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에 경북학도병 1,766명 참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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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전국 최초 중·고 학적부 전수조사
202교 학적부 7만 9,372건 조사...92개교에서 학도병 참전 흔적 확인
경북교육청, 학교·인물별 기록 정비해 통계자료집·백서 발간

포항중 입대학생등록부/이하 경북교육청
포항중 입대학생등록부/이하 경북교육청

[경북=위키트리]이창형 기자=6.25 전쟁 당시 경상북도내 학도병 1,766명의 참전이 확인됐다. 경북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중·고 학적부 전수조사 결과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6월 고등학교 학적부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도내 중·고등학교 학적부 전수조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학도병 1,766명의 참전 흔적을 최종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학교에 남아 있는 학적부를 전수조사해 학도병의 이름과 참전 흔적을 학교별·인물별로 정리한 것으로, 학생 개인의 학적 기록을 지역의 역사 기록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군증명서-포항중 입대학생등록부 수록
종군증명서-포항중 입대학생등록부 수록

■ 202교 7만 9,372건 학적부 전수조사...학도병 1,766명 확인

경북교육청은 지난 6월 고등학교 학적부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한 이후 조사 범위를 확대해 전수조사를 이어왔다.

최종 조사 대상은 1955년 이전 개교한 도내 22개 지역 202개 중·고등학교로, 총 7만 9,372건의 학적부를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반 학적부뿐만 아니라 포항중학교의 ‘6·25 참전 입대학생등록부’, 영주농업고등학교의 ‘입영자학적부’처럼 당시 입대·입영 학생을 별도로 기록한 자료도 확인됐다.

경북교육청은 성명과 생년월일, 출신학교 등을 대조해 중·고등학교 간 중복 인원을 제외한 결과, 92교에서 학도병 1,766명을 최종 확인했다.

다만 당시 참전 사실이 학적부에 기록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전쟁과 재난 등으로 학적부 자체가 소실된 사례도 있어, 이번에 확인된 1,766명이 경북지역 학도병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한 교실에서 함께 전장으로...학급 단위 참전 흔적도 확인

이번 조사에서는 한 학급 학생들의 학적부에 입대 기록이 집중적으로 남아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

의성공업중학교(현 의성유니텍고등학교) 제3회 토목1반 졸업생은 14명 모두의 학적부에서 입대 관련 기록이 발견됐으며, 같은 회 방직1반에서도 학적부 17건 가운데 16건에서 관련 기록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김천농림중학교와 안동농림중학교 등에서 한 학급에 다수의 참전 기록이 집중된 사례가 발견됐다.

현재 진행 중인 생존 학도병 구술 채록에서도 당시 학생들이 동급생들과 함께 입대했다는 증언이 확인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특정 학급에 집중된 학적부 기록과 구술 증언을 종합해 볼 때, 동급생 간 연대감 속에서 동반 입대와 같은 집단적 참전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고, 문교부 임시조치령에 의해 1951년 3월 25일 제5학년 수료 자료
김천고, 문교부 임시조치령에 의해 1951년 3월 25일 제5학년 수료 자료

■ 전쟁으로 멈춘 학업...졸업과 수료 인정 기록도 남아

학적부에는 전쟁으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참전 학생들의 학업을 인정하려 했던 당시의 기록도 남아 있다.

‘문교부 지시에 따라 군무에 종사하는 학도에게 졸업장 수여’, ‘도지사 지시에 의하여 당해 연도 수료’, ‘학교장 결정에 따라 졸업 인정’ 등의 기록이 확인됐으며, 군 복무로 이수 시수가 부족했음에도 졸업이나 수료를 인정받은 사례가 있었다.

이는 전쟁과 군 복무로 정상적인 수업과 출석이 어려웠던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와 학교가 졸업과 수료를 인정하려 했던 당시의 노력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 기록의 확인을 넘어 보훈과 예우로

경북교육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학교별·인물별 기초자료로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2027년 통계자료집과 수집 기록물 목록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어 2028년에는 기록과 구술, 연구와 통계를 종합한 ‘경북 학도병 백서’를 편찬해 학교 현장의 보훈교육과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보훈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단체 등과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아직 참전 사실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학도병과 유가족이 사실 확인과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학적부에 남은 짧은 기록 하나하나에는 75년 전 교실을 떠나 전장으로 향했던 학생들의 삶과 헌신, 그리고 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라며, “이번 조사를 단순한 학적부 확인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기록을 찾고 보존하는 일로 이어가, 학도병의 헌신을 기억하고 그분들에 대한 합당한 보훈과 예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