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여름마다 사라지는 마을 사람들…목적지는 해발 24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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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로 시작해 코치뒤쥐 고원 생활까지
벽과 지붕 없는 야외 모스크도 만난다

여름이 되면 산 아래 마을을 떠나 해발 2400m 고원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머무는 기간은 약 석 달이다. 가축을 돌보고 직접 짠 우유로 치즈와 버터를 만들며 겨울을 준비하는 튀르키예 흑해 고원 주민들의 특별한 여름이 펼쳐진다.

9월 16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3부 ‘석 달만 삽니다’에서는 튀르크 언어학 박사 장주영이 기레순주 괴렐레를 시작으로 코치뒤쥐 고원과 카드르가 고원을 찾는다. 지역 전통 음식부터 여름철에만 이어지는 고원 생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야외 모스크까지 튀르키예 북동부의 또 다른 풍경을 만난다.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3부 ‘석 달만 삽니다’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3부 ‘석 달만 삽니다’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손으로 찢어 찍어 먹는 괴렐레 피데

여정은 기레순주 괴렐레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맛보는 음식은 튀르키예 흑해 지역의 별미인 전통 피자 ‘피데’다. 일반적인 피데가 윗부분이 열린 모양이라면 괴렐레식 피데는 반죽으로 위까지 덮어 둥글거나 배 모양의 주머니처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먹는 방법도 색다르다. 칼과 포크로 잘라 먹는 대신 바삭하게 익은 가장자리 반죽을 손으로 뜯어 가운데 녹아 있는 치즈와 버터, 달걀노른자에 찍어 먹는다. 장주영은 현지 방식 그대로 피데를 맛보며 본격적인 고원 여정을 시작한다.

여름이면 해발 2400m로 떠나는 사람들

튀르키예 흑해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여름이 되면 산 아래 마을 주민들이 가축을 데리고 높은 고원으로 이동했다. 더위를 피하는 동시에 신선한 풀이 자라는 목초지에서 소와 염소를 키우기 위한 생활 방식으로, 이를 ‘야일라’ 문화라고 부른다.

장주영이 찾은 코치뒤쥐 고원은 해발 약 2400m에 자리한다. 대대로 흑해 연안 토착 민족인 라즈족 주민들이 이용해 온 곳으로, 지금도 인근 5~6개 마을 주민들이 여름이면 이곳으로 올라온다. 고원에서 생활하는 기간은 보통 석 달 정도다.

주민들은 나무와 돌로 만든 작고 단단한 전통 가옥에서 생활한다. 아침이면 소를 넓은 초지에 풀어놓고 아침과 저녁에는 직접 소와 염소의 젖을 짠다. 숙소 주인 바일라 씨와 자이데 씨 부부 역시 매일 같은 일상을 이어간다.

갓 짜낸 원유는 치즈와 버터, 요거트 등으로 만든다. 고원의 야생화와 풀을 먹고 자란 가축의 젖으로 만들어 풍미가 뛰어나다고 한다. 여름 동안 만들어 둔 유제품은 겨울철 주요 식량이자 주민들의 중요한 소득원이 된다.

안개와 비 속에서 이어지는 고원 생활

해발이 높은 만큼 고원의 날씨는 순식간에 달라진다. 맑던 하늘에 안개가 몰려오고 어느 순간 비가 쏟아지는 일도 흔하다. 장주영이 머무는 동안에도 짙은 안개가 고원을 뒤덮더니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주민들의 일상도 조금 달라진다. 가까운 곳에 살며 낮 시간을 함께 보내는 세 자매 할머니부터 방학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고원으로 올라오는 10대 소녀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다친 말의 다리에 주변에서 구한 약초를 이용해 치료해주는 주민의 모습도 등장한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고원에서는 필요한 것을 주변 자연에서 찾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짧은 여름 동안 가축을 돌보고 먹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날씨가 궂은 날에도 주민들의 생활은 계속된다.

벽도 지붕도 없는 모스크가 있다?

다음 목적지는 카드르가 고원이다. 이곳에는 흔히 생각하는 모스크와 전혀 다른 모습의 예배 공간이 있다. 건물을 둘러싼 벽도 없고 머리 위를 가리는 지붕도 없는 야외 모스크다.

이곳에는 오랜 이야기가 전해진다. 1461년 오스만 제국의 정복자 메흐메트 2세가 트라브존 정복을 위해 이동하던 중 이곳에 머물러 군사들과 함께 야외에서 기도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름철 금요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드린다.

산과 하늘을 그대로 마주한 채 수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을 만든다. 특히 현지에서는 날씨가 아무리 좋지 않아도 금요일 예배를 드리는 동안만큼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속설까지 전해진다.

변덕스러운 고원 날씨 속에서도 정말 예배 시간에는 비가 멈출지 그 결과도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석 달 동안 이어지는 또 하나의 삶

코치뒤쥐 고원의 여름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다. 주민들은 산 아래의 집을 떠나 높은 고원에 머물며 가축을 키우고 겨울에 먹을 유제품을 만든다. 생활 공간도 달라지고 하루의 시간표 역시 날씨와 가축의 움직임에 맞춰 달라진다.

이번 3부에서는 괴렐레의 전통 피데부터 해발 2400m에서 이어지는 야일라 생활, 비 오는 날의 고원 풍경, 벽과 지붕 없이 하늘 아래 펼쳐지는 야외 예배까지 튀르키예 흑해 지역 사람들의 여름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3부 ‘석 달만 삽니다’는 9월 16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