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지명 2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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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선언 3일 만에 백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2주일 만인 13일 전격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용 후보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과 국무위원직을 겸직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자진 사퇴 권고를 수용해 결단을 내렸다.

앞서 제기된 가족정당 논란과 언더조직 개입 의혹 등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파행이 빚어진 가운데 결국 여권의 정치적 부담을 해소하고 진보 진영 내 연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자진해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용 후보자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사퇴 입장을 표명했다.

용 후보자는 단상에 올라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 지명 직후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가 있었음을 거듭 시사했다.

용 후보자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 실현과 연대의 정신으로 장관 후보자 지명을 수락했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남은 의혹들 역시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제기된 논란들이 법적 도덕적 결격 사유라기보다는 야당의 정치적 공세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현실적인 정치 구도를 고려해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용 후보자의 결정적 사퇴 배경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경한 만류와 사퇴 권고가 핵심적으로 작용했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 신분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고조되자 여당 지휘부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용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구체적인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헌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명시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정당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의원이 행정부의 장관직을 겸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거부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겸직 강행 의지를 밝히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던 입장을 불과 3일 만에 번복할 만큼 여권 내부의 압박이 거셌음을 방증한다.

사퇴 결단은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간의 연대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거시적 판단도 포함됐다.

용 후보자는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민주 진보 진영 내 연대 정신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불거진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활동 및 급여 수령을 둘러싼 이른바 가족정당 논란과 언더조직 의혹 등은 국회 내 여야의 극심한 대립을 낳았다.

특히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증인 채택과 청문회 일정 합의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10일 예정됐던 전체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18일 청문회를 적법하게 개최하기 위해서는 5일 전인 13일까지 증인 출석요구서가 대면으로 송달돼야 했으나 상임위 파행으로 물리적인 청문회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진 벼랑 끝 상황도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용 후보자가 전격 낙마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2기 개각 인사청문회 정국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여당은 국정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정권 전체의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악재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꼬리 자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함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의 쟁점은 자연스럽게 다른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관련 부당 청탁 의혹과 가족의 사회적협동조합 고액 급여 수령 논란에 휩싸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파상 공세가 한층 매서워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