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성공할까… 모레노호 명단 발표 앞두고 축구팬들 시선 한 번에 쏠린 '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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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호 1기 베일 벗는다… '해외파 주축'에 'K리그 라이징 스타' 조합 나오나

한국 축구가 길었던 혼돈의 시간을 뒤로하고 새로운 지휘봉 아래 첫발을 내딛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이 14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9월과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 4연전에 나설 대표팀 1기 명단을 발표한다.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모레노 감독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최근 2026 북중미 월드컵 여정 속에서 발생한 극심한 혼란과 성적 부진, 이에 따른 수뇌부 퇴진 파동 이후 처음으로 마련되는 공식 대표팀 소집 발표 자리다.

풍파 속 시작된 '모레노 체제'… 사상 첫 공채 선임의 의미

한국 축구는 최근 대대적인 변화의 풍파를 겪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대표팀은 수장 부재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위기를 수습하고 행정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공개채용' 방식을 도입해 성인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여러 해외 지도자 후보군을 검토한 끝에 협회가 선택한 인물은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었다. 협회는 모레노 감독에게 9월과 10월, 11월로 이어지는 A매치 총 6경기의 지휘봉을 맡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임시 사령탑 체제이지만 무너진 대표팀의 기틀을 다시 세우고 선수단을 정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그에게 부여됐다.

모레노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를 두루 경험한 지도자다. 스페인 명문 세계적 클럽인 FC바르셀로나의 수석코치를 거쳐 스페인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및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AS모나코(프랑스), 그라나다(스페인), PFC 소치(러시아) 등 유럽 각국 리그의 팀들을 이끌며 전술적 역량을 쌓아왔다. 과거에도 한국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던 그가 마침내 '임시 사령탑'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베테랑 주축 vs K리그파 신예… '모레노 1기' 명단 어떻게 꾸려지나

축구팬들의 관심은 단연 14일 공개될 '모레노호 1기' 명단에 집중되고 있다.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된 지 불과 2주 남짓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번 명단은 기존 대표팀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일부 변화를 시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토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 뉴스1

우선 대표팀의 핵심 축을 이루던 해외파 주축 선수들은 이번에도 대거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의 핵심이자 주장인 손흥민(LA FC)을 비롯해 중원과 공격을 넘나드는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의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대표팀의 살림꾼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기존 핵심 자원들의 승선은 확실시된다. 짧은 준비 기간 동안 팀의 중심을 잡아줄 이들의 존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 K리그 무대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깜짝 발탁'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K리그에서 눈부신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정승원(FC서울), 김대원(강원FC), 이승우(전북 현대) 등이 새로운 사령탑의 눈도장을 찍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게임 체인저' 이승우의 발탁 여부… 과거 아쉬움 씻어낼까

특히 K리그 팬들과 축구 전문가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인물은 단연 이승우다. 이승우는 최근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음에도 한동안 대표팀 승선과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아 많은 축구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전북 현대모터스와 FC 안양의 경기에서 전북 이승우가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해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전북 현대모터스와 FC 안양의 경기에서 전북 이승우가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승우는 지난 7월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대표팀 발탁 실패에 대한 솔직하고 씁쓸한 심경을 털어놓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서 MC 김국진은 홍 전 감독 체제 당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던 상황을 언급하며 이승우에게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와 심정을 물었다.

이승우는 명단 발표 당시의 초조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회상했다. 그는 "4년 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월드컵 시즌만 다가오면 개인적으로 활약이 좋아지곤 했다"며 "그 덕분에 매번 대표팀에 뽑히느냐 마느냐를 두고 주변에서 말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명단 발표 날에는 선수들도 결과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방송을 지켜봤다"라며 "공격수 부문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제 이름이 나오지 않았고 마지막 남은 공격수 후보가 손흥민, 오현규였다. 미드필더 명단으로 넘어가는 순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바로 TV를 껐다. 그 후 며칠 동안은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고백했다.

사전에 아무런 연락이 없었느냐는 MC 김구라의 질문에는 홍 전 감독이 직접 자신의 경기를 관람하러 현장을 찾았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당시 이승우는 감독이 보는 앞에서 골까지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깊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영광 역시 홍 전 감독의 선발 방식을 향해 소신 발언을 던졌다. 김영광은 "저는 방송이나 사석에서 항상 승우가 대표팀에 발탁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도 결국 뽑히지 않은 이유는 감독의 고집 때문"이라고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김영광은 이승우만의 독보적인 기량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승우는 일반적인 한국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특별한 무기를 가진 선수다. 아프리카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유연성과 고유의 리듬감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나 치열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는 경기 흐름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반드시 필요하다. 승우가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갔다면 분명히 경기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차이를 만들어냈을 것"이라며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이처럼 이전 체제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던 이승우가 새로운 스페인 출신 수장 모레노 감독의 눈사정권 안에 들어 마침내 대표팀 복귀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1기 명단 발표의 최대 관전 요소 중 하나다.

"꿈과 책임감으로 왔다"… 모레노 감독의 출사표와 평가전 일정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모레노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한국 축구를 이끌게 된 설렘과 각오를 솔직하게 전했다.

2024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후반전 대한민국 이승우가 이재성과 교체 투입되고 있다. / 뉴스1
2024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후반전 대한민국 이승우가 이재성과 교체 투입되고 있다. / 뉴스1

모레노 감독은 입국 현장에서 "많은 꿈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에 왔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한국 팬들을 향한 첫인사를 건넸다. 이어 "대표팀을 더 나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가장 먼저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대표팀에 더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단한 다짐을 밝혔다.

새롭게 닻을 올린 '모레노호'는 9월과 10월에 걸쳐 국내에서 치열한 A매치 4연전을 통해 전력을 다질 예정이다.

모레노 감독의 대한민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은 오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이다. 첫 시험대를 치른 모레노호는 사흘 뒤인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이어 다음 달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하고,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아시아의 난적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