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26만2605명에게 1인당 평균 136만원씩 환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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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의료비 걱정 때문에 치료 포기하지 않도록 마련된 의료 안전망"
지난해 병원비 지출이 많았다면 돌려받을 돈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진료분에 대한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환급을 시작했다. 대상은 226만2605명, 환급 규모는 3조760억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약 136만원꼴이다.

박현아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비지원실장이 11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본인부담상한제와 환급 방법을 설명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제도다. 1년 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받고 환자가 부담한 금액이 소득 수준에 따라 정해진 상한액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건강보험공단이 돌려준다. 박 실장은 "국민이 과도한 의료비 걱정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마련된 의료 안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도입돼 20년 넘게 시행돼왔지만 의료비가 많이 드는 사람 위주로 지급되다 보니 건강한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도이기도 하다.
올해 환급 규모는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2조7920억원보다 10.2% 늘었다. 대상자도 213만5776명에서 226만2605명으로 5.9% 증가했다. 수혜자는 2021년 174만9831명에서 지난해 226만2605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지급액은 2조3860억원에서 3조76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박 실장은 규모가 커진 배경으로 "고령자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료를 이용하는 국민이 늘면서 본인부담금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거나 장기간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본인부담상한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정해진다. 연평균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을 7개 구간으로 나눈다. 소득이 낮을수록 상한액도 낮다. 2025년 진료분 기준 상한액은 가장 낮은 구간이 89만원, 가장 높은 구간이 1074만원이다. 소득이 낮은 사람은 그만큼 적은 의료비를 써도 환급 대상이 될 수 있다.

혜택은 저소득층과 고령층에 집중됐다. 소득 하위 50% 이하 대상자가 201만6503명으로 전체의 89.1%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2조3556억원으로 전체 지급액의 76.6%다. 65세 이상은 131만761명이 2조596억원을 받아 대상자의 57.9%, 지급액의 67%를 차지했다. 지난해 부모가 입원이나 수술을 했다면 환급 대상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환급 대상으로 확정되면 공단이 안내문을 순차적으로 보낸다. 박 실장은 "226만명에게 한꺼번에 안내문을 보내면 상담에 한계가 있어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안내한다"고 말했다. 안내문을 받지 못했더라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공단 홈페이지나 '건강보험 25시' 모바일 앱, 고객센터(1577-1000), 가까운 공단 지사에서 대상 여부와 금액을 조회하면 된다. 전자문서는 네이버, KT, PASS, 카카오톡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대상인데도 안내문을 받지 못하고 신청하지 않으면, 공단 지사 직원이 직접 전화로 안내하기도 한다.
환급을 받으려면 본인이 신청해 계좌를 등록해야 한다. 다만 '지급 동의 계좌'를 미리 등록해 두면 초과금이 생겼을 때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입금된다. 이번에 지급 동의 계좌를 등록한 131만2819명은 신청 절차 없이 지난 2일부터 자동으로 환급받고 있다. 장기간 진료로 매년 대상이 되는 사람은 한 번만 등록해 두면 이후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신청서의 지급 동의 계좌란에 체크하면 앞으로 발생하는 초과금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환급 신청 기한은 안내문 발송일로부터 3년이다. 과거에 대상이었는데도 계좌가 없어 받지 못한 돈이 있다면, 3년 이내라면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 박 실장은 "언제라도 못 받은 금액이 있으면 3년 이내에는 지급한다"고 말했다. 1~2년 전 의료비를 많이 쓰고도 환급받은 기억이 없다면 공단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병원비를 많이 냈다고 모두 환급되는 것은 아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 중 환자 본인부담금만 대상으로 한다. 비급여 진료비는 제외된다. 일정 기준을 넘는 MRI·초음파 등 선별급여, 임플란트, 2·3인실 입원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은 금액도 빠진다. 박 실장은 선별급여에 대해 "치료적 필요성은 있으나 전체 국민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하는 항목"이라며 기준 범위를 넘는 MRI·초음파는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으로 다음달 8일부터 달라지는 점도 있다. 건강보험료나 관련 징수금을 체납한 경우 초과금에서 체납액을 먼저 빼고 지급한다. 예를 들어 환급금이 100만원이고 체납액이 30만원이면 30만원을 공제한 뒤 70만원을 받는다. 그동안은 체납액 충당에 동의한 사람에 한해서만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동의가 없어도 자동으로 공제된다.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환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개인별 상한액은 진료를 받은 해의 연평균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직장가입자의 연말정산이나 지역가입자의 소득·재산 변동이 확인되는 시점이 이듬해 7월쯤이라 진료 직후 곧바로 지급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1년 치 의료비를 다음 해 8월 이후 정산해 돌려주는 '사후환급' 방식이 적용된다. 연 1회 정산 구조라 사람에 따라 환급까지 최대 20개월가량 걸릴 수 있다.
다만 모두가 다음 해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료 연도 중이라도 한 병원에서 낸 본인부담금이 그해 최고 상한액을 넘으면 환자가 부담하지 않고 병원이 공단에 직접 청구하는 '사전급여' 방식이 적용된다. 최고 상한액은 2026년 기준 1096만원이다. 한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받아 부담이 큰 경우는 사전급여, 여러 병원을 이용한 경우는 대체로 사후환급 대상이 된다.
보이스피싱도 조심해야 한다. 박 실장은 "공단은 환급금 지급을 위해 비밀번호나 금융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를 요구하는 문자나 전화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큰 병으로 치료비 부담이 큰 사람을 위한 제도도 있다. 암이나 희귀질환, 중증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본인부담금을 0~10%까지 줄여 주는 '산정특례' 제도다. 자신이 대상인지 함께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