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때문에 한국서 난리가 난 이유...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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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싼 가격... 황당한 '애플식 환율'

애플 아이폰 듀오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의 가격 비교. / 위키트리
애플 아이폰 듀오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의 가격 비교. / 위키트리

애플 '아이폰 듀오(iPhone Duo)'의 한국 판매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선보였다. 2007년 첫 아이폰이 나온 이후 처음 등장한 접는 형태의 아이폰이다. 이날 행사는 이달 취임한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첫 공식 데뷔 무대였다. 애플은 아이폰 울트라, 아이폰 폴드 등으로 예상되던 제품명을 '듀오'로 확정해 공개했다.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아이폰 듀오의 한국 출고가는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이다. 미국 판매가는 용량별로 각각 1999달러, 2199달러, 2599달러, 3199달러다. 최고 사양인 2TB 미국 가격 3199달러는 대중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사전예약은 다음달 16일 시작한다. 정식 출시는 다음달 23일이다.

아이폰 듀오는 여권 형태의 북 타입 폴더블이다. 접었을 때 5.4인치 외부 화면, 펼쳤을 때 7.6인치 내부 화면을 쓴다. 내부 7.6인치 화면은 아이폰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큰 디스플레이다. 내·외부 OLED는 모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했다. 두께는 접었을 때 11.3mm, 펼쳤을 때 5.2mm다. 펼친 상태 기준으로는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다. 프레임에는 항공우주 등급 티타늄을 적용했고, 화면은 빛 반사를 줄인 나노텍스처 무광 처리를 했다.

카메라는 후면에 48MP 듀얼 퓨전 카메라를 탑재했다. 메인 카메라와 울트라와이드 카메라 조합으로 최대 2배 광학 품질 줌을 지원한다. 안쪽 셀피 카메라는 화면 아래에 숨겼다. 배터리는 외부 화면만 사용할 경우 영상 재생 기준 최대 44시간까지 쓸 수 있다. 얼굴 인식 잠금 해제인 페이스 아이디는 빠지고, 측면 버튼을 활용한 지문 인식 터치 아이디가 다시 들어갔다. 기존에 아이패드에서만 쓰던 애플펜슬 필기도 가능하다. 운영체제는 폴더블 화면에 맞춰 새로 구성한 iOS 27을 적용했다. 색상은 스타 화이트와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다.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애플은 이날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와 무선이어폰 에어팟5, 애플워치 시리즈12, 애플워치 울트라4도 함께 공개했다. 아이폰18 프로는 1199달러(국내 199만원), 프로 맥스는 1299달러(국내 219만원)부터 시작한다. 두 모델은 11일부터 예약 주문을 받아 18일 매장에서 판매한다.

스마트폰 가격이 전반적으로 치솟는 배경에는 부품값 상승이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부품 원가가 올랐다. 이른바 '칩플레이션'이다. 폴더블 신제품이 잇따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출고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데 있다. 원·달러 환율 1342.10원(한국시각으로 10일 기준)을 단순 적용하면 아이폰 듀오 미국 가격은 용량별로 약 268만원, 295만원, 349만원, 429만원이다. 한국 판매가는 이보다 60만~80만원 높다. 다만 미국 표시가는 주별 판매세가 빠진 가격이고, 한국 출고가에는 부가가치세 10%가 포함돼 있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세금 조건을 맞춰 비교해도 격차가 남는다는 게 문제다. 한국 가격에서 부가세를 빼 미국과 같은 세전 기준으로 역산한 이른바 '애플식 환율'은 달러당 약 1450~1500원으로 계산된다. 실제 환율보다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세금 조건을 동일하게 맞춰 비교하면 한국 판매가는 미국보다 10% 안팎 비싸다. 애플은 실제 환율만으로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국가별 세금과 유통·물류 비용, 환율 변동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을 매긴다. 그럼에도 현재 환율과 세금 조건에 견주면 국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아이폰 듀오 / 애플 홈페이지

반발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과 비교되면서 커졌다. 폴드8 256GB의 미국 출고가는 1899.99달러, 한국 출고가는 227만8100원이다. 한국 가격이 미국보다 약 51만4000원, 비율로는 약 18%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폴드8 시리즈 한국 가격을 글로벌 최저 수준으로 책정하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점을 내세운 바 있다.

두 제품을 나란히 놓으면 격차가 두드러진다. 미국에서 아이폰 듀오와 폴드8의 가격 차이는 100달러(1999달러 대 1899달러)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이폰 듀오가 329만원, 폴드8이 227만8100원으로 100만원 넘게 벌어진다. 같은 폴더블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한국 가격을 미국보다 낮게 매겼지만 애플은 미국보다 높게 매기면서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온라인에서는 '애플식 환율'을 겨냥한 비판이 이어졌다. 첫 폴더블 아이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부담이 과하다는 반응이 많다.

애플이 한국 가격을 미국보다 높게 책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아이폰15 시리즈 때도 국내 가격이 미국보다 6~8%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에도 전년보다 환율이 떨어졌는데 원화 가격은 그대로 유지돼 사실상 가격을 올린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제품 출시 때마다 한국 출고가에 높은 환율이 적용된다는 문제 제기가 반복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