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서 주식 거래...오후 8시까지 가능해진 KRX, 첫날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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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vs NXT 애프터마켓,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한국거래소(KRX)가 애프터마켓을 개장한 첫날 1조8000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이 몰렸다. 기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와 비교하면 거래대금이 더 많았고, 정규장에서 급락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마감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은 1조8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종목에서 1조3252억원, 코스닥 종목에서 4925억원이 거래됐다.

같은 시간 NXT 애프터마켓에서는 1조7896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KRX가 NXT보다 281억원가량 많았으며, 차이는 약 1.6%였다. 두 시장의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을 합치면 3조6073억원으로, KRX가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이번 수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규장 이후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동안 정규장이 끝나면 다음 거래일까지 기다려야 했던 투자자들이 추가 거래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장 마감 이후에도 주식 거래가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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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와 NXT는 모두 정규장 종료 이후 주식을 거래할 수 있지만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KRX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열리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주식 가운데 거래가 제한된 종목을 제외하고 비교적 폭넓게 거래할 수 있다. NXT는 오후 3시40분부터 8시까지 운영되지만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

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는 KRX가, 거래 시작 시간이 빠르다는 점에서는 NXT가 차이를 보인다. 투자자가 어느 시장을 이용할지는 거래하려는 종목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날 시장에서 눈에 띈 것은 반도체 대형주의 추가 하락이었다. 이날 정규장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프터마켓에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정규장 종가인 24만9000원에서 500원 떨어진 24만8500원에 KRX 애프터마켓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에서는 전 거래일보다 4.05% 하락했지만 애프터마켓까지 포함하면 전 거래일 대비 하락률이 4.24%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의 낙폭은 더 컸다. 정규장 종가 169만7000원에서 1만4000원 하락한 168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35% 떨어졌던 주가는 애프터마켓을 거치면서 하락률이 7.12%까지 커졌다.

삼성전기도 정규장보다 낮은 가격으로 장외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종가 133만7000원에서 1만5000원 내린 132만20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하면 5.57% 하락한 수준이다.

SK스퀘어는 애프터마켓에서 가격 변화 없이 정규장 종가인 100만원을 유지했다. 전 거래일 대비 하락률 역시 8.17%로 정규장 마감 당시와 같았다.

대체거래소인 NXT에서도 시장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후 8시 기준 NXT 애프터마켓 거래 종목의 시가총액 증감률은 당일 기준가격보다 3.95% 낮았고, KRX 정규장 종가와 비교하면 0.69% 낮은 수준이었다. 이날 NXT에서 거래된 종목은 603개였다.

투자 주체별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코스콤 체크의 오후 8시 기준 하루 누적 집계에서 코스피 시장의 KRX와 NXT 거래를 합산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조922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관도 1조780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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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규모를 합치면 5조7023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4조227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타법인도 1조4483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이 급락하는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내놓고 개인과 기타법인이 물량을 받아가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시장별로 보면 KRX에서는 외국인이 3조3493억원, 기관이 1조186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3조351억원을 순매수했다. NXT에서는 외국인이 5727억원, 기관이 5934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1조1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정규장 이후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도 크게 증가했다. VI는 주가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움직일 경우 거래를 잠시 멈추고 주문을 모아 일정한 가격으로 다시 거래하도록 하는 장치다. 급격한 가격 변화를 완화하고 투자자들이 주문을 다시 판단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14일 동적·정적 VI 발동 건수는 모두 2037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인 11일 411건과 비교하면 약 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애프터마켓에서 발생한 VI가 많았다. 오후 4시 이전 정규장에서 발생한 VI는 400건이었지만 오후 4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1637건이 추가됐다. 애프터마켓 전체에서 VI가 발생한 종목도 515개에 달했다.

시간대별로는 시장이 막 문을 연 오후 4시대에 변동성이 집중됐다. 이 시간대에만 1312건의 VI가 발생했다. 정규장 마감 이후 새로운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종목의 가격이 크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VI에는 동적 VI와 정적 VI가 있다. 동적 VI는 직전 체결가격을 기준으로 주가가 짧은 순간 급격하게 움직일 때 발동한다. 정적 VI는 직전 단일가 체결가격 등 별도의 기준가격과 비교해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이 움직였을 때 작동한다. VI가 발동하면 일반적으로 2분 동안 주문을 모은 뒤 단일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된다.

이날 국내 증시의 불안한 분위기는 애프터마켓 개장 전부터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54포인트, 3.26% 떨어진 6684.37에 정규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6700선도 내줬다. 코스닥 역시 13.85포인트, 1.69% 하락한 806.79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를 압박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나온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 논의였다.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예상보다 느려질 경우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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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거론됐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운송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물가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해졌다.

반도체주 하락을 두고 실제 기업 실적이 갑자기 악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개발 속도 조절 논의가 AI 개발 자체를 중단하자는 의미라기보다 안전성 검증과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성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도체주 급락이 실적 전망의 급격한 변화보다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련 논의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KRX 애프터마켓 출범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정규장 이후에도 투자자가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첫날부터 1조8000억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장의 관심도 확인됐다. 동시에 개장 직후 VI 발동이 집중되고 주요 반도체주의 추가 하락이 나타난 만큼 정규장 이후 거래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함께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