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보인다… 45분 동안 혼자 3골 퍼붓고 '원맨쇼' 펼친 한국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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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 3골 원맨쇼… 이민성호, 카타르 4-1 대파하고 쾌조의 출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와일드카드' 엄지성(스완지 시티)의 해트트릭 맹활약을 앞세워 카타르를 완파하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 축구가 대회 4연속 금메달이라는 대위업을 향해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대회 조별리그 D조 1차전 경기에서 90분 내내 상대를 압도한 끝에 4-1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먼저 챙긴 한국은 조 1위로 올라서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종목은 총 15개 팀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조별리그는 4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A조부터 C조까지는 4개 팀이 속해 있고 한국이 속한 D조는 3개 팀이 경쟁한다. 각 조 1위와 2위를 차지한 팀들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최종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7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4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여정의 첫 단추를 카타르전 대승으로 완벽하게 끼웠다.
‘스완지 윙어’ 엄지성의 원맨쇼… 전반에만 3골 폭풍
이날 경기의 단연 최고 주인공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스완지 시티 AFC 소속의 윙어 엄지성이었다. 이기혁(강원), 양현준(셀틱)과 함께 23세 초과 선수인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동행한 엄지성은 클래스가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카타르 수비진을 완전하게 무너뜨렸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엄지성은 킥오프 7분 만에 경기 균형을 깨뜨렸다. 김지수(브렌트포드)가 후방에서 날카롭게 날린 오른발 롱킥이 카타르의 위험 지역으로 정확하게 떨어졌고 볼을 잡은 엄지성이 낮게 깔린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문 오른쪽 구석을 그대로 꿰뚫었다. 한국의 대회 첫 골이자 엄지성의 선제골이었다.
기세를 탄 엄지성의 발끝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20분, 상대 센터백 사이로 애매하게 흐른 볼을 무서운 집념으로 낚아채 정교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카타르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며 거세게 압박하던 엄지성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 마침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 46분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과감하게 파고든 이승원(강원)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볼을 전환해 주었고 볼을 받은 엄지성이 특유의 날카로운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가볍게 제친 뒤 슈팅을 날려 카타르의 망을 흔들었다. 킥오프 7분 선제골, 20분 멀티골, 46분 해트트릭까지 전반전에만 홀로 3골을 몰아친 엄지성의 맹활약 덕분에 한국은 전반을 3-0으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후반 김명준의 추가골… 굳히기 들어간 이민성호의 완승
하프타임 이후에도 한국의 공세는 식지 않았다. 후반 7분 배준호(스토크)의 컷백 패스에 이은 양현준의 슈팅이 나왔고 후반 11분에는 김명준(헹크)이 두 차례 연속 슈팅을 시도하며 카타르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했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김명준은 결국 득점에 성공하며 앞선 아쉬움을 털어냈다. 후반 22분, 김명준은 양현준이 절묘하게 연결해 준 침투 패스를 살려 정교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4-0으로 크게 앞선 한국은 후반 27분 양민혁(베스테를로), 강상윤(전북), 이현주(아로카)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체력 안배와 전술적 변화를 가져갔다.
남은 시간 동안 한국은 후반 40분 카타르의 하산 마르완에게 한 차례 실점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으나 곧바로 박승수(뉴캐슬)와 최우진(전북)을 투입하며 경기 굳히기에 들어갔고,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리드한 끝에 첫 경기를 4-1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스완지 에이스이자 국대 기대주, 엄지성은 누구인가
이날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엄지성은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성골 유스 출신으로 성장한 공격수다. 2024년 잉글랜드 스완지 시티 AFC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한 그는 세 번째 시즌을 맞은 현재, 리그 6경기에서 2골 2도움을 몰아치며 뽐냈던 날카로운 감각을 이번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도 여실히 증명해냈다.

포지션이 윙어인 엄지성은 빠른 주력에 양발을 모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이에 따라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어느 위치에서든 강력하고 정교한 슈팅을 날릴 수 있다. 게다가 왕성한 활동량과 찬스 메이킹 능력도 매우 뛰어나 기회가 오면 기습적인 무회전 슛도 곧잘 보여준다.
또한 상대 측면 지역에서 페널티 지역 안으로 바로 투입하는 롱 스로인 능력은 엄지성만의 독보적인 공격 옵션이다. 그의 롱 스로인은 대표팀과 소속팀의 공격에 다채로움을 더해주는 중요한 무기다.
어린 나이부터 성인 무대를 누볐음에도 플레이 자체가 매우 여유롭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후방 플레이 메이킹에 직접 관여하는 등 활동 범위가 넓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더욱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엄지성 특유의 높은 축구 지능은 과거 광주FC를 K리그1 돌풍의 팀으로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주변 동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축구 센스가 돋보이는 유형이기 때문에 단순한 역습보다는 높은 수비 라인을 형성해 지공 상황을 주도적으로 가져가는 전술과의 궁합이 매우 잘 맞는다.
A대표팀과 월드컵 무대에서도 증명된 차세대 핵심
엄지성은 U-23 대표팀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A대표팀)에서의 활약도 이미 눈에 띄는 선수다.

2022년 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 전지훈련 및 아이슬란드, 몰도바와의 친선 경기를 위해 소집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벤투호' 새해 첫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2022년 1월 15일에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엄지성은 후반 75분 송민규와 교체 투입되면서 꿈에 그리던 A대표팀 데뷔전을 가졌다.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당시 경기에서 엄지성은 감독의 주문에 따라 측면과 스트라이커 위치를 오가는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를 김건희와 함께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벤투 감독 역시 프로 데뷔 1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 엄지성을 매우 잘 활용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선수를 알아보는 안목에 대해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비록 전지훈련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명단에서는 아쉽게 제외돼 귀국길에 올라야 했지만 쟁쟁한 포지션 경쟁자들 사이에서 벤투 감독이 직접 점찍은 젊은 자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소집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후 엄지성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홍명보호' 승선에도 당당히 성공했으며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도 대표팀의 공격 한 축을 담당하며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