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데도…홍명보호 이어 모레노호 명단서도 빠진 ‘이 선수’
작성일
손흥민·이강인은 선택했는데...K리그 맹활약 이승우는 왜 떨어졌나
로베르트 모레노(48·스페인)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수(글래스고)와 정승원(서울)이 깜짝 발탁됐고 손흥민(LA FC),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기존 핵심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K리그에서 맹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전북)는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모레노호 1기 승선까지 불발됐다.
30명 꺼내 든 모레노…파격보다 안정 택했다
뉴스1 등 보도에 따르면, 모레노 감독은 14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10월 A매치 4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공개했다.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한 뒤 한국에 머물며 선수들의 경기와 대표팀 자료를 살펴본 모레노 감독이 직접 구성한 첫 명단이다. 기자회견에는 스페인 출신 코치 5명과 조용형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 등 한국인 스태프도 함께 참석했다.

첫 선택은 파격보다 안정에 가까웠다. 총 30명이 발탁된 가운데 기존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2018년부터 대표팀 주장을 맡아온 손흥민을 비롯해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이강인,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변함없이 선택받았다.
올 시즌 K리그1 선두를 달리는 FC서울에서는 정승원과 최준, 구성윤이 이름을 올렸다. 전반기 서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포르투갈 나시오날로 이적한 송민규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로 이적한 기대주 김민수는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박태준(김천)과 김건희(인천)도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새 얼굴과 기존 주축이 조화를 이룬 명단이었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승우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휴식기 이후 5골 2도움…올 시즌 8골 3도움에도 제외

이승우의 탈락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소속팀에서 보여준 경기력 때문이다.
이승우는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만 5골 2도움을 몰아쳤다. 올 시즌 성적은 8골 3도움으로, 지난 시즌 기록한 4골 1도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얼마 전 김현석 울산 감독과 언쟁을 벌여 논란을 빚었지만, 승부 근성과 경기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평가 속에 모레노호 승선 가능성이 거론됐다. 대표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자원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모레노 감독은 이승우 대신 다른 선수들을 택했다. 홍명보호 월드컵 최종 명단 탈락 이후에도 K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쓸어 담았지만 모레노호 1기 합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승우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기간도 다시 길어지게 됐다. 그는 2024년 10월 부상 선수의 대체 자원으로 깜짝 발탁돼 이라크전에 짧게 출전한 이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도 최종 선택 외면…“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간”

이승우는 홍명보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26명을 발표할 당시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라는 배경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출전 경험을 갖춘 만큼 그의 이름은 꾸준히 대표팀과 연결됐다. K리그에 입성한 이후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재승선 가능성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대표팀 2선에는 손흥민과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 등 확고한 주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기에 배준호와 엄지성, 양현준 등 신예 선수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홍 감독은 월드컵 명단 발표 직전까지 이승우의 발탁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선택의 기준은 조직력과 전술적 연속성이었고 이승우는 최종 26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당시 이승우는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대표팀을 향한 응원을 잊지 않았다.
당시 포포투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감독님의 선택을 100% 존중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월드컵에 가서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잘 쉬고 또 도전할 것이다. 계속 아쉬워하고 슬퍼할 시간이 없는 게 우리 직업이다. 이렇게 계속 도전하다 보면 언젠간 되지 않겠나”라며 다시 태극마크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승우는 자신을 둘러싼 관심에 대해서도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부담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의 사람들도 많고, 안타까운 선수들도 있다”며 “나는 오히려 이렇게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월드컵 최종 명단 탈락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던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기록으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모레노 감독의 첫 명단에서도 다시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됐다.
6경기에 달린 정식 감독 여부…모레노호 첫 시험대

모레노호는 오는 21일 첫 소집 훈련을 실시한다. 첫 경기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전이다.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10월 2일에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맞붙고,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모레노 감독에게 이번 4연전은 한국 축구를 파악하는 동시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야 하는 첫 시험대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패한 한국 축구를 재건할 가능성을 보여줘야 정식 사령탑 선임에 가까워질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4연전을 포함해 총 6경기를 지휘하는 조건으로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했다. 축구협회는 6경기의 결과와 훈련 과정 등을 토대로 정식 감독 선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되면 내년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그는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맡은 이유를 묻자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몇 년 전부터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원했다. 한국을 이끄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은 김천 상무가 국군체육부대 산하 축구단이라는 사실까지 파악할 정도로 한국 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선수들의 자료도 이미 충분히 확보해 축구협회에는 중복 선발을 피하기 위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21세 이하 대표팀 명단, 북중미 월드컵 예비 명단만 전달받았다. 별도의 선발 자료를 요청하지 않고 직접 완성한 첫 명단에서 이승우는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하 9~10월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소집명단(30인)
△FW = 손흥민(LA FC·미국), 오현규(베식타스·튀르키예), 조규성(미트윌란·덴마크) 이동경(울산), 오세훈(시미즈 S펄스·일본)
△MF = 황희찬(샬케·독일),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이재성(마인츠·독일), 황인범(FC포르투·포르투갈), 김민수(글래스고·스코틀랜드) 김봉수(대전), 박진섭(저장FC·중국), 박태준(김천), 백승호(버밍엄·잉글랜드), 정승원(서울), 송민규(나시오날·포르투갈)
△DF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독일), 이한범(클럽 브뤼헤·벨기에), 김태현, 조위제(이상 전북), 최준(서울), 김건희(인천),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독일), 조현택(울산), 김태현(가시마앤틀러스·일본)
△GK =김승규(FC도쿄·일본),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 구성윤(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