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닷컴, 우버 캠프 주도로 270억원 시드 유치…스테이블코인 “마지막 구간”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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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닷컴, 시드 투자 2000만 달러 유치…스테이블코인 ‘마지막 구간’ 정조준
개럿 캠프·코인베이스벤처스 등 참여, 남아시아·아프리카·중동 겨냥

핀닷컴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핀닷컴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뉴욕 기반 결제 인프라 스타트업 핀닷컴이 시드 투자로 2000만 달러(약 270억원, 1달러 1,347원 기준)를 유치했다고 9월 15일(현지시각) 밝혔다. 투자는 8월에 마감됐으며 우버 공동창업자 개럿 캠프(Garrett Camp)가 이끄는 벤처스튜디오 엑스파(Expa)가 주도했다. 코인베이스벤처스, 테넷펀드 등도 참여했다. 회사는 스테이블코인을 현지 은행 계좌나 전자지갑으로 옮기는 ‘마지막 구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배경: “비행기는 뜨지만 착륙지가 문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서 국경을 넘는 돈의 이동은 한층 쉬워졌다. 문제는 디지털 달러를 실제 현지 은행 계좌나 전자지갑으로 바꾸는 마지막 단계다. 핀닷컴은 이 지점을 겨냥한 결제 인프라 업체 중 하나다.

핀닷컴은 이민자 출신 기술창업자 나빌 알람기르(Nabeel Alamgir)와 무스타파 다르(Mustafa Dar)가 공동 창업했다. 두 사람은 시드 투자 20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하며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났다. 엑스파와 개럿 캠프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코인베이스벤처스, 테넷펀드, 결제기업 피겨(Figure) 창업자들, 메시(Mesh) 창업자 밤 아지지, 세컨드사이트벤처스, 걸프·아프리카 지역 왕실·국부펀드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알람기르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돈의 이동은 한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다른 곳에 착륙해야 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마지막 배송 문제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 ‘핀닷컴’은 ‘일을 끝낸다’는 의미의 줄임말이다. 두 창업자는 모두 회사 이름을 문신으로 몸에 새겼다. 두 사람은 회사 밸류에이션은 공개하지 않았다.

화이트라벨로 8억 명 시장을 노리는 비즈니스 모델 / AI 생성 이미지
화이트라벨로 8억 명 시장을 노리는 비즈니스 모델 / AI 생성 이미지

화이트라벨로 8억 명 시장을 노리는 비즈니스 모델

핀닷컴은 금융서비스사, 소비자 플랫폼, 예측시장 등에 화이트라벨(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결제 인프라를 판매한다. 예측시장 이용자는 바이낸스, 크립토닷컴 같은 거래소에서 지갑에 자금을 충전할 수 있고, 플랫폼은 기업 자금을 국경 간에 옮길 수 있다.

회사는 구체적 고객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 고객사를 합치면 8억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플랫폼은 40개 이상 통화를 지원하고 30개국 이상에서 페이아웃이 가능하다. USDC와 USDT 등 특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종속되지 않는 ‘토큰 중립’ 인프라를 표방한다.

핀닷컴은 하나의 API로 은행 송금, 국제 전신송금, 스테이블코인을 받아 은행 계좌, 모바일 지갑, 현지 결제망으로 송출한다. 케냐의 M-Pesa, 필리핀의 GCash, 인도의 UPI, 유럽의 SEPA 같은 결제망과 연동한다. 회사는 대부분의 거래가 1시간 안에 처리된다고 밝혔는데, 통상 2~5영업일이 걸리는 기존 국경 간 은행 송금과 대비된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 자체 주장이며 실제 성과는 국가·은행 파트너·통화·컴플라이언스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창업자 두 사람의 이민자 서사

두 창업자는 모두 국경 간 송금의 어려움을 직접 겪었다. 알람기르는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쿠웨이트에서 자란 뒤 10대 시절 뉴욕으로 이주했다. 다르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다 다섯 살 때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두 사람 모두 부모가 해외 가족에게 돈을 보내며 겪는 어려움을 지켜보며 자랐다.

다르는 2012년 자신이 세운 전용기 회사 24/7제트를 떠나 2023년 엑스파에 투자자로 합류해 글로벌 금융·핀테크 기회를 탐색했다. 비슷한 시기 알람기르는 자신이 세운 기업용 레스토랑 기술 회사 런치박스를 떠났다. 알람기르는 결제 관련 실무 경험을 은행 서비스가 부족한 세계 각지 사람들을 위한 금융 인프라 문제에 적용하고 싶어했다.

2025년 말 알람기르는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 다르에게 핀닷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두 사람은 곧 공통 지점을 찾았고 다르는 잠재 투자자에서 공동창업자로 자리를 옮겼다. 엑스파 창립 파트너 비토르 로우렌수(Vitor Lourenço)가 다르 대신 시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엑스파의 모든 파트너는 이민자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자랐기 때문에 국경 간 결제라는 기회가 우리에게는 매우 명확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3050억 달러 시장, 경쟁은 이미 치열

핀닷컴이 뛰어든 시장은 이미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 의회가 2025년 7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체계를 마련한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킨 이후 스테이블코인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9월 기준 3050억 달러를 넘어섰고, 1년 전보다 77% 이상 늘었다.

이런 성장세는 서클, BVNK, 스트라이프 소유의 브릿지를 비롯한 다양한 결제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옐로카드, 뮤랄 등도 신흥시장을 겨냥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통로를 구축해왔다. 알람기르와 다르도 경쟁이 이미 붐비는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개인적 경험이 남아시아·아프리카·중동을 핵심 시장으로 삼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핀닷컴은 뉴욕 본사 외에 라스베이거스, 두바이, 다카, 뱅갈로르, 라호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전통적 환송금 통로는 느리고 비용이 높은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용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코인베이스벤처스는 2026년 상반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크립토 전문 벤처투자자로, 30건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구조도 변수다. 모회사 핀 주식회사는 델라웨어 소재 지주회사이며, 규제 대상 활동은 별도 법인과 결제 파트너를 통해 이뤄진다. 자회사 윈드 테크놀로지스는 두바이금융서비스청의 혁신 테스트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승인된 테스트 조건에서만 적용되는 제한적 허가다. 핀닷컴 라이선스 페이지도 UAE 인가가 전면적 금융업 영위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