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CBDC 거래추적·지출제한 우려”…한은은 은행 9곳·지갑 50만개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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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한은 CBDC ‘프로젝트 한강’ 안전장치 부재 반대
거래추적·지출제한 우려 제기…2단계는 지갑 최대 50만 개로 확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사업 ‘프로젝트 한강’에 대해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되기 전에는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9월 13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거래 추적 가능성, 지출 제한, 사용기한, 화폐 선택권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 발언은 한국은행이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확대하는 시점에 나왔다.
장동혁 “안전장치 없이는 CBDC 도입 반대”
장 대표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완벽히 마련되기 전까지는 CBDC 도입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CBDC가 결제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 편리함만을 이유로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국이 국민의 거래를 얼마나 추적할 수 있는지, 디지털 화폐로 자금 사용처를 제한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프로그램이 가능한 화폐 특성상 사용 기한이나 조건이 붙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CBDC 도입 시 국민이 원하는 화폐 형태를 선택할 권리가 보장되는지 질문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모든 소비자 결제에 사용 기한을 두거나 현금을 없애려 한다는 근거가 제시된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이런 질문들을 공식 도입 전에 정책당국이 풀어야 할 안전장치로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정부와 대립하는 보수 성향 야당으로, 장 대표는 2025년 대선 패배 이후 같은 해 8월 당권을 잡았다.

‘프로젝트 한강’은 소매 CBDC가 아니다
한국은행 공식 자료는 프로젝트 한강을 금융기관용 도매(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로 설명한다. 금융기관은 중앙은행 발행 요소를 사용하고, 일반 소비자는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예금토큰을 쓰는 구조다. 소매 CBDC는 통상 중앙은행에 대한 직접 청구권으로 일반 대중이 쓸 수 있지만, 프로젝트 한강의 소비자용 토큰은 참여 은행 예금과 연결된 청구권에 그친다.
1단계에서는 이용자가 은행 계좌의 돈을 각 은행 모바일 앱을 통해 예금토큰으로 바꾼 뒤, 승인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QR코드 결제로 사용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BNK부산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했고,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최대 10만 명의 성인이 신청할 수 있었다. 한국은행은 이를 정식 디지털화폐 도입이 아니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이라고 밝혔다.
1단계에서는 청년문화·보육·학생 및 소상공인 지원과 연계한 프로그래머블(조건부) 공공바우처도 시험했다. 각 공공사업 규정에 따라 지정된 용도로만 쓰도록 조건이 붙었다. 장 대표가 제기한 지출 제한 우려는 바로 이 바우처 시험에서 나타난 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한국은행 자료는 이런 제한이 모든 예금토큰이나 일반 은행 잔액에 적용된다고는 밝히지 않았다.
2단계는 은행 9곳·지갑 50만 개로 확대
한국은행은 3월 18일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공식 발표했다. 참여 은행은 7곳에서 9곳으로 늘어 BNK경남은행과 iM뱅크가 새로 합류했다. 2단계에는 개인 간(P2P) 예금토큰 이체, 생체인증, 예금과 토큰 지갑 간 자동 이동 기능이 추가됐다. 시범사업에 쓸 수 있는 지갑 수는 10만 개에서 최대 50만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검토 대상인 공공 부문 활용처로는 정부 보조금, 전기차 충전 지원금, 정부기관 지출 등이 포함된다. 이런 시험은 프로그래머블 결제가 특정 보조금이나 바우처에 걸린 조건을 실제로 강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앞서 한국 당국은 9개 은행과 주요 가맹점을 96억 원 규모 사업에 연결해 기존 소매 결제망을 통한 예금토큰 결제를 지원한 바 있다.
미국·일본과 비교하며 “통제 도구 되면 안 돼”
장 대표는 한국의 CBDC 접근을 다른 주요국과 비교했다. 그는 미국이 금융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우려로 소매 CBDC 추진을 막았고,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도 정식 발행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규모 시범사업이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는 국가로 중국, 러시아, 인도를 꼽았다.
그는 “기술은 국민의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며, 국민을 통제하는 권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한국이 이미 세계적으로 앞선 금융·결제 인프라를 갖춘 만큼, 단지 먼저 움직이기 위해 국민의 재산권과 금융정보를 위험에 노출시킬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코인 정책 전반에서도 정부와 충돌
국민의힘은 CBDC 외에 다른 디지털자산 정책에서도 정부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당은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긴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에 반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 발행, 거래소 규율, 투자자 보호, 공시 의무, 보안 기준을 포괄하는 여러 계류 법안을 하나의 틀로 합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회는 지난 8월 일부 가상자산 인플루언서에게 보유 자산과 대가를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고객 자산 보호 강화 및 1거래소-1은행 규정 변경도 함께 검토했다.
한은 “발행 결정 아직 없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4년 임기를 시작하며 CBDC와 예금토큰 관련 작업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취임 연설에서 그는 프로젝트 한강과 국제결제은행(BIS)의 프로젝트 아고라를 한국은행의 디지털 결제 전략 안에 포함시켰다. 다만 2단계에 대한 그의 언급이 소매 CBDC 발행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일반 목적 CBDC 발행 시한을 정하지 않았고, 국민에게 한국은행 직접 계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도매 CBDC, 예금토큰,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서로 다른 정책 범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예금토큰은 토큰화된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이 뒷받침하는 인프라 위에 기록되는 시중은행의 부채이며,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발행사가 보유한 자산에 의존하는 별도 법적 구조를 가진다.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규제받는 은행 컨소시엄이 초기에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