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부 장관 후보자, 영국 출장 보고서에 "날씨가 아쉬움"

작성일

3000만원 혈세 들여 떠났던 출장
예정 없던 박물관 방문·관광 감상만 가득, 공무 목적 부합 논쟁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다녀온 영국·스코틀랜드 해외 출장을 두고 외유성 논란이 제기됐다.

15일 중앙일보 단독보도다.

지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남양주시청에서 제출받은 2025년 홍 후보자의 공무 국외출장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8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방문했다.

당시 홍 후보자는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출장 목적은 ‘철도복개 공간 활용 및 신도시 거점 개발을 위한 선진 사례 방문’으로 기재됐다. 홍 후보자와 실무진 5명 등 모두 6명이 출장에 참여했으며 체류비와 항공운임비 등을 포함해 총 2979만6210원이 사용됐다.

논란이 된 부분은 출장 일정이 현지에서 변경된 과정이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출장단은 지난해 11월 11일 당초 계획에 없었던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원래 계획상 11일 오전 일정은 킹스크로스 도시재생지구 견학이었다. 오후에는 카나리워프 실내정원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나리워프 측 면담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일정에 변경이 생겼고, 출장단은 당초 예정에 없던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다.

남양주시는 결과보고서에서 카나리워프 일정 변경 사유를 ‘오후 일정(카나리워프) 면담자 부재’라고 적었다. 카나리워프 방문은 하루 뒤인 12일 진행됐다.

대영박물관 방문 자체보다 문제가 된 것은 해당 일정이 현지에서 추가됐다는 점과 결과보고서에 관련 견학 내용이 별도로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외 공무출장의 경우 출장 목적에 맞는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어떻게 활용할지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인데, 이번 보고서에는 대영박물관에서 무엇을 확인했고 남양주시 정책에 어떤 참고점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출장 결과보고서의 일부 표현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보고서에는 도시재생이나 공간 활용과 관련한 견학 내용뿐 아니라 방문 장소의 경관과 분위기를 평가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11월 12일 테이트 모던을 방문한 뒤에는 “과거 삭막한 발전소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혔다. 테이트 모던은 런던 템스강변의 옛 발전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공간재생 사례다.

테이트 모던의 경우 기존 건축물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출장 목적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지만, 보고서에 어떤 공간 구성과 운영 방식이 남양주 도시개발에 참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분석은 제한적으로 제시됐다.

11월 14일 방문한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에 대한 기록도 도마에 올랐다. 결과보고서에는 “늦가을이라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야외 경관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큐가든을 도시 공간이나 공원 개발 사례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보다 현지 날씨와 야외 경관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포함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11월 15일 스코틀랜드 의회를 방문한 뒤에는 “의회 건물이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개성이 강한 형태가 인상적”이라는 내용이 기록됐다. 이 역시 시설의 외관과 주변 경관에 대한 감상에 가까운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논란은 홍 후보자가 지난해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근무할 당시의 해외 출장 기록에서 비롯됐다. 현재 홍 후보자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상태여서 과거 공직 수행 과정에서의 해외출장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다시 주목받게 됐다.

홍 후보자 측은 대영박물관 방문이 관광을 위한 일정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출장 당시 상대 기관 면담자의 부재로 일정에 변경이 생겼고, 이에 따라 당초 계획에 없던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다는 설명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홍 후보자 측은 대영박물관이 출장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도시 거점 등을 연계한 도시 공간 창출 방안 모색’이라는 출장 목적에 맞춰 런던 도심의 대표적인 거점 가운데 하나인 대영박물관을 시찰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등장한 날씨 관련 표현에 대해서도 해명이 나왔다. 홍 후보자 측은 ‘늦가을이라 다소 쌀쌀한 날씨’라는 문구가 관광을 즐기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흐린 날씨 때문에 야외 경관 확인에 제한이 있었던 점을 실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영박물관은 런던의 대표적인 문화시설로, 세계 각국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대형 박물관이다. 홍 후보자 측은 이 시설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대표 거점으로 보고 출장 목적에 맞춰 시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은혜 의원은 출장 목적과 실제 결과보고서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천만원의 공적 비용을 들여 해외 선진사례를 살펴본 출장에서 자연경관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 등이 주요 기록으로 남은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수천 만원 혈세를 들여 다녀온 해외 출장에서 느낀 것이 ‘자연 경관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라면 과연 선진사례 방문이라는 당초 목적에 부합한 출장이었는지 의문스럽다”며 “외유성 해외 출장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공무 국외출장은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와 관련된 해외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추진된다. 출장 이후 작성되는 결과보고서는 방문 기관이나 시설, 주요 확인 내용, 업무 활용 방안 등을 기록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사례에서는 출장에 사용된 비용이 약 3000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홍 후보자와 실무진 5명이 7박 9일 동안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사용한 항공운임과 체류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출장 기간 중 방문한 장소 가운데 킹스크로스 도시재생지구와 카나리워프 등은 도시 공간 개발과 관련된 사례로 볼 수 있다. 테이트 모던 역시 기존 발전소 건물을 문화시설로 전환한 대표적인 공간재생 사례다. 반면 대영박물관은 최초 출장계획에는 없었던 장소였고, 결과보고서에는 별도의 견학 내용이 남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해외출장 자체보다 공무 목적과 일정 변경의 적절성, 출장 결과보고서가 실제 정책 연구와 활용을 충분히 담았는지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홍 후보자 측은 일정 변경이 현지 면담자 부재에 따른 것이었으며 추가 방문 역시 출장 목적에 맞는 현장 시찰이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의원은 출장 목적에 비해 결과보고서에 관광성 감상으로 볼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됐고, 수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해외출장의 정책적 성과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무엇인가

