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자작극은 인정”…피습 이유 묻자 “부친과 관계 개선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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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자작극 사실 인정하면서도 무죄 주장…“부친과 갈등 개선 목적”
“지지율 2~3%인데 당선 목적 없어”…공범은 선거자유방해 혐의 인정
6·3 지방선거 당시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교사와 허위사실 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후보와 공범 윤 모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정 전 후보는 이날 국민참여재판은 희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전 후보 측은 검찰이 제시한 객관적인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고의와 목적 등 혐의 성립에 필요한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자작극은 인정…부친과 관계 개선 목적”
정 전 후보 측 변호인은 “자작극을 벌인 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이에 대해 100배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공소장에 적힌 것처럼 선거에서 인지도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부친과 갈등 관계에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재판에서는 정 전 후보와 부친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 전 후보 측은 선거에 이용할 목적이었다면 자작극 이후에도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기 위한 행동이 뒤따랐어야 하지만 그런 정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당황과 두려움 속에서 사실을 바로잡을 시기를 놓쳤다는 설명도 내놨다.
정 전 후보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 씨는 정 전 후보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지인이다. 두 사람은 헬스장 회원과 트레이너로 만나 친분을 쌓은 뒤 약 10년간 알고 지낸 사이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낮은 인지도를 고민하던 지난 4월 초부터 윤 씨에게 피습 상황을 암시하는 말을 여러 차례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정 전 후보가 윤 씨에게 선거운동 현장에서 자신에게 음료를 던져달라고 요청하면서 실제 자작극 모의로 이어졌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사건을 앞두고 윤 씨에게 물 대신 흔적이 남는 녹차라테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차량이 접근할 위치와 범행 당시 할 말, 착용할 복장 등도 사전에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범행은 지난 4월 27일 오전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이뤄졌다. 윤 씨는 차량을 몰고 정 전 후보의 유세 현장에 나타난 뒤 열린 창문을 통해 정 전 후보에게 녹차라테를 뿌리고 플라스틱 컵과 삶은 계란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 전 후보는 이 과정에서 뒤로 물러서다가 넘어졌고 이후 목에 깁스를 한 채 유세에 나섰다.
사건 직후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행동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도 정 전 후보는 윤 씨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윤 씨 역시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이후 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윤 씨와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설명한 데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했다.
“지지율 2~3%인데 당선 목적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정 전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혐의와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모두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당시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이 2~3% 수준이었다는 점을 들며 “2%의 후보가 당선될 목적을 갖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성립하려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정 전 후보에게 그런 목적 자체가 없었다는 논리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부인했다. 정 전 후보 측은 자신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수사기관에 관련 사실을 적극적으로 조작해 제시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소극적으로 숨긴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윤 씨는 자작극에 가담한 사실과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상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윤 씨 측은 음료를 뿌리는 정도의 행동으로 정 전 후보에게 상해를 입히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전 후보가 사건 당시 약 20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해당 진단 결과가 실제 상해 정도를 그대로 입증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경찰 신고와 긴급 출동,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상당 부분의 수사가 윤 씨가 경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하기 전에 이미 이뤄졌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 책임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증거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추가로 검토한 뒤 증인신문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