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 다이나믹 크리처스, 중국산 하드웨어로 안기는 로봇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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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핀오프 다이나믹 크리처스, 안기는 캐릭터 로봇 개발 나서
유니트리·AgiBot 하드웨어로 테마파크·호텔용 로봇 제작, 대형 테마파크와 협업 중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들이 세운 로봇 스타트업 다이나믹 크리처스(Dynamic Creatures)가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겨냥한 캐릭터 로봇 개발에 나섰다. 화요일 창립을 공식 발표한 회사는 사람이 다가가 안아도 안심할 수 있는 로봇을 목표로 내세웠다. 소프트웨어는 자체 개발하고 하드웨어는 유니트리·AgiBot·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조달하는 방식이다. 세마포(Semafor)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대형 테마파크 한 곳, 소매업체 한 곳과 손님 응대용 캐릭터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들이 차린 회사
Dynamic Creatures는 마크 시어만(Marc Theermann) 최고경영자(CEO)와 파보드 파르시디안(Farbod Farshidian)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설립했다. 시어만은 과거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전략을 이끌었고 구글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파르시디안은 로봇공학 연구자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움직임 개발에 기여한 인물이다.
시어만은 창립 발표 영상에서 “수십 년간 우리는 뛰어난 창작자들이 만든 캐릭터에 매료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마크 레이버트를 비롯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동료들이 기계에 걷고 뛰고 보고 주변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가르쳤다”며 “이제 이 두 세계가 마침내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버트는 RAI Institute 총괄이사이자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립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 사업을 직접 하지 않는다. 회사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 니콜라스 노엘은 “캐릭터 개발은 우리의 핵심 영역이나 전문 분야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Dynamic Creatures는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분야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공식 파트너 역할을 맡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임시 최고경영자 어맨다 매캐스터는 “Dynamic Creatures는 첨단 로봇공학의 중요한 새 영역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튬 입은 로봇, 문제는 시야와 열
회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이름은 스노제이다. 환경 인식과 움직임 제어, 캐릭터의 행동 패턴을 하나로 결합해 같은 애니메이션을 반복하는 대신 주변 상황에 맞춰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하드웨어는 자체 제작하지 않고 유니트리, AgiBot,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구매한다. 이 중 유니트리와 AgiBot 두 곳은 중국 기업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대주주다.
캐릭터 로봇 특유의 엔지니어링 과제도 있다. 코스튬을 입히면 로봇의 비전 센서 시야가 가려지거나 열이 몸속에 갇혀 과열되는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기존 로봇에 털을 씌우는 정도로는 하루 종일 손님을 맞는 마스코트로 쓰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코스튬 디자인은 로봇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함께 진행된다.
시어만은 안전을 “기초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로봇을 만지거나 누군가 품에 뛰어드는 상황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이 로봇을 편하게 안을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아직 달성된 목표가 아니라 회사가 내세우는 지향점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테마파크부터 카지노·크루즈까지, 대여도 검토
Dynamic Creatures가 노리는 시장은 테마파크와 기타 로케이션 기반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호텔·리조트, 카지노, 박물관, 문화기관, 크루즈선, 라이브 공연장이 초기 타깃이다. TV·영화 스튜디오와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럭셔리 리테일과 자동차 브랜드 체험관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로밍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앰버서더, 컨시어지 서비스, 맞춤형 방문객 경험 등도 활용 방안으로 제시됐다.
회사는 이미 대형 테마파크 한 곳, 소매업체 한 곳과 손님 응대용 캐릭터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파트너 이름과 어느 지점에 언제 도입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봇은 운영사가 구매하기보다 대여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제품 개발은 두 갈래로 나뉜다. 기존 로봇 플랫폼을 활용한 캐릭터는 몇 달 안에 제공할 수 있지만, 특정 브랜드나 스토리에 맞춘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은 더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파트너십을 우선 활용하지만 필요하면 다른 기술 기반도 쓸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회사는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현지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2027년 유럽 규제, 안기는 로봇의 새 관문
유럽에서는 2027년 1월 20일(현지시각) 기존 기계지침을 대체하는 기계류규정이 시행된다. 이 규정은 AI 기반 안전 기능과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계를 처음으로 다룬다. 두 범주 모두 자기선언이 아니라 인증기관(노티파이드 바디)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속도나 이동 범위를 제한하는 사양도 안전 기능으로 분류되며, 아이를 얼마나 세게 안을지 판단하는 로봇 역시 이 범주에 들어간다.
유럽은 한때 이 시장을 주도한 지역이었다. 파리의 알데바란은 로봇 나오와 페퍼를 각각 약 2만 대, 1만7000대씩 70개국에 수출했다고 더로봇리포트는 전했다. 알데바란은 2005년 파리에서 설립됐지만 지난해 2월 파산을 신청했고 6월 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7월에는 선전의 맥스비전이 나오와 페퍼의 핵심 자산을 인수했다.
결국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부분 중국산 하드웨어로 재조립하는 형태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원래 이 시장을 만든 프랑스 기업의 자산이 중국 인수자에게 넘어간 뒤 벌어진 일이다. 그래도 파리는 휴머노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전직 테슬라 옵티머스 연구원이 세운 UMA는 유럽을 첫 시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규정 시행 시점인 2027년 1월은 안기는 로봇이 유럽 테마파크에 실제로 등장할 법한 시기와도 맞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