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원, 노동당 반대 뚫고 194대138로 디지털자산 국가전략 의무화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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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상원, 194대138 표결로 재무부의 디지털자산 국가전략 수립 의무화
노동당 반대에도 보수·자민당 연합 승리··· 법안은 하원 재심 앞둬

영국 상원(House of Lords)이 정부 안을 뒤집고 재무부에 디지털자산 국가전략 수립을 의무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9월 9일(현지시각) 금융서비스시장법(Financial Services and Markets Bill) 보고 단계 표결에서 상원 의원들은 194대138로 이 개정안을 승인했다.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의원들이 손을 잡고 노동당의 거의 단일한 반대 표를 눌렀다.
개정안을 발의한 사람은 보수당 소속의 전 재무부 장관 넬빌-롤프 남작(Baroness Neville-Rolfe)이다. 그는 알트린챔 경(Lord Altrincham), 자유민주당 소속 크레이머 남작(Baroness Kramer)과 함께 이 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번 표결로 패배했지만, 법안은 아직 법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194대138, 56표 차 이변의 내용
이번에 통과된 것은 개정안 88호다. 재무부는 법안이 국왕 재가를 받은 뒤 12개월 안에 디지털자산 규제·육성 전략을 마련해 공개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원안 46조 뒤에 추가된 이 조항은 개정된 법안에서 50조 “디지털자산전략”으로 명시됐다.
전략이 다루는 범위는 암호화자산과 적격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토큰화 증권, 그 밖의 디지털·토큰화 금융자산과 관련 디지털 금융시장 인프라다. 표결에서는 보수당·자유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의 찬성표를 냈고, 노동당 의원 12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12개월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
전략에는 은행 접근성 문제가 핵심 항목으로 포함됐다. 노스우드의 레인저 경은 토론 과정에서 등록·규제를 모두 마친 기업조차 은행 계좌를 열거나 결제·정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실질적 장애물로 지적했다. 재무부는 은행이나 결제업체가 위험을 개별적으로 따지지 않고 일괄 거절하는 방식이 경쟁과 혁신, 합법적 시장 참여에 미치는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
재무부는 소비자 보호, 시장 건전성, 금융 안정성, 영국의 국제 경쟁력, 다른 국가의 규제 동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전략 수립 과정에는 영국 중앙은행, 건전성감독청, 금융행위감독청과 업계 대표들이 참여하며, 재무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다른 당사자도 포함될 수 있다.
넬빌-롤프는 지난 7월 위원회 토론에서 “정부는 토큰화가 영국이 세계적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분야라고 반복해서 말해왔다. 나도 동의하지만, 그것은 야망이지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이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통합된 정책 틀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크리스 홈스 경은 “영국이 단순히 디지털자산을 규제하는 것인지, 디지털자산 경제를 구축하는 것인지”를 물었고, 이 발언은 영국암호화자산기업협의회가 표결 다음날 목요일 이를 반기며 다시 인용했다.
정부 “이미 하고 있다”··· 노동당은 왜 반대했나
노동당 정부는 법안에 별도 조항을 넣는 데 반대해왔다. 투자담당 재무장관 스톡우드 경은 7월 토론에서 정부가 이미 암호화폐 규제와 도매시장 디지털화, 토큰화, 결제 인프라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도매금융시장디지털전략과 크리스 울러드를 도매디지털시장 챔피언으로 임명해 부문 간 태스크포스를 꾸린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FCA는 이미 6월 암호화자산 규정을 확정했다. 인가와 커스터디, 시장남용 방지, 스테이블코인 요건을 담은 이 체계는 2027년 10월 25일 시행된다. 기업들이 인가를 신청하는 게이트웨이는 9월 30일 열려 2027년 2월 28일까지 운영된다. 영국 중앙은행도 결제나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별도의 시스템적 스테이블코인 체계를 마련해뒀다.
스톡우드는 “기존 전략과 진행 중인 작업이 가장 효과적인 진로를 제공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FCA와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디지털증권샌드박스와 토큰화 관련 공동 의견 수렴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개정안 88호를 지지한 의원들은 이런 개별 작업들이 규제와 인프라, 은행 접근성, 디지털자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상위 전략 없이 흩어져 있다고 맞섰다.
하원 재심 앞두고··· EU·미국과 격차 우려
이번 개정안은 아직 법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법안은 상원에서 9월 15일 3차 독회를 거칠 예정이며, 이후 하원으로 돌아가 하원 의원들이 상원의 수정 내용을 수용·수정·거부할 수 있다.
레인저 경은 토론에서 미국의 GENIUS 법과 클래리티 법을 경쟁 금융 중심지들이 디지털자산 정책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증거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명한 GENIUS 법은 달러 연동 토큰에 대한 연방 차원 틀을 마련했다. 클래리티 법은 지난해 7월 하원에서 294대134로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탈중앙화금융과 스테이블코인 수익, 윤리 조항을 둘러싼 이견으로 멈춰 있으며 절차적 표결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다.
EU의 암호화자산시장법은 2024년 12월 30일부터 서비스 제공업체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영국이 미국과 EU에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이번 개정안 통과의 배경으로 거듭 언급됐다. 은행권과 금융 인프라 업계에서는 토큰화 예금, 디지털 담보, 블록체인 정산 시스템에 대한 실험이 이미 진행 중이어서 소유권과 커스터디, 최종 정산에 관한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