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령이 만든 ‘군 상담교육’…동신대 첫 박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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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균 대령, 신임 장교 리더 상담 프로그램 개발·효과 검증…군 현장 적용 가능성 제시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현역 육군 대령이 군 조직의 지휘 현장에서 필요한 상담 역량을 연구하고, 신임 장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인공은 현재 상무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변영균 대령이다.
변영균 대령
변영균 대령

변 대령은 지난 8월 동신대학교 대학원에서 ‘군 교육기관 기반의 신임 장교 리더 상담 역량 배양을 위한 상담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을 주제로 심리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2008년 동신대학교 사회개발대학원 상담심리학과 상무대분원 석사 1기로 입학해 학업을 이어온 변 대령은 이번 박사학위 취득으로 동신대 상담심리학과 상무대분원 제1호 심리학박사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번 연구는 군 지휘관이 부하 장병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소통하는 것은 물론, 필요할 경우 전문 상담과 지원체계로 연결할 수 있는 ‘리더 상담’ 역량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 군 현장에서 필요한 상담 역량부터 찾아냈다

변 대령은 먼저 신임 장교에게 실제로 필요한 상담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요구조사를 실시했다.

야전부대 중·대대장급 지휘관과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수료자, 상담심리학 석사 이상의 현역 및 군무원, 대위 지휘참모과정 교육생 등 모두 143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여기에 기존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육군의 군 상담 관련 교리를 분석해 신임 장교가 갖춰야 할 상담 역량을 구체적으로 도출했다.

단순히 일반적인 상담기법을 군 교육에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군 조직의 특성과 장교의 지휘 역할을 함께 고려한 것이 연구의 특징이다.

변 대령은 상담심리학 전문가와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의 검토를 거친 뒤 신임 장교를 대상으로 타당성 검증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군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10회기 상담 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교육 내용은 ▲군 상담의 기초 ▲상담자의 자질과 태도 ▲상담 절차와 기술 ▲상담 실습 ▲위기 상황 식별 및 조치 등으로 구성됐다.

◆ 신임 장교 80명 대상…교육 효과 직접 검증

개발한 프로그램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도 이뤄졌다.

변 대령은 신임 장교 80명을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눠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상담 관련 역량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교들은 상담자 발달 수준과 상담자 자기효능감, 대인 의사소통 능력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다.

특히 교육 직후에 나타난 변화에 그치지 않았다. 프로그램 종료 이후 8주가 지난 시점에서도 교육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신임 장교에게 상담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실제 상담 수행에 대한 자신감과 대인관계 및 소통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군 조직에서는 장교가 지휘관으로서 부하 장병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인적·조직적 문제를 접하게 된다. 이때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조직 관리와 장병의 안정적인 복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상담하는 지휘관’ 넘어 전문 지원체계 연결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리더 상담’의 역할을 단순한 상담기법 습득에 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임 장교가 부하 장병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한 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전문 상담과 지원체계로 연결하는 조직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구체화했다.

군 간부가 모든 상담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담당해야 할 영역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영역을 구분하고 적절한 지원체계로 연계하는 능력까지 포함한 것이다.

특히 현역 군인이 오랜 기간 군 조직의 지휘·관리 현실을 경험하면서 상담심리학의 전문성을 접목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학문적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군 교육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향후에는 신임 장교뿐 아니라 부사관과 중·고급 간부 등 계급과 경력 단계에 맞춘 군 간부 상담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상담심리학 전문성, 군 리더십에 접목”

지도교수인 김희경 동신대학교 상담심리학과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현장 경험과 학문적 연구를 결합한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군 조직을 관리해 온 현역 간부가 현장의 문제를 상담심리학의 전문적인 연구로 발전시키고 실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까지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상담심리학의 전문성이 군 조직의 리더십과 인적자원 관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신대 상담심리학과는 전남지역에서 상담심리학 학부부터 석·박사과정까지 전 교육과정을 갖춘 유일한 학과”라며 “앞으로도 교육·군·공공기관·기업 등 다양한 사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문 인재 양성과 현장 기반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변영균 대령은 군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높이는 과정에서도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상담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변 대령은 “군 조직의 전투력 유지와 창출도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상담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박사학위까지 이어졌다”며 “현역 군인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박사과정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군 현장의 고민을 학문으로 풀어내고 다시 군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신임 장교가 부하의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제 신임 장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상담 역량과 자신감, 대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을 검증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연구 과정에서 도움을 준 동신대 교수진과 연구 참여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변 대령은 “연구의 방향을 잡아주고 세심하게 지도해주신 김희경 교수님과 석사과정 지도교수이신 이주희 총장님을 비롯한 동신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님, 그리고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육군포병학교 신임 장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연구와 실천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군인들이 국방·안보·전략뿐만 아니라 상담·심리·교육 등 다양한 학문을 군 발전에 접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군 현장 경험과 상담심리학을 접목해 사람을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리더를 양성하고, 대학의 연구 성과가 실제 군 조직 발전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군 간부가 군 조직의 현실적인 문제를 학문적 연구로 풀어내고 다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 모델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박사학위 연구가 향후 군 상담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