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투수" "본 적 없는 공" 패배한 일본도 인정한 '한국의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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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cm 좌완 에이스,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다
하현승의 독특한 투구폼, 일본 프로 드래프트도 관심

한국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 에이스 하현승(부산고)이 일본 타선을 두 차례 연속 잠재우면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하현승은 결승 선발로 나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 유튜브 'JTBC News'
하현승은 결승 선발로 나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 유튜브 'JTBC News'

한국은 지난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제14회 BFA 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2-0으로 꺾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6전 전승을 거두며 2018년 이후 8년 만에 우승했고,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라 일본을 넘어 대회 최다 우승국이 됐다.

하현승은 결승 선발로 나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2사까지 안타를 내주지 않았고, 마지막 이닝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현승은 ‘한국의 오타니’를 꿈꿀 만한 대표적인 투타 겸업 유망주다. 부산고 3학년인 그는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인 동시에 타석에서도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부산고 오타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올시즌 고교야구에서 타율 5할, 2루타 7개, 홈런 3개, 17타점, 출루율 0.609, 장타율 0.833, OPS 1.442를 기록하는 등 타자로서도 상당한 생산력을 보여줬다. 194㎝의 큰 체격에 좌투좌타인 데다 빠른 발과 좋은 운동 능력까지 갖춰 투수와 야수 어느 한쪽만 포기하기 아까운 재능으로 평가 받는다.

상대 선수도 패배를 인정했다. 14일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일본의 4번 타자 겸 주전 포수 야마다 린토(지벤와카야마)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야마다는 "정말 대단한 투수였다. 계속 스트라이크존에서 승부해 왔고, 결정구인 슬라이더에 우리가 손을 내고 말았다"며 "정말 우리의 실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실력 차이가 있었다. 더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청소년 야구 대표팀 2번 타자 이시다 유세이 역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공이었다"며 감탄했다.

하현승  / 뉴스1
하현승 / 뉴스1

일본은 이틀 전에도 하현승을 넘지 못했다. 11일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이 1-2로 뒤진 5회말 마운드에 오른 하현승은 3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일본 타선을 봉쇄했고, 한국은 6회 엄준상의 동점 2루타와 이호민의 역전 적시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에서 하현승이 일본에 허용한 안타는 단 하나였고, 10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대회 전체 성적은 3경기 15⅔이닝 무실점 25탈삼진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하현승의 투구 내용은 일본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을 일본 선수들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일본이 한국의 힘에 밀렸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일본의 앞을 가로막은 건 195cm 에이스 좌완 투수 하현승이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에서 3이닝 퍼펙트로 당한 하현승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벽이 높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현승은 팔이 늦게 나오는 듯한 독특한 투구폼에서 최고 구속 150km가 넘는 직구와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 중심의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일본은 가운데로 몰린 그의 공을 강하게 때렸지만, 타이밍에서 밀려 범타로 이어졌다"라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우타자 상대 가라앉는 변화구를 던졌고,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는 속수무책으로 허공을 갈랐다. 일본은 이날 2루조차 밟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대표팀 내부에서도 하현승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오카다 다쓰오 감독은 일본 매체를 통해 "생각했던 것보다 투수가 정말 좋았다. 중반(5회 1사)까지 무안타였을 만큼 주자를 내보내지 못했다. (하현승은) 훌륭한 투수였다"라고 밝혔다.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우리나라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의 하현승 등 선수들이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우리나라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의 하현승 등 선수들이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내외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커졌다. 이날 하현승의 일본전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본 요미우리 다케다 야스시 스카우트는 "일본 드래프트 상위 지명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에서도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이 틀림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하현승은 오는 21일 열리는 202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앞서 그는 뉴욕 양키스로부터 300만 달러 수준의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KBO리그에서 먼저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조금 더 성장해서 미국에 가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뒤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한국 팬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야구하고 싶었다"며 양키스의 제안에도 고민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하현승은 “나라를 대표해서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 청소년 대표는 인생의 마지막이다. 결승전에서 7이닝 완봉승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