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민성호, 카타르 4-1 꺾고 첫 승…엄지성 해트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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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해트트릭... '와일드카드' 엄지성이 증명한 클래스

15일 오후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 럭비 필드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D조 예선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 엄지성이 세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뉴스1
15일 오후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 럭비 필드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D조 예선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 엄지성이 세 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카타르를 4-1로 완파하며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최근 연이은 부진과 축구계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으로 인해 쏟아졌던 우려 섞인 시선을 실력으로 불식시키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향한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승으로 승점 3점을 확보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 진출을 확정 짓게 됐다.

대한민국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은 1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럭비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중동의 강호 카타르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D조는 4개 국가가 편성된 A~C조와 달리 단 3개 국가(대한민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만이 속해 있으며 이 중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 진출권을 획득한다.

따라서 카타르전 승리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선취한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이자 조별리그 최종 경기에서 최소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민성호의 전력과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보다 비관적인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한국 축구는 2014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전무후무한 3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4연패 달성이 험난할 것이라는 축구계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랐다.

그 배경에는 대표팀의 최근 부진한 성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표팀은 올해 초 개최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4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지난 6월에 치러진 평가전 결과였다.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아랍에미리트, 태국,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1승 1무 1패라는 졸전을 기록하며 전력에 심각한 물음표를 남겼다.

여기에 한국 축구 전체를 뒤흔든 내부적 요인들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국가대표팀이 겪은 성적 부진과 더불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동반 사퇴 등 행정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축구계를 둘러싼 분위기는 극도로 어수선했다.

이처럼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이민성호는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한국 축구의 명예를 회복하고 반등의 서막을 알려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이번 대회에 출항했다.

거센 비판 여론 속에서 첫 경기 결과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그리고 이민성호의 젊은 태극전사들은 투혼을 발휘하며 우려를 씻어내는 기량을 선보였다.

이민성 감독은 대회 규정에 따라 연령 제한 없이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선수로 엄지성, 양현준, 이기혁을 모두 선발 출전시키며 총력전에 나섰다.

전술적 선택은 적중했고 한국은 전반전 시작과 동시에 카타르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전반 7분 만에 첫 골이 터졌다. 김지수의 정교한 패스를 이어받은 엄지성이 페널티 지역 왼쪽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한 뒤 예리한 왼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20분 상대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기회를 포착한 엄지성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압도적인 공격력은 전반 종료 직전까지 이어졌다.

전반 46분 이승원의 정확한 도움을 받은 엄지성이 또다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을 기록하며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다.

공격수들의 득점포는 후반전에도 멈추지 않았다.

후반 21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명준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네 번째 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자축했다.

그동안 이민성호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수비 조직력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 수비진은 후반 40분 실점을 허용하기 전까지 중동의 복병 카타르 공격진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내주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했다.

비록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로 1실점을 기록한 부분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지만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는 이전에 비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대표팀은 경기 외적인 악재들도 극복해야 했다. 선수단을 태운 공식 버스가 경기장인 미즈호럭비경기장이 아닌 야구장으로 잘못 향하는 운전기사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선수단이 예정 시간보다 35분이나 늦게 경기장에 도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더불어 경기 내내 거센 폭우가 쏟아져 정상적인 패스 플레이를 전개하기 어려운 척박한 그라운드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유지하며 완승을 이끌어냈다.

최근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과거 사례들을 되짚어보면 한국 축구는 항상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량 득점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해 왔다.

이번 카타르전 대승 역시 과거의 영광스러운 기억을 소환하며 4연패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