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한동훈 관련 총리실 직원 사찰 의혹에 “다 각자의 생각으로 볼 수 있다”
작성일
1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서 발언

국무총리실 소속 공무원이 야당 의원의 공식 기자회견장에 신분을 숨긴 채 개입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성숙 국무총리가 해당 직원의 일탈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총리는 1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한 총리실 직원의 부적절한 질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국무조정실 1차관을 의원실로 보내 사과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야당이 제기한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국회 로텐더홀서 벌어진 총리실 직원의 신분 위장 논란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한 의원의 긴급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 지휘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때 취재진 사이에 섞여 있던 한 남성이 한 총리의 입장을 옹호하며 한 의원을 공격하는 질문을 던졌다.
한 의원이 매체를 묻자 이 남성은 "일반인입니다"라고 대답하며 공직 신분을 숨겼다.
하지만 해당 남성은 언론사 기자가 아닌 국무총리실 소속 기획과장인 이 씨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한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자인 척하다 일반인이라고 거짓말을 한 기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열린 외교 통일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의원은 한 총리에게 대정부 질의를 준비하기 위해 기자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총리를 옹호하고 저를 공격하는 질문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 사찰하느냐며 기자인 척 와서 일반인이라고 거짓말하고 총리를 옹호하는 질의를 하는 건 적절하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한성숙 총리의 대국민 사과와 텔레그램 지시 의혹 부인
파장은 11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본회의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와 과거처럼 총리실 산하 사찰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구심 해소를 요구하자 한 총리는 "사찰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부인했다.
한 총리는 "공직자로서 야당 국회의원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일반인이라고 답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서도 한 의원과 국민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송 의원이 재차 사과를 요구하자 한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선 10일 제기된 총리 직접 지시 의혹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당시 한 의원은 이 씨가 스마트폰으로 34명이 참여한 '총리님 플러스 주요 간부방'이라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조작하는 사진을 화면에 띄우며 한 총리의 지시 여부를 추궁했다.
이에 한 총리는 해당 텔레그램 대화방에 속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의 기자회견 개입을 직접 시킨 적은 없다며 배후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사찰 의혹에 대한 선 긋기와 총리실의 사후 조치
한 총리는 해당 직원의 개인적 일탈에는 거듭 유감을 표하면서도 이를 국가 기관의 조직적인 사찰로 규정하는 프레임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사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찰했다는 식의 의혹 제기를 하고 또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한 총리는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 총리는 "여러 사람들이 다 각자의 생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명확하게 사찰이라는 단어가 왜 여기서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불필요한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총리실은 즉각 수습 절차에 돌입했다.
한 총리는 "국회의장실에도 가서 설명했고 지금 아마 한동훈 의원실에 1차관이 가서 사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중 경고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들도 정리 중"이라고 밝히며 내부 공직 기강 확립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