 대비 생수자판기 운영, 노후 게시판 정비까지 생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선정되면서 주민이 직접 마을의 의제를 정하고 실행계획을 세우는 주민자치의 의미를 더했다.

인천 제물포구 율목동 주민자치회(회장 곽창식)는 지난 11일 율목 커뮤니티센터에서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제5회 율목동 주민총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주민총회는 주민들이 마을에 필요한 의제를 직접 발굴하고 의견을 나눈 뒤 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주민 참여의 장이다.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생활환경에서 필요한 과제를 제안하고, 투표 등을 통해 실행할 사업을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서 주민자치의 대표적인 절차로 꼽힌다.

올해 율목동 주민총회에서도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2027년 주민자치회 추진사업을 결정했다. 주민총회 본행사에 앞서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5일간 사전투표를 진행했으며, 주민들은 제시된 5개 의제를 대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사전투표 결과를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반영한 2027년 주민자치계획을 확정했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사업은 지역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과제들이었다. 우선 ‘소외계층 김장나눔’ 사업은 겨울철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해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이다.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나눔 활동을 통해 취약계층을 살피고 이웃 간 관계를 이어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서해대로 보행로 예초’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통행과 직결된 생활환경 개선 사업이다. 보행로 주변의 풀이 무성해지는 시기에 예초 작업을 진행해 보행환경을 정비하고 주민들이 보다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취지다.

기후와 재난에 대비한 사업도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호우 대비 수중펌프 대여’는 집중호우 등으로 침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필요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별도의 장비를 보유하기 어려운 주민들이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여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여름철 생활환경과 관련한 사업으로는 ‘폭염 대비 생수자판기 운영’이 선정됐다. 무더운 날씨에 주민들이 이동 중 쉽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생수자판기를 운영해 폭염에 대응하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사업이다. 기온이 크게 오르는 여름철 주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라는 점에서 생활밀착형 사업으로 구성됐다.

마을의 안내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을 정비하는 사업도 포함됐다. ‘노후 게시판 정비’를 통해 오래되거나 훼손된 게시판을 손질하고 주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에게 각종 생활정보와 마을 소식을 전달하는 게시판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환경 개선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5개 사업은 모두 거창한 개발사업보다는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면서 불편을 느끼거나 필요성을 체감하는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부터 보행환경, 재난 대비, 폭염 대응, 마을시설 정비까지 주민 생활과 가까운 과제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선택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민자치회는 향후 사업별 우선순위와 추진 여건 등을 고려해 선정된 의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투표 결과를 단순히 의제 선정에 그치게 하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각 사업의 추진 가능성과 세부 일정 등을 검토하면서 내년도 주민자치계획을 실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행사 분위기를 높이기 위한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국악과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면서 주민들은 마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함께 공연을 즐기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총회가 단순한 의사결정 자리를 넘어 주민들이 서로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지역 공동체 행사로도 운영된 셈이다.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총회는 지역 주민들이 마을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주민자치의 현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사전투표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총회에서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사업 선정 과정의 주민 참여와 공개성을 높였다.

곽창식 율목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결정된 사업을 충실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 회장은 “주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올해 주민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며 “주민들이 직접 선택한 사업들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년도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찬진 제물포구청장도 주민총회의 의미를 강조하며 주민 의견을 행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주민총회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결정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살기 좋은 제물포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주민총회에서 결정된 사업을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다. 사업마다 필요한 예산과 행정절차, 추진 시기 등이 다른 만큼 주민자치회는 관련 여건을 검토하면서 사업별 세부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제물포구 역시 주민자치회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적 지원과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