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뱅크, 미국 진출과 동시에 예금을 USDC로 바꿔 35개국에 무료 송금한다
작성일
누(Nu), 美 진출하며 예금 3.5% 이자·스테이블코인 35개국 송금 동시 공개
자체 은행 인가는 조건부 승인 단계…2027년 정식 운영 목표

브라질에서 시작한 디지털은행 누가 9월 10일(현지시각)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은행 리드뱅크(Lead Bank)와 손잡고 연 3.50%의 이자를 주는 예금 계좌와 신용카드를 내놓았고, 동시에 해외송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하는 다국적 계좌 ‘누 글로벌(Nu Global)’도 함께 공개했다. 예금을 달러·유로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C와 EURC로 전환해 35개국 이상에서 수수료 없이 돈을 주고받는 구조다. 미국 자체 은행 인가는 아직 조건부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리드뱅크 통해 미국 진출…예금계좌 연 3.5%부터
누는 아직 미국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가입 은행인 리드뱅크와 제휴해 예금 계좌와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누 계좌는 매일 이자가 계산·지급되는 연 3.50%의 변동 수익률을 제공하며, 메탈 소재 체크카드와 즉시 인출 가능한 저축 목표 기능이 포함된다.
국내·해외 송금은 몇 분 안에 무료로 처리되며, 해외송금은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부터 우선 지원한다. 누는 향후 누 신용카드를 함께 쓰며 직전 34일 안에 카드 결제 3건 이상을 채우는 고객에 한해 최대 1만 달러 저축 목표 잔액에 대해 이자를 연 4.50%까지 올려주겠다고 밝혔다. 1만 달러를 넘는 금액은 기본 금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신용카드는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발급하며 연회비가 없고 구매액의 1.5%를 무제한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조건을 채우면 캐시백률을 2%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자격 요건과 적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카드에는 마스터카드 월드 엘리트 혜택과 메탈 카드가 함께 제공된다.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넘는 송금을 대신한다
누 글로벌은 예금을 그대로 은행 계좌에 두지 않고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또는 유로 연동 스테이블코인 EURC로 바꿔 보관하는 구조다. 누는 USDC 잔액에 연 3.50%, EURC 잔액에 연 2.20%의 변동 일일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이 수익률이 어떤 방식으로 창출되는지와 어느 법인이 스테이블코인을 보관하는지, 예금보험 적용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계좌 이용자는 국제 결제용 가상 마스터카드도 받는다. 누는 이 카드로 해외 결제 시 환율 마진 없이 경쟁력 있는 환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원국 간 송금에는 서비스 수수료가 없다.
초기 지원국은 유럽연합 상당수 국가와 중남미 일부로 확인된다. 크립토뉴스가 인용한 시장 목록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칠레·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온두라스·파라과이·페루·우루과이가 포함됐고, 유럽에서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스위스·스웨덴을 비롯해 20개 이상 국가가 대상이다.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미국과의 연동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될 예정이다. 계좌 이용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부 디지털자산을 보유·거래할 수도 있지만, 전체 거래 가능 자산 목록이나 수탁 구조, 수수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은 자사 계정을 통해 “누는 1억4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한 세계 최대 디지털 금융 플랫폼 중 하나”라며 자사 스테이블코인이 누 글로벌에 통합된다고 알렸다.
자체 은행 인가는 아직 조건부…2027년 목표
누는 지난해 9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국법은행 설립을 신청했고, OCC는 올해 1월 29일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조건부 승인은 은행 설립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일 뿐, 독립적인 은행 영업을 허가하는 것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와 FDIC의 추가 승인이 남아 있다.
누는 지난 1월 승인 발표 당시 12개월 안에 자본금을 확충하고 18개월 안에 은행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미국법인 최고경영자 크리스티나 준케이라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이 2027년부터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자체 인가가 나오기 전까지 예금과 카드 발급은 모두 리드뱅크 이름으로 이뤄진다.
라틴아메리카 1억4000만 고객 기반으로 미국 공략
누는 출시를 마이애미의 누 스타디움에서 발표했다. 리프레시마이애미에 따르면 현장에는 100명 이상이 모였고, 유튜브 생중계에는 1만4000대 이상의 기기가 접속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벨레즈(David Vélez)는 “13년 전 상파울루의 작은 집에서 시작한 일의 다음 장”이라며 “라틴아메리카에서 1억4000만 명이 넘는 열성 고객으로 이 가설을 증명한 뒤, 핵심 지역을 넘어 우리의 논지를 실행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누는 멕시코에는 2018년, 콜롬비아에는 2021년 진출해 각각 사업을 키웠다. 리프레시마이애미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현재 1600만 명 이상이 누를 이용한다. 벨레즈는 이날 행사에서 누가 그동안 고객들에게 은행 수수료 절감 효과로 280억 달러를 아껴줬고, 은행 업무에 들었을 시간 77년을 절약해줬다고 추산했다.
준케이라는 미국에 살거나 일하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고객들이 오래전부터 미국 진출을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도 남플로리다로 이주한 뒤 자녀 넷과 함께 살면서 자신의 모기지를 담당하던 같은 미국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언제든 전화로 실제 사람과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서비스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라파 집계에 따르면 누는 2분기 순이익 10억 6,000만 달러(약 1조 4,257억 원, 1달러 1,345원 기준)를 기록했고, 미국 출시 발표 이후 주가는 최대 1.6%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