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 겨냥 "엄정한 책임 물어야"
작성일
해킹 고도화 시대, 국가안보 관점의 전사회적 보안역량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티빙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기업의 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언급했다. 그는 “4천만개가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 대해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사건 경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기업은 보안의 취약점을 사전에 확인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관계 기관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를 막는 조치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유출된 개인 정보를 악용한 2차 범죄 예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티빙의 데이터베이스에 비인가 접근이 발생해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성별, 연계정보와 중복가입 확인정보,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티빙 사고는 실제 이용 중인 계정뿐 아니라 휴면 및 탈퇴 계정까지 유출 대상에 포함되면서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활성 계정 약 2206만개, 휴면 계정 약 850만개, 탈퇴 계정 약 887만개가 포함됐다.
중복을 포함한 전체 유출 계정은 3954만개로 집계됐다. 유출된 정보는 아이디와 이름, 비밀번호,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생년월일, 연계정보 등 20개 항목 70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개별 기업의 보안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개인 정보는 공동체의 신뢰 유지와 안정적인 사회 운영의 토대”라며 “더군다나 인공지능의 발달로 해킹 수법이 고도화되고 공격 대상도 보험사, 금융기관, 유통기업, 온라인 플랫폼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국가 안보라는 관점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보안 역량과 인식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위해 공공과 민간,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책임을 한층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기업을 모두 대상으로 책임 강화를 언급한 만큼,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사고와 기업 제재를 둘러싼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티빙 사고를 계기로 피해 규모와 기업 매출을 기준으로 제재 수준을 정하는 현행 과징금 체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티빙의 작년 매출을 단순 적용할 경우 현행법상 과징금이 100억원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해 얻는 이익보다, (사고 발생 시 제재를 받는 데 따르는) 부담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도록 해서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범부처 협력을 바탕으로 종합적 대응책을 조속히 수립해달라”고 지시했다.
마침 11일부터 개인정보 유출을 사전에 막고 피해자 구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과 시행령, 관련 고시가 시행됐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지정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유출 사고 발생 때 손해배상과 피해 구제를 강화하는 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이 대통령은 민간 기업에도 직접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막중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보안 인력 확충, 또 시스템 정비에 나서 주시길 바란다”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겠다”고 당부했다.
최근 티빙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기업의 예방 투자와 사고 발생 이후 피해 구제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