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재혼 남편 “좋은 아빠 되겠단 생각, 완전히 반대였다”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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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재혼 남편 “친자 아니라 어쩔 수 없다” 고백에 아내 눈물
오은영 박사, 17세 아들 둘러싼 가족 소통 단절 지적

드라마 '결혼지옥' 영상 화면 (영상=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드라마 '결혼지옥' 영상 화면 (영상=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 지난주에 이어 세 자녀를 둔 1순위 부부의 두 번째 이야기를 공개했다. 14일 방송에서는 아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17세 첫째 아들을 둘러싼 가족 갈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첫째는 선택적 함구증을 겪고 있으며, 재혼한 남편은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고백해 스튜디오를 무겁게 만들었다.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 남편 앞에서 불안함에 몸을 가만있지 못하는 첫째, 둘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아내, MBC 260914

새벽에만 방 밖으로 나오는 17세 아들

관찰 영상 속 첫째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이 되어서야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거나 냉동식품을 챙긴 뒤 곧바로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잠들고 밤에 일어나 생활한다”며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면 거의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밥도 방에서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내는 “방에 들어가 보면 컴퓨터만 켜져 있고 먹다 남은 음식과 음료수 병이 쌓여 있다”며 “국이나 반찬을 해놔도 잘 먹지 않고 라면이나 즉석식품을 찾는다”고 털어놨다. 아들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던 그는 “몸무게가 49k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너무 말라서 걱정”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아내는 첫째가 생후 10개월 무렵 이혼 후 홀로 키워왔다고 밝혔다. 이후 약 10년이 지나 현재 남편과 재혼했고, 첫째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낯을 많이 가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일반적인 내성적인 아이와는 달랐다”며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고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가족 상담소를 찾은 부부는 첫째가 선택적 함구증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새벽에만 방 밖으로 나오는 17세 아들 / 드라마 '결혼지옥' 영상 화면 (영상=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새벽에만 방 밖으로 나오는 17세 아들 / 드라마 '결혼지옥' 영상 화면 (영상=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밥통 고쳤어?”…돌발 질문과 냉정한 고백

같은 날 방송에는 남편이 첫째와 오랜만에 나눈 대화 장면도 담겼다. 퇴근하자마자 아이에게 “너 밥통 고쳤어? 너 빨리 고쳐봐”라고 질타하듯 물었고, 불안함을 느낀 첫째는 애꿎은 치킨 박스만 만지작거렸다. 평소 아내가 쓴 시터비까지 속으로 계산하며 아내를 질타하던 남편이 아이와 나눈 대화 역시 지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남편은 게임을 함께 하고 운동을 다니는 등 첫째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지만, 아이가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점차 지쳐갔다고 털어놨다. 결정적으로 한 가족 행사에서 심부름 문제로 언쟁이 벌어진 뒤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남편은 “그날 이후 나 역시 마음의 문을 닫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좋은 아빠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왜 이렇게 힘든 선택을 했을까 싶어 결혼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현재 첫째에게 더 이상 감정적으로 다가가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으며 “성인이 될 때까지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아내의 오열과 오은영의 진단

아내는 첫째를 둘러싼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눈치를 보게 된다고 털어놨다. 학원비를 쓰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위축돼 있다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 역시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내는 “첫째를 내가 낳은 것을 첫째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아내는 아이에게 이혼과 재혼 과정에 대해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이가 친부의 존재를 묻지 않았고, 현재 남편을 자연스럽게 ‘아빠’라고 불렀기 때문에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는 “남편과 소통하지 않는 방식이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가족 내 대화 단절 문제를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는 첫째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본 뒤 “불안 수준이 높아지면 수면 문제와 식욕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 체중이 지나치게 적은 상태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남편이 “애가 저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오은영 박사는 “그건 남편 느낌이고, 그걸 옳다 틀리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게 싫은 거라기보다는 아이가 아빠를 공포스러워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납치범과 함께 있는 느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충격과 다행스러운 변화

패널로 출연한 장동민과 문상윤은 부부의 이야기에 거듭 놀란 반응을 보였다. 남편이 아이와 서로 소리를 지른 사건 이후 관계가 멀어졌다고 토로하자 장동민은 “뭔가 초등학생들이 서로 싸운 것 같고 그렇게 멀어진 것 같다. 똑같이 아이와 욕을 한 거냐”며 황당해했다. 문상윤은 “첫째의 보호자로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 적도 있냐”고 직접 물었고, 남편은 “있었다”고 답해 스튜디오를 놀라게 했다.

남편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주변 시선도 어려웠고, 다른 곳에 가서 이런 얘기를 할 데도 없고 첫째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완전히 반대였다”고 재차 심경을 밝혔다. 다만 아내는 “아이가 상담을 받겠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학교도 잘 간다”며 “선생님들과 상담도 했는데, 어울리는 친구는 없지만 학교에서 사고 치지 않고 해 끼치지 않고 수업 시간에 잘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실 탈선하기 좋은 환경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을 덜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겪고 있는 정서적 어려움과 가족 간 소통 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상담을 받아들이고 학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부에게 남은 실질적인 변화의 발판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