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TO 슈워츠, XRP 거래 93.2% 계정 793개 집중 “유령 체인” 비판에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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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레저 93% 거래, 계정 793개가 차지…리플 前CTO “이상한 소리” 반박
비트쿼리 조사서 실제 사람 결제 0.8%…RWA·RLUSD 등 실사용 지표도 제시

XRP 레저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XRP 레저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 에메리투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XRP 레저를 “유령 체인(ghost chain)”이라 부른 비판에 직접 반박했다. 논란은 블록체인 분석업체 비트쿼리(Bitquery)가 낸 보고서에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2026년 8월 XRP 레저 거래의 93.2%를 계정 793개가 차지했고, 실제 사람이 보낸 결제는 전체의 0.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슈워츠는 “이상한 주장”이라며 낮은 수수료가 오히려 다양한 활용을 이끈다고 맞섰다.

“유령 체인” 비판은 어디서 나왔나

X(옛 트위터) 이용자 ‘스캠스 아 배드(scams are bad, 계정명 ScamDetective5)’는 9월 10일(현지시각) “2026년 8월 XRP 레저에서 계정 793개가 거래의 93%를 처리했다. 전부 봇과 스패머”라며 “실제 사람 결제는 1% 미만이었고, 이런 상태가 8년째”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XRP 레저를 “유령 체인”이라 규정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비트쿼리가 2013년부터 2026년 9월까지 XRP 레저 거래 50억 건 이상을 분석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XRP 레저는 약 8,160만 건의 거래를 처리했는데, 이 중 793개 계정이 93.2%를 차지했다. 793개 중 767개는 트레이딩 봇·NFT 봇·스팸 계정 등 자동화 계정이었고 나머지 26개는 거래소 지갑이었다. 탈중앙거래소(DEX) 트레이딩 봇이 전체 거래의 48.1%, 소액을 뿌리는 ‘더스트(dust)’ 계정이 23%를 차지했다.

비트쿼리는 활성 계정의 89.6%가 실제 사용자로 추정되지만, 이들의 거래는 8월 전체 활동의 0.8%에 그쳤다고 밝혔다. 월 100건 넘게 결제한 계정과 극소액 거래는 집계에서 제외한 결과다. 회사 측은 이 비율이 2018년 이후 XRP 생태계가 NFT·스테이블코인·자동시장조성자 등을 도입했음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워츠 “저렴해서 그렇다”…정면 반박 / AI 생성 이미지
슈워츠 “저렴해서 그렇다”…정면 반박 / AI 생성 이미지

슈워츠 “저렴해서 그렇다”…정면 반박

XRP 레저 설계자 중 한 명인 슈워츠는 같은 날 X에 “정말 이상한 소리다. 맞다, 아주 싸다. 그래서 유용한 일에도, 쓸모없는 일에도 쓸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만약 더 비싸져서 저가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줄어든다면, 그게 어떻게든 네트워크를 더 낫게 만드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비판을 제기한 이용자는 이후 “거래 구성을 강조한 것뿐”이라고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사용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앞서 ‘유령 체인’이라 규정한 것과는 결이 다른 반응으로 읽힌다.

친(親) XRP 성향의 변호사 빌 모건도 거들었다. 그는 AI 챗봇 그록의 답변을 인용해 “‘유령 체인’이라는 표현은 슬로건일 뿐 지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수사적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록의 답변은 결제·토큰화 트래픽이 봇이나 거래소의 집중된 거래에 가려 종종 간과된다며, 이 표현이 “실제로 가치가 이동하고 기록되는지를 측정하기보다 모욕으로 설득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봇 거래 이면의 실사용 지표들

리플 측이 내세우는 반박 근거 중 하나는 XRP 레저에서 자산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XRP 레저의 분산형 실물자산 시가총액은 4억 5,837만 달러이며, 수익을 내지 않는 스테이블코인과 대리 발행된 RWA를 제외한 수치다. 대리 발행 RWA까지 포함하면 관련 자산 가치는 40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리플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RLUSD도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비트쿼리에 따르면 RLUSD 유통량은 출시 이후 70배 넘게 늘었고, 현재 유통 중인 물량은 10억 2,000만 달러를 넘는다. 다만 상위 10개 지갑이 전체 물량의 81.6%를 보유하는 등 소유 집중도는 여전히 높다.

AI 에이전트가 벌이는 자동 결제도 새로운 활동 축으로 거론된다. XRP 레저에서 이뤄진 에이전트 거래는 480만 건을 넘어섰다. AI 에이전트는 XRP나 RLUSD로 토큰 분석, 암호화폐 정보, 시장조사, 예측시장 전망 등의 서비스 비용을 결제한다. 비트쿼리는 x402 관련 활동이 스팸이 아닌 실제 성장세를 보이는 몇 안 되는 영역 중 하나라고 짚었다.

남은 과제…스팸·피싱은 여전

비트쿼리 보고서는 긍정적 지표와 함께 XRP 레저가 안고 있는 스팸 문제도 짚었다. 2026년 들어 지금까지 10드롭 이하의 초소액 XRP 결제가 약 5,280만 건 발생했는데, 계정 1만 549개가 이런 결제를 240만 개 넘는 지갑으로 보냈다. 8월 23일 시작된 한 피싱 캠페인은 17일 만에 지갑 128만 개에 도달했는데, 여기 든 수수료는 XRP 약 69.6개, 당시 시세로 약 96달러에 불과했다.

비트쿼리는 이런 스팸·피싱 활동이 XRP 레저가 이더리움보다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해온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거래 건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이용자가 많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XRP 레저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기관이 마스터 지갑 키를 노출하지 않고도 특정 운영 권한을 위임할 수 있게 하는 ‘xrpld 3.3.0 권한 위임’ 개정안이 검증인 투표 절차를 밟고 있다. 검증인 ‘벳’은 X에 “권한 위임에 찬성 투표했다”며 “XRP 레저에 중요한 기능”이라고 평가했다. 슈워츠는 별도로 자신이 운영하는 허브가 최근 이틀간 피어 수 감소와 지연 증가가 두 차례 있었을 뿐 대체로 정상 작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례가 XRP 레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경미한 네트워크 장애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