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출신 김부겸, 이재명 정부 '요직' 물망에 올랐다는 대형 소식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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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퇴임 후 쓴소리, 후임자 선택이 던지는 의문

이석연 초대 국민통합위원장이 퇴임한 지 엿새 만에 후임 인선을 둘러싼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TK 출신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 / 뉴스1
TK 출신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 / 뉴스1

최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통합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인선 검토 소식만으로도 정치권 안팎에서 반응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왜 하필 김부겸인가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온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이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김동연 전 경기지사, 김경수 현 대통령 정무특보와 함께 '비명계 3김'으로 불리며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이어온 인물이다. 그럼에도 실제 대선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지원한 이력이 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총리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나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한 뒤 민주당 계열에서 4선을 지냈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대구에서 잇따라 출마한 끝에 2016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당선됐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 대표적 TK(대구·경북) 출신 중진인 김 전 총리를 국민통합위원장에 기용함으로써 이재명 정부가 이념 좌우 통합은 물론 범여권 내부 결속까지 동시에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통합위원장직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비명계 색채를 가진 김 전 총리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도 인선 논리에 힘을 싣는다.

다만 6월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했다. 지역 기반에서의 한계가 확인된 상황임에도 청와대가 그를 검토 대상에 올린 것은, 선거 결과보다 정치적 상징성에 더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선 검토 보도에 대해 "인사에 관련한 사안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공식 부인은 아니다.

감부겸 전 총리. / 뉴스1
감부겸 전 총리. / 뉴스1

이석연, 퇴임하며 무슨 말을 남겼나

김 전 총리가 후임으로 거론되는 자리를 떠난 이 전 위원장은 퇴임 직후 공개 행보에서 이재명 정부를 향한 날 선 메시지를 내놨다.

이 전 위원장은 퇴임 6일 만인 지난 15일 서울 군자동 세종대에서 열린 제12회 세계한글작가대회에 참석해 '문학과 권력의 관계를 생각한다'는 제목의 축사를 했다. 이사로 있는 국제PEN한국본부가 주최한 행사였다.

그는 "권력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박수가 아니라 불편한 질문"이라며 "민주주의에서 권력은 비판받지 않을 권리를 갖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내내 이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이 전 위원장의 퇴임 후 첫 공개 발언이었다. 그는 재임 중인 지난 5월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지난달에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은 "수용 못 할 논리"라며 이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퇴임하며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권력에 아부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축사에서도 "이제 공직을 내려놓고 시민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자리를 내려놓았다고 해서 마땅히 말하고 행동해야 할 책임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고 못 박았다.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 뉴스1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 뉴스1

진영논리 비판 그리고 통합의 조건

이 전 위원장은 문학과 권력의 긴장 관계를 매개로 진영 대립 전반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내가 반대하는 권력의 잘못에는 분노하면서 내가 지지하는 권력의 잘못에는 침묵한다면 진정한 문학인, 지식인의 자세라 하기 어렵다. 진영논리가 양심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회 분열의 원인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위기는 생각이 다르다는 데 있지 않다. 진짜 문제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 편의 잘못에는 눈을 감고 상대편의 잘못에는 분노한다. 진영이 인간보다 앞서고 있다"는 말도 했다.

통합의 조건으로는 "통합은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이라고 규정했다. 국민통합위원장을 지낸 인물의 발언인 만큼 이재명 정부의 통합 기조에 대한 우회적 평가로도 읽힌다.

작가들을 향해서는 "거짓을 거짓이라 하고, 불의를 불의라 하며,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 한다. 그 기록을 통해서 권력의 오만을 경계하고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축사 말미에는 "권력은 지나간다. 정권도 지나간다. 그러나 좋은 문장은 남는다. 좋은 시는 남는다"며 "어느 편의 작가가 아니라 인간의 편에 선 작가, 권력의 언어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자유로운 단독자로 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