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향우회장을 5급비서관으로 채용... “연봉 8000만원에 출근 거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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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로비 의혹에 '보은 채용' 의혹까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 향우회장과 그 자녀를 각각 5급 선임비서관과 인턴으로 채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2022 회계연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개요 및 명단'에 김 후보자의 선임비서관으로 A 씨가 이름을 올린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A 씨는 당시 수원 지역의 호남향우회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공직선거법 제87조는 기관·단체가 그 명의나 대표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단체로 종친회, 동창회, 동호인회와 함께 향우회를 명시한다.
A 씨가 김 후보자의 선임비서관으로 이름을 올린 2022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잇따라 치러진 해다. 이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향우회장을 의원실 핵심 직책에 앉힌 것은 향우회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는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씨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을 도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은성 인사라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과거 김 후보자의 의원 사무실에서 근무한 B 씨는 "A 씨가 선거운동으로 공을 세웠다고 보고 보은성으로 5급 선임비서관에 채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 씨는 "A 씨는 채용된 뒤 국회 의원회관에 출근하지 않았다. 지역 사무실에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비치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A 씨의 자녀 역시 김 후보자의 의원 사무실에서 인턴 직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후보자가 A 씨 부녀를 모두 채용한 셈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자신을 도운 향우회장을 5급 선임비서관으로 채용했다며 '보은성 취업'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향우회장으로서 공을 세우고 그 공로로 보은성 취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5급 선임비서관의 연봉은 8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건은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 함께 일한 보좌진이 제보한 내용"이라며 "당시 의원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에 표를 많이 줄 수 있는 세력에게 보은성 취업을 시켜준 것으로,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향우회의 선거 참여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후보자의 분명한 소명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A 씨의 자녀를 보좌진 등으로 채용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공개될 경우 당사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비밀·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측은 A 씨 부녀 채용에 관한 입장을 묻는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하자 김 후보자를 다음 낙마 대상으로 삼아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 후보자에게 로비를 한 의혹을 받는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가 2022년 임상시험 과정에서 국내 환자 93명에게 투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중앙일보 유튜브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당시 코로나19 환자 93명에게 해당 약물을 투약했다고 한다"며 "임상시험 대상자들에게 햄스터가 죽는 약물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무모한 일을 김 후보자가 결국 로비로 만들어준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생명이 위험할 뻔했다"고 성토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93명의 인적사항을 꼭 확인해서 그분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을 반드시 문제 삼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과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올렸다. 김희정 의원은 "햄스터 폐사와 토혈, 심각한 폐 비대증 등 중대한 안전성 정보가 누락된 자료로 임상시험이 승인되고, 결국 국민 93명에게 투약됐다"고 적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독약 로비로 국민 93명을 생체실험했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가족이 연계된 협동조합 문제와 보좌진 보은 취업 논란까지 제기하며 공세의 범위를 넓혔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았다고 적었다. 윤 의원은 "공직자는 실제 특혜가 있었는지만큼이나 특혜를 의심받을 일을 스스로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의혹을 보라. 치정, 로비, 주가조작까지 범죄영화를 방불케 한다"며 "이처럼 하자가 많은 인물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청와대 의중이 공소취소에만 매몰돼 있다는 방증이다. 김 후보자는 공소취소 특임장관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용혜인을 버리고 김승원을 살리겠다는 작전으로 보이는데, 김 후보자는 훨씬 더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며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신약 청탁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도 모자랄 인물이 검찰 지휘권을 쥐락펴락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사법 정의 모독"이라고 적었다. 조 의원은 "김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고, 민주당도 성난 민심을 직시하고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승원은 성폭력을 감싸고, 보완수사권 폐지에 앞장서고, 쥐가 먹고 죽는 약을 사람에게 투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임명 강행은 치명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승원을 밀어붙이면 이재명 정권 끝난다"고 적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촉구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용 후보자가 국회에 입성한 기반이 된 제도다. 나 의원은 "왜곡된 민의를 바로잡고 선거법을 정상화하기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을 조속히 대표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