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으로 목 90도 꺾였던 이봉주 근황, 사람들 다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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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치병 이겨낸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근황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5)가 병마를 이겨내고 다시 트랙 위에 선 모습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SK telecom'을 통해 공개된 '봉주씨는 오늘도 달린다' 영상에는 이봉주의 근황이 담겼다. 한때 지팡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었던 그가 몰라보게 건강해진 모습으로 등장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희귀병 투병 당시 포착된 마라토너 이봉주 / 뉴스1
지난 2021년 희귀병 투병 당시 포착된 마라토너 이봉주 / 뉴스1

촬영 중 시작된 이상 증세… 목이 90도로 꺾이기까지

이봉주의 몸에 처음 이상이 생긴 건 2020년 1월이었다. 한 방송 촬영 도중 복부에 심한 경련이 일어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그는 의지와 상관없이 배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하는 증상을 겪었고, 이후 허리가 자꾸만 앞으로 굽는 증세로 번졌다.

이듬해인 2021년, 그가 받은 진단명은 근육긴장이상증(디스토니아)이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신체가 뒤틀리거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반복하게 되는 신경계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세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이봉주는 흉추 6~7번 사이에 생긴 척수지주막낭종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상태는 오히려 악화됐고, 한때 목이 'ㄱ'자 모양으로 90도 가까이 꺾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병원, 한의원, 마사지 치료까지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시도했지만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는 것이 본인의 설명이다. 걷는 것조차 버거워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고, 때로는 휠체어 신세를 지기도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목이 90도까지 꺾였던 이봉주 / tvN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목이 90도까지 꺾였던 이봉주 / tvN

아내의 헌신적인 간병… "4년간 지옥 같은 시간"

투병 기간 동안 가장 큰 버팀목은 아내였다. 아내는 한 방송에 함께 출연해 "19개월간 여러 병원을 다녔는데 상태가 더 나빠졌다"며 "나중엔 목이 조여서 음식을 삼키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힘들어했다. 24시간 잠을 못 잤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바 있다.

이봉주는 매일 밤 똑바로 누워 잠들지 못해 약에 의존해야 했고, 아내의 어깨에 기대야 100m를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시기를 두고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지난 4년 동안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희귀질환으로 수술까지 받은 이봉주 / 뉴스1
희귀질환으로 수술까지 받은 이봉주 / 뉴스1

전환점은 식단과 생활 습관 관리였다. 아내는 제철 식재료 위주로 식단을 꾸리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도록 신경 썼고, 이런 노력이 이어진 지 2년 반 만에 복부 경련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이봉주 역시 재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2024년 4월 삼척에서 열린 '황영조 국제 마라톤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 단 100m를 달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짧은 거리였지만 이봉주는 이를 '기적'이라 표현했고, 이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국제국민마라톤대회에서는 3.6㎞를 완주하며 조금씩 몸을 만들어갔다.

꾸준한 재활로 건강을 되찾아간 이봉주 / tvN
꾸준한 재활로 건강을 되찾아간 이봉주 / tvN

3년 만의 완주… "걷지도 못하다 하프 완주, 보스턴 우승보다 새롭다"

지난 6월, 이봉주는 가수 션의 유튜브 채널 '션과 함께'에 출연해 회복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는 80% 정도"라며 "매일 아침 일어나 마라톤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계속해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하프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며 "마라톤도 데드 포인트라는 게 있다. 포기하면 그걸로 끝인데, 포기하지 않고 버텨 뛰어넘으면 좋은 순간이 온다"고 각오를 다졌다.

건강을 되찾은 이봉주 근황 / 유튜브 'SK telecom'
건강을 되찾은 이봉주 근황 / 유튜브 'SK telecom'

그 다짐은 곧 현실이 됐다. 이봉주는 지난 7월 4일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린 '2026 골드코스트 마라톤'에 출전해 하프마라톤 코스 21.0975㎞를 1시간 39분 55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쉬지 않고 달려낸 거리였다.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도 완주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봉주는 "걷지도 못하다가 회복해 내 두 다리로 완주한 것이기 때문에 올림픽이나 보스턴 때보다 의미가 새롭다"며 "그런 성적은 처음이지만, 완주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좋다. 이렇게 뛴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후배이자 전직 마라톤 국가대표인 박명현 런콥 대표가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해 완주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회복해 마라톤까지 뛸 수 있게 된 이봉주 / 유튜브 'SK telecom'
건강을 회복해 마라톤까지 뛸 수 있게 된 이봉주 / 유튜브 'SK telecom'

오는 19일 경주에서 팬들과 재회… 깨지지 않는 한국 최고기록

이봉주는 오는 19일 경주에서 열리는 '2026 무한도전 런 인 경주'를 통해 팬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그는 "러닝은 정신력이다. 정신만 잘 붙잡고 있으면 까딱없다"며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간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따낸 '국민 마라토너'다. 특히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최고기록은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42.195㎞ 풀코스를 41차례나 완주했던 전설의 마라토너가 희귀병이라는 예상치 못한 벽 앞에서 다시 한번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증명해 보인 셈이다.

유튜브, SK te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