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작” “완전한 걸작” “압도된다” 미국서 반응 쏟아지는 한국영화

작성일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하며 미국서 순항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를 본 북미 관객들이 "올해 최고의 영화", "완전한 걸작"이라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개봉 첫날 할리우드 대작들을 제치고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데 이어 현지 관객의 입소문도 순항하는 모양새다.

'호프' 스틸
'호프' 스틸

10일(현지시각)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호프'는 평론가 지수(토마토지수) 80%, 관객 지수(팝콘지수) 77%를 기록 중이다.

관객 호평은 액션과 오락성에 집중됐다. 한 관객은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예상하지 못한 유쾌한 블록버스터에 훌륭한 액션이 가득하다"고 적었다. 다른 관객은 "완전한 걸작이다. 액션 장면이 흠잡을 데 없었다"며 "지금까지 본 2026년 최고의 영화"라고 했다.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앉아서 보라"는 짧은 평도 눈에 띄었다.

큰 화면에서 봐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관객은 "거의 세 시간에 이르는데도 지루한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도입부에서는 심장이 뛰었다"며 "아이맥스로 본 놀라운 영화적 경험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객은 "이건 대형 화면을 위한 영화다. 극장에서 꼭 보라"고 권했다. "숨 막히는 롤러코스터", "지루할 틈이 없다. 극장이란 바로 이런 경험을 위해 존재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관객은 "'오징어 게임'과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합쳐 놓은 듯하다. 서스펜스와 공포, 액션이 모두 담긴 올해의 숨은 수작"이라고 했다.

'호프' 스틸
'호프' 스틸

의외의 유머를 꼽은 관객도 적지 않았다. 한 관객은 "이렇게 웃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올해의 걸작 중 하나"라고 했다. "생각보다 훨씬 웃겼다. 정말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속편을 바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관객은 "극장에서 이렇게 즐겁게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더 큰 예산으로 만든 속편이 나오길 바란다"고 적었다.

한 관객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예측 가능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좋았다. 액션이 미쳤다"고 적었다. 다른 관객은 "긴장감과 오락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영화는 바로 이런 맛에 보는 것"이라고 했다. "관객을 억지로 끌고 가지 않고 불필요한 설명도 없다. 그저 즐겁게 해 준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객은 "인간 캐릭터들이 입체적이어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 극장 전체가 웃음과 탄성으로 가득했다"고 했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유머와 액션, 그리고 마지막 대결에 압도될 것"이라는 평도 있었다.

'호프' 스틸
'호프' 스틸

평단에서도 호평이 나왔다. 영국 영화 매체 엠파이어는 '호프'를 올해 가장 대담하고 별난 영화로 꼽았다. 이 매체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이토록 가속 페달을 세게 밟은 영화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크리처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는 전반부의 연출, 뒤이어 펼쳐지는 액션의 완성도를 장점으로 들었다. 조인성과 정호연이 직접 소화한 말과 자동차를 오가는 추격 장면을 두고는 어떻게 찍었는지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엠파이어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감독의 또 하나의 광기 어린 비전이라며 나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관객 호평은 흥행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호프'는 지난 9일 미국과 캐나다 1560개 극장에서 개봉해 프리뷰 수익을 포함해 약 110만 달러(약 14억8000만 원)를 벌어들였다. 이날 박스오피스 1위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로 2312개 극장에서 126만2245달러를 기록했다. '호프'는 3520개 극장에서 100만1745달러를 올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제치고 2위에 진입했다.

극장 수 대비 성적은 이날 개봉작 가운데 가장 좋았다. '호프'의 극장당 평균 매출은 705달러로, 이날 집계된 작품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개봉일 매출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2007년 북미 개봉 첫날 2277개 극장에서 160만2000달러를 벌어들인 바 있다. 한국어 영화로는 '기생충' 이후 가장 넓은 규모의 북미 개봉이기도 하다.

'호프'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마을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면서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리고 주민이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주연을 맡았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해외 배우도 출연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다. 상영 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북미를 비롯한 영미권 배급은 '기생충'을 현지에 선보였던 네온(NEON)이 맡았다. 네온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등 화제작의 북미 배급을 담당해 온 배급사다. '호프'는 한국 영화 해외 선판매 사상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며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및 권역에 선판매됐다. 이를 통해 순제작비의 절반 수준을 개봉 전에 조기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 스틸
'호프' 스틸

국내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호프'는 지난 7월 15일 국내 개봉해 지난 9일까지 누적 관객 454만7018명, 약 4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국내 극장 흥행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호프'는 처음부터 국내 시장만을 겨냥한 작품이 아니었다. 해외 선판매와 북미 흥행을 통해 국내에서 채우지 못한 수익을 만회할 여지가 남아 있다.

'호프'는 대만(9월 4일)과 북미를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홍콩,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순차 개봉한다. 현지 평단의 관심이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개봉 첫 주말 성적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