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산모 병상 찾기, 카톡 한 통으로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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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 13개 병원 연결한 24시간 진료협력망으로 공공혁신상 수상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고위험 임산부가 발생했을 때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 병상과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던 절차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활용한 실시간 소통 방식으로 개선됐다.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6 카카오 공공혁신 어워즈’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 전남대병원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6 카카오 공공혁신 어워즈’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 전남대병원

전남대학교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가 구축한 ‘모자의료 진료협력기관 핫라인’이 응급 산모의 신속한 전원과 치료를 돕는 지역 의료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6 카카오 공공혁신 어워즈’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 병원마다 돌리던 전화, 이제는 ‘단톡방 핫라인’으로

이날 시상식에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0개 수상기관 관계자와 카카오 관계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카카오는 올해 처음 마련한 공공혁신 어워즈를 통해 혁신성, 성과, 공공성, 확산성,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9개 부문에서 30개 기관을 선정했다.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의 핫라인은 사회문제 대응 분야 우수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별도의 대규모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지 않고 의료진에게 익숙한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해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 속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광주·전남 13개 병원, 24시간 진료협력체계 가동

‘모자의료 진료협력기관 핫라인’은 보건복지부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에 따라 2025년 5월 구축됐다. 전남대병원이 광주·전남 권역의 대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조선대학교병원과 순천현대여성아동병원이 중증치료기관으로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내 10개 분만의료기관이 참여하면서 모두 13개 의료기관이 24시간 진료협력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나 신생아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참여기관들이 단체채팅방을 통해 병상과 진료 가능 여부, 기관별 공지사항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고위험 임산부의 전원이 필요할 경우 의뢰 의료기관이 여러 병원에 순차적으로 연락해야 했다. 환자의 상태를 병원마다 다시 설명하고,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전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으면 또 다른 의료기관에 연락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응급상황에서는 이 같은 절차가 산모와 신생아의 치료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동일한 환자 정보를 여러 차례 설명해야 해 업무 부담이 컸고, 각 병원의 당일 병상과 진료 여건을 한눈에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구축하는 대신 의료진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선택했다.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의료기관 간 연락과 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통로를 단순화한 것이다.

◆ 텍스트·사진으로 환자 정보 공유…문의 건수도 증가

핫라인 단체채팅방에서는 참여기관의 공지사항과 당일 진료 및 수용 가능 상황을 공유한다. 특정 환자의 상세한 전원 상담은 1대1 채팅을 통해 진행해 신속한 협력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고려했다.

의뢰기관은 환자의 상태와 검사 결과 등 필요한 정보를 텍스트나 사진으로 전달할 수 있다. 수용기관은 구두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달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한 뒤 수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의료진 간 정보 전달 방식이 간편해지면서 진료협력 문의도 늘었다. 핫라인 운영 이후 문의 건수는 2025년 5월 18건에서 2026년 7월 44건으로 증가했다. 월 문의 건수가 약 1.7배 확대된 것으로, 참여기관들이 핫라인을 실제 응급 전원과 진료협력에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핫라인은 단순한 연락 창구를 넘어 지역 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환자 상태를 신속히 공유하면 중증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수용 여부를 빠르게 검토하고, 적절한 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과정이 한층 원활해지는 구조다.

특히 고위험 임산부는 임신 주수와 산모의 상태, 태아의 건강, 필요한 처치 수준에 따라 진료기관을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산모와 신생아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의료기관 간 사전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 광양 29주 임산부, 핫라인 통해 신속 전원

핫라인의 효과는 광양에서 발생한 29주 고위험 임산부의 응급 전원 과정에서 실제로 확인됐다. 해당 환자는 의료기관 간 핫라인을 통해 환자 상태와 수용 가능 여부가 빠르게 공유되면서 광양에서 전남대병원으로 신속하게 연계됐다.

전남대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응급처치와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고, 산모는 1,140g의 미숙아를 출산했다. 이후 산모와 신생아는 전남대병원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응급상황에서 병원 간 정보 전달과 수용 여부 확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전원이 필요한 환자를 어느 병원으로 이송할지 신속하게 결정하지 못하면 치료가 지연될 수 있지만, 핫라인을 통해 참여기관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전원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다.

전남대병원은 이번 사례를 비롯해 핫라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기관 간 협력체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지역 내 분만의료기관과 중증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방희영 전남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장은 “이번 핫라인의 핵심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응급상황에서 병원 간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환자가 적절한 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기존 진료협력 방식을 개선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참여기관 간 정보 공유와 진료협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핫라인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의료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이번 공공혁신상 수상을 계기로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 모델을 더욱 발전시킬 방침이다. 카카오톡이라는 친숙한 소통 수단을 활용한 이번 시도가 고위험 산모의 안전을 높이고, 광주·전남 지역 모자의료 전달체계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