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플립, 트론 메모 조작으로 736K USDT 이중지급 해킹…네트워크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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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플립, 트론 메모 조작에 73만 USDT 도난…90분간 8차례 공격
이용자 전액 보상 약속하며 네트워크 전면 정지, 재가동은 월요일 목표

크로스체인 스왑 프로토콜 체인플립(Chainflip)이 트론(TRON) USDT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해킹으로 736,442.17 USDT(약 9억 9,000만원, 1달러 1,343원 기준)를 도난당했다. 공격자는 이미 서명이 끝난 트론 거래에 새로운 메모(memo)만 덧붙이는 방식으로 같은 예치금을 두 번 지급받는 수법을 썼다. 체인플립은 9월 13일(현지시각) 공식 X 계정과 블로그를 통해 사고를 알리며 네트워크 전체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피해 이용자 전액 보상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보상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떻게 뚫렸나: 이미 서명된 거래에 메모만 바꿔 이중지급
체인플립은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트론 등 여러 블록체인 간 자산을 래핑 토큰이나 전통적 브릿지 없이 네이티브로 교환해주는 크로스체인 스왑 프로토콜이다. 대부분의 지원 체인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의 전용 함수로 스왑 지시를 전달받지만, 트론에서는 거래에 첨부된 메모 필드를 읽어 스왑 지시를 해석하는 방식을 쓴다.
체인플립에 따르면 공격자는 검증자들이 이미 서명을 마친 트론 거래에 새로운 메모를 추가로 붙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시스템은 이 추가된 메모를 별도의 스왑 요청으로 인식했고, 해당 요청이 실패한 것으로 처리되면서 자동으로 환불을 실행했다. 이미 한 차례 지급이 끝난 예치금에 같은 돈이 다시 지급된 셈이다.
체인플립은 트론 블록체인 자체나 USDT 스마트컨트랙트, 테더의 예치 시스템이 뚫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체인플립이 트론 거래 메모를 처리하는 자체 로직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90분 동안 8차례 시도, 6차례 성공…금액은 두 배씩 커졌다
공격은 9월 12일 새벽 시작돼 약 90분간 이어졌다. 공격자는 작은 금액으로 기법이 통하는지 먼저 확인한 뒤 시도할 때마다 금액을 거의 두 배씩 늘려갔다. 총 8차례 시도 중 6차례가 성공해 736,442.17 USDT가 빠져나갔다.
체인플립은 이후 USDT 지급이 잇따라 실패하는 것을 포착하고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조작된 메모를 통해 같은 예치금이 중복 처리된 패턴이 확인되자 네트워크를 즉시 정지시켰다.
도난 금액과 별도로 115,654.41 USDT(약 1억 5,500만원) 규모의 정상 이용자 스왑 요청 하나는 사고 도중 처리되지 못한 채 볼트에 그대로 남아 있다. 체인플립은 이 자금이 도난당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보관돼 있으며 네트워크 재가동 후 정상 처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9월 13일 기준 이 피해 규모와 공격 순서를 독립적으로 검증한 보안 업체의 분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네트워크 전면 정지, 늦어도 월요일 재가동 목표
체인플립은 트론뿐 아니라 지원하는 모든 체인의 스왑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는 취약점에 대한 기술적 수정은 이미 마쳤다고 밝히면서도, 안전한 재가동 절차를 확정하기까지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가동 시점은 늦어도 9월 14일 월요일이 될 것으로 예고됐다.
보상과 관련해 체인플립은 피해 이용자에게 전액을 돌려주겠다고 밝혔지만, 재원을 트레저리 자금이나 프로토콜 수익, 보험성 완충자금 중 무엇으로 마련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재가동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더 자세한 사후 보고서를 내겠다고 예고했다.
체인플립은 탈취된 자금을 추적·회수하기 위해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에 연락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결제 연동사 메이크페이는 자사 X 계정에 체인플립에 “전폭적 지지”를 표한다고 밝히며 힘을 보탰다.
트론 통합 확장 석 달 만에 터진 첫 대형 사고
트론은 지난 6월 중순 체인플립에 정식 통합되며 네이티브 TRX와 트론 기반 TRC-20 규격 USDT를 지원 자산에 추가했다. 체인플립은 이를 역대 최고 흥행 체인 런칭으로 꼽았는데, 통합 첫 30일간 거래량이 2,563만 달러, 스왑 건수는 956건에 달했고 3개월째에는 목적지 유입액이 2,32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TRC-20 USDT는 이번 사고 3일 전인 9월 10일 체인플립의 대출 서비스 ‘체인플립 렌딩’에도 추가된 상태였다.
체인플립에게 이번 사고가 올해 첫 보안 이슈는 아니다. 지난 8월 24일에는 이더리움의 크로스체인 메시징과 환불 로직을 노린 공격 시도를 차단하고 이더리움·아비트럼·트론에서 예치와 견적 제공을 일시 중단한 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로 서비스를 복구한 바 있다. 다만 그때는 이용자 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고, 회사는 이번 사고를 볼트 자금 손실로 이어진 첫 심각한 보안 사고로 규정했다.
9월 들어 크로스체인·브릿지 인프라를 겨냥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비트코인 사이드체인 리퀴드 네트워크에서는 9월 6일 약 3억 2,000만 달러 규모의 페그아웃 사고가 보고됐고, 9월 11일에는 심바이오시스 브릿지에서 검증되지 않은 합성 비트코인 토큰이 대량으로 발행되는 익스플로잇이 발생했다. 체인플립은 공격 도구가 점점 고도화하는 흐름에 대응해 앞으로 보안 테스트에 인공지능 모델 활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인게코 데이터를 인용한 코인가바르에 따르면 9월 14일 기준 FLIP 토큰 가격은 0.3279달러로 24시간 동안 1.4% 올랐고, 시가총액은 2,892만 달러, 24시간 거래량은 5만 7,935.8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