국토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국토 이용과 주택·도시 정책, 교통망 구축, 건설·물류, 항공과 철도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다. 국토교통부가 담당하는 영역이 넓은 만큼 장관이 다루는 정책도 주택부터 도로·철도·공항·건설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택 분야에서는 주택 공급과 주거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관련 제도를 운영한다. 공공주택 공급 정책과 주택시장 안정 대책, 주거복지 정책 등이 대표적인 업무다.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할 경우 신규 택지 개발이나 도시개발과 연계한 공급 계획을 추진하고,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역할도 맡는다.

토지와 국토 개발도 국토부 장관의 주요 업무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도시와 지역 개발에 관한 정책을 담당한다. 신도시 개발이나 광역교통망 구축처럼 여러 지역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국토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도로와 철도 등 국가 교통망의 계획과 건설을 관리한다. 철도 노선과 광역교통망 확충, 도로 건설 및 관리 정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수도권처럼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연결된 지역의 광역교통 문제를 조정하고 국가 차원의 교통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국토부의 역할이다.

철도 분야 역시 국토부 장관의 주요 정책 영역이다. 철도 건설과 철도산업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국가철도망 구축 방향을 마련한다. 새로운 철도 노선을 건설하거나 기존 철도망을 확충하는 사업은 국가 재정과 지역 교통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된다.

항공 분야에서는 공항과 항공교통에 관한 정책을 담당한다. 공항 건설과 운영에 관한 국가 정책을 마련하고 항공산업 발전과 항공 안전 관련 제도를 관리한다.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교통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국토부의 업무다.

건설산업에 대한 관리와 제도 마련도 장관의 업무에 포함된다. 건설업 관련 제도와 건설공사 안전정책, 건설기술 발전 등을 담당하며 대형 건설공사와 관련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국토부는 건설공사의 안전관리와 관련해 점검·조사 체계를 운영하고 관련 기관의 업무를 관리한다.

물류 분야에서는 국가 물류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 물류시설과 물류산업에 관한 제도를 운영하고 육상·철도·항공 등을 연결하는 국가 물류망의 발전 방향을 관리한다. 택배와 화물운송 등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물류 정책도 국토부 업무에 포함된다.

국토부 장관은 이런 정책을 단순히 지시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국토부라는 중앙행정기관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소관 법령과 정책을 집행하고, 산하 기관과 관련 기관의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다. 국가 정책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각종 사업과 제도가 계획에 맞게 추진되는지 관리하는 역할도 맡는다.

다만 장관 개인이 모든 사업의 세부 사항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책 집행 과정에서는 국토부의 각 실·국과 담당 부서가 업무를 수행하고, 법률과 예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산하기관 등이 사업을 추진한다. 장관은 이 같은 조직 전체의 업무를 조정하고 중요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토부 장관의 결정이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도 많다. 주택 공급 정책은 집값과 주거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철도와 도로 건설 계획은 지역의 이동 시간과 생활권을 바꿀 수 있다. 공항과 물류 정책은 기업의 경제활동과 지역 개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에서는 단순한 개인 신상뿐 아니라 과거 공직 수행 과정에서 정책을 어떻게 추진했는지, 대규모 국가사업과 예산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국토·교통 분야의 현안을 이해하고 있는지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