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말고 담아가세요! 나주시 '그냥드림' 20개 읍면동 전면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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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윤병태 시장 현장 점검 "복잡한 서류 탈피해 위기가구 핀셋 발굴할 것"
주 2~3회 탄력 운영으로 시민 편의 극대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다.
윤병태 시장이 지난 11일 노안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그냥드림’ 사업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 나주시
윤병태 시장이 지난 11일 노안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그냥드림’ 사업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 나주시

당장 오늘 저녁 식탁에 올릴 반찬거리가 없고,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생필품을 구매할 여력조차 없는 위기 가구들에게 기존의 복지 제도는 너무나 멀고 복잡했다.

까다로운 소득 증빙 서류를 떼고,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를 증명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거대한 진입장벽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의 맹점을 과감히 깨부수기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가 팔을 걷어붙였다. 필요한 사람에게 조건 없이 물품을 내어주는 '나주형 그냥드림' 사업이 그것이다.

◆ 서류 한 장 필요 없는 마법의 나눔 창구

나주시가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그냥드림' 프로젝트는 그 이름부터 파격적이다. 문자 그대로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 사업 실패 등으로 당장 먹거리와 생필품이 절실한 시민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물품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복지 시스템이다. 기존처럼 주민센터 복지 창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앉아 신분증과 각종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경제적 벼랑 끝에 몰린 이웃들이 겪어야 했던 심리적 위축과 낙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것이다. 쌀, 라면, 통조림 같은 식료품부터 휴지, 세제, 치약 등 생활 필수품까지 진열된 코너에서 당장 필요한 물품을 편안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나눠주는 행위를 넘어, 벼랑 끝에 선 시민들의 무너진 자존감을 보호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20개 읍면동으로 전면 확대, 접근성 '쑥쑥'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이용하기 불편하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과거 기초푸드뱅크 등 유사한 지원 사업이 있었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시내의 거점 사업장까지 직접 찾아가기에는 교통편 등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았다.

이에 나주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시민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행정의 최일선, 즉 관내 20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전체에 '그냥드림' 전용 코너를 전진 배치한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버스를 타고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의 주민센터에 들러 쉽게 도움의 손길을 잡을 수 있게 됐다. 각 읍면동은 지역 내 대상자들의 거주 분포와 이용 수요를 꼼꼼히 분석하여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중 주 2~3회씩 탄력적으로 코너를 운영하며 시민들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다.

◆ 단순 물품 지원 넘어 맞춤형 복지 상담까지

'그냥드림' 코너의 숨겨진 진짜 목적은 위기 가구의 조기 발굴에 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물품을 수령하러 온 시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현재 처한 경제적, 건강상 어려움을 파악하고, 단순한 일회성 물품 지원을 넘어 기초생활수급자 지정, 긴급 생계비 지원, 의료비 지원 등 국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심층적인 맞춤형 복지 서비스로 연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행정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아 홀로 고립되어 있던 은둔형 위기 가구들이 '그냥드림'을 매개체로 세상 밖으로 나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동아줄을 잡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나주시는 진열대의 물품이 마르지 않도록 지역 내 튼실한 공공기관과 향토 기업, 뜻있는 민간 단체들과의 긴밀한 후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정적인 물품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윤병태 시장 현장 출동 "복지 문턱 없애라"

새로운 복지 실험이 현장에서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주시의 수장도 직접 나섰다. 윤병태 나주시는 지난 11일 노안면행정복지센터를 깜짝 방문해 '그냥드림' 코너의 운영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윤 시장은 진열된 식품들의 유통기한과 보존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이용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선에 코너가 배치되었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또한 일선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윤병태 시장은 현장에서 “'그냥드림'은 벼랑 끝에 선 시민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도록 행정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춘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역설하며, “도움을 청하러 온 시민들이 행여나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현장에서 더욱 세심하고 따뜻하게 챙겨달라. 나아가 이 작은 나눔의 공간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복지 상담의 최전선이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공직자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나주시의 따뜻한 행보가 얼어붙은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