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 만드는 리믹스로 아티스트가 번다…음악 업계 이 기업의 대담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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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G, 일레븐랩스와 다년 계약…AI 음악 플랫폼 공동 개발
팬이 카탈로그 곡으로 리믹스·매시업하고 아티스트는 보상받는다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이 AI 음성·음악 스타트업 일레븐랩스(ElevenLabs)와 다년 전략적 협약을 맺고, 아티스트 카탈로그를 기반으로 한 AI 음악 플랫폼을 새로 만든다. 두 회사는 9월 10일(현지시각) 이 같은 계약을 공동 발표했다. 팬들이 참여 아티스트의 곡을 리믹스·매시업하고 새로운 트랙 해석과 개인화된 보컬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이 핵심이다. 일레븐랩스가 메이저 음반사와 맺은 첫 계약이다.
무엇이 달라지나: 리믹스·매시업·개인화 보컬
새 플랫폼은 아직 개발 중이며 이름과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UMG와 일레븐랩스가 낸 공동 보도자료에 따르면 참여 아티스트·송라이터의 음악을 기반으로 팬들이 리믹스와 매시업, 새로운 트랙 해석, 개인화된 보컬 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이 플랫폼은 일레븐랩스가 이미 운영 중인 음악 제품들과는 별도로 제공된다. 일레븐랩스는 개발자·기업이 API로 이용하는 스튜디오급 음악 모델 ‘뮤직 API(Music API)’와 보컬·악기·스타일 등을 세밀하게 조정해 곡을 만드는 앱 ‘일레븐뮤직(ElevenMusic)’을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 새 플랫폼은 이 두 제품과 구분된 별도 서비스로 개발된다.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이 창작 소프트웨어는 아직 이름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구체적 출시 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
루시안 그레인지 UMG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AI와 음악이 만들어낼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은 아티스트와 송라이터, 팬을 중심에 두는 것”이라며 “책임감 있는 AI는 발견을 자극하고 아티스트와 팬의 교감을 깊게 하며 창작 커뮤니티에 새로운 수익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마티 스타니셰프스키 일레븐랩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UMG의 글로벌 커뮤니티와 권리 관리 전문성에 우리의 AI 모델과 제품을 결합해 아티스트와 송라이터가 팬을 위한 강력한 새 경험을 만들고 공정하게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 버지(The Verge)는 이번 보도자료에 향후 추가 제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계약에는 새 플랫폼 외에도 향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아티스트와 팬을 위한 추가 제품과 경험을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레븐랩스, 음성 AI에서 음악으로 영역 확장
일레븐랩스는 올해 초 시리즈D 투자에서 5억 달러(약 6,700억 원, 1달러 1,339원 기준)를 유치해 기업가치 110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는 직원 대상 1억 달러 규모 텐더오퍼를 기업가치 66억 달러로 진행한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2022년 출범한 이 회사는 해즈브로 캐릭터군 같은 음성·지적재산권 라이선싱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 분야에서도 이미 발을 들였다. 일레븐랩스는 가수 라이자 미넬리, 아트 가펑클 등과 AI 생성 음악 아티스트가 함께 만든 오리지널 곡 모음 ‘일레븐 앨범’ 1집을 스튜디오급 작곡이 가능한 AI 모델과 함께 내놨고, 4월 2집을 냈다.
UMG는 이미 리믹스 도구 후크, AI 음악 생성기 우디오와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다만 일레븐랩스와의 협약은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함께 만드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계약들과 다르다.
소송 중인 수노, 협력 중인 일레븐랩스…엇갈리는 UMG의 AI 전략
UMG는 AI 음악 생성 기업 수노를 상대로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저작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일레븐랩스와의 발표는 수노가 워너뮤직그룹, 빌리브, BMG의 지원을 받아 레이블과 함께 만든 첫 모델을 내놓은 지 하루 뒤에 나왔다.
몇 달 전에는 UMG를 포함한 메이저 레이블 연합이 전 세계 차트에서 이른바 ‘AI 슬롭’ 트랙을 배제해야 한다고 공동으로 요구한 바 있다. AI 생성 음악을 둘러싼 업계의 태도는 소송과 협력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워너뮤직그룹이 2024년 우디오를 상대로 낸 소송을 비롯해 레이블과 AI 기업 간 여러 법적 분쟁은 결국 합의와 라이선싱 계약으로 마무리된 사례가 많았다. UMG와 일레븐랩스의 계약 역시 소송이 아닌 라이선싱과 공동 제품 개발을 선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