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재정위기 아냐”…추미애 ‘전임 책임론’에 김동연, 이 대통령까지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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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재정위기 아니다”…김동연, 추미애 ‘전임 책임론’ 정면 반박
“확장재정은 책임 있는 선택”…채무비율 12.86%·9개월 예산도 해명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과 전임 도정 책임론에 공개 반박했다. 경기도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상황을 ‘재정위기’로 규정하거나 그 원인을 민선 8기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 전 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다”며 “새 지사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경기도 재정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민선 8기 당시 기금 사용과 지방채 발행 등을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동연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
김 전 지사는 가장 먼저 확장재정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그는 “확장재정은 민선 7기와 8기를 관통한 일관된 원칙이었다”며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이른바 ‘3고 위기’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과 세수 결손까지 겹친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이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는 게 김 전 지사의 주장이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가 민생의 방파제가 돼야 했다”며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방채와 기금 차입에 대해서도 단순히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빚을 늘린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선 8기 당시 생계와 돌봄,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유지하는 동시에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사회적 경제 등 미래 투자도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지방채와 기금에서 확보한 재원 역시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고유가 피해 지원에 필요한 경기도 부담분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위기’라고 규정하는 데도 반대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86%로 전국 시·도 평균보다 낮고 정부가 정한 채무비율 ‘주의’ 기준인 25%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운영에 어려움은 늘 있는 법이지만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며 경기도의 재정 규모와 중장기 여건을 고려하면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통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채무 증가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은 아니었다. 김 전 지사는 채무 증가 속도와 자산 대비 부채비율 상승은 엄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9개월분 예산에도 반박…“사업 종료 뜻 아니었다”
올해 일부 민생사업 예산이 9개월분만 편성된 것을 두고도 김 전 지사는 설명을 내놨다. 그는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세입 상황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남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도가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 등 일부 복지사업 조정의 배경으로 올해 예산이 9개월분만 편성돼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지사는 당시부터 사업 종료를 염두에 둔 편성은 아니었다고 반박한 셈이다.
김 전 지사는 현재 재정난의 원인을 전임 도정의 지출 확대만으로 설명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세입이 줄어든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경기도의 도비 매칭 부담은 1조 6222억 원에서 2조 5219억 원으로 55.5% 늘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재정 비상’ 선언 이후 긴축…사퇴 청원까지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며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지방채 발행 한도 9460억 원 가운데 99.6%인 9430억 원을 발행했고 각종 기금에서도 5588억 원을 일반회계 등으로 끌어다 사용한 상태다. 올해 일부 민생 필수사업 예산 역시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반영됐다.
이후 경기도는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감액 추경안을 마련했다.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 등 일부 복지사업 조정도 추진되면서 도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재정 비상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보증금 12억 2000만 원 규모의 도지사 관사를 사용하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경기도민 청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청원 참여자는 게시 나흘 만에 3만 명을 넘어 공식 답변 기준인 1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
경기도는 민생 필수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편성된 올해 민생 필수사업 예산이 9개월분에 그쳤고 추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10월부터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등 상당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습니다.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새 지사의 어려움도 이해합니다. 기존 민생사업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약속까지 실현해야 하는 부담을, 저 역시 그 자리에 있었기에 잘 압니다.
그러나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민선 8기 재정운용의 원칙을 말씀드리고, 경기도 재정의 지속가능한 해법을 함께 찾고자 합니다.
첫째, 확장재정은 민선 7기와 8기를 관통한 일관된 원칙이었습니다.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운용의 기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내수를 진작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위기의 모습은 달랐지만, 어려울 때 재정이 도민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같았습니다.
특히 민선 8기에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과 세수결손까지 겹쳤습니다. 지역화폐와 같은 민생 예산, R&D와 같은 미래투자 예산 등 국비도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국가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입니다.
경기도가 민생의 방파제가 되어야 했습니다.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둘째, 단순히 빚을 낸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에 투자했습니다.
민선 8기는 생계와 돌봄,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지원을 지키면서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사회적 경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재원은 지방채와 기금 차입 등으로 보완했습니다.
지방재정법에 따라 발행한 지방채와 기금운용은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경기도 부담분 등에 사용했습니다. 모두 도민의 삶과 안전, 미래와 직결된 사업이었습니다. 특히 기반시설 투자는 미룰수록 공사비가 늘고 도민의 불편도 길어집니다.
일부 민생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한 것도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습니다.
세입이 줄더라도 도민의 생계와 돌봄을 위한 지원만큼은 후퇴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셋째, 재정운영에 어려움은 늘 있는 법이지만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닙니다.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입니다. 전국 시·도 전체의 15.52%는 물론, 서울시의 21.62%보다도 낮습니다. 정부가 정한 채무비율 주의기준 25%에도 크게 못 미칩니다.
물론 채무 증가 속도와 자산 대비 부채비율 상승은 엄중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증가 폭만으로 재정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객관적인 재정지표와 실제 상환 부담, 자금운용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기금·회계 간 차입은 제도적으로 마련된 재정운용 방식이며, 지방채도 정해진 한도 안에서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발행했습니다. 지방채와 기금 차입 모두 상환계획을 함께 마련했습니다.
경기도의 재정 규모와 중장기 여건을 고려할 때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넷째, 취약한 세수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적극 공감합니다.
경기도 도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1년 약 11조 원에서 2025년 약 7조8천억 원으로, 4년 동안 약 28% 줄었습니다.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하는 도비는 본예산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5.5% 증가했습니다.
핵심 세원은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되는데 의료급여와 생계급여, 보육처럼 쉽게 줄일 수 없는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어느 한 도정이 예산을 절약하거나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점에서 민선 8기에서도 도와 시·군의 전체 재정기반을 넓히기 위해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과 합리적인 재원 배분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습니다.
이 문제는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 역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습니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리하며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재정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책임 있는 재정입니다.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기도 재정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면 언제든 함께하겠습니다.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