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의원,국립공원 불법산행···사망사고 위험 3.7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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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위법행위 1만3천여 건…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이 최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국립공원 내 정규 탐방로가 아닌 비법정 탐방로를 무단으로 이용하다 발생한 안전사고의 사망 비율이 정규 탐방로보다 약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정훈 의원
신정훈 의원

관리와 안전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비법정 탐방로 출입이 탐방객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의원(전남광주 나주·화순)이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인 2022년 1월부터 2026년 8월 말까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55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정규 탐방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497건, 비정규 또는 불법 탐방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57건이었다. 전체 사고 건수만 놓고 보면 정규 탐방로에서 발생한 사고가 훨씬 많았지만, 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진 비율에서는 비법정 탐방로가 크게 높았다.

비법정 탐방로에서 발생한 57건의 사고 중 사망사고는 16건으로, 전체의 28.1%를 차지했다. 반면 정규 탐방로에서는 497건의 사고 가운데 38건이 사망사고로 집계돼 사망 비율은 7.6%였다.

비법정 탐방로의 사고 사망 비율이 정규 탐방로보다 약 3.7배 높은 셈이다. 이는 단순히 사고 발생 건수뿐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와 대응이 어려운 비법정 탐방로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수치로 풀이된다.

◆최근 5년 위법행위 1만3천여 건

국립공원에서 탐방객들이 지켜야 할 각종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국립공원에서 적발된 전체 위법행위는 1만3,074건에 달했다.

가장 많은 위반 유형은 비법정 탐방로 출입이었다. 비법정 탐방로 출입 위반은 4,717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3분의 1을 넘었다. 탐방객들이 사진 촬영이나 경관 감상, 산행과 등반 등을 목적으로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불법 주차행위가 2,991건으로 집계됐으며, 불법 취사행위도 2,991건에 달했다. 불법 음주행위는 1,447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립공원 내 위법행위는 단순한 규칙 위반에 그치지 않는다. 출입이 금지된 구역에 사람이 몰리면 탐방로 주변 식생이 훼손되고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이 침해될 수 있다. 불법 주차는 차량 통행을 방해하고 긴급 구조나 산불 진화 차량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취사와 흡연, 야영 등은 산불 위험과 직결된다. 건조한 날씨나 강한 바람이 부는 시기에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국립공원에서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안전시설 없는 길, 구조도 어려워

비법정 탐방로는 공원관리청의 정비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경우가 많아 정규 탐방로에 비해 안전시설이 부족하다. 안내표지와 난간, 계단, 로프, 조명 등 탐방객의 안전을 돕는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데다, 일부 구간은 길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탐방객이 길을 잃거나 낭떠러지와 급경사, 낙석 위험 지역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구조대가 현장까지 접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사진을 촬영하거나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통제구역에 들어가는 행위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까이에서 보려다 절벽이나 암릉 주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이나 등반을 목적으로 비법정 탐방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전문장비와 경험이 부족한 탐방객이 위험 구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규 탐방로에서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위험정보와 우회 안내를 비법정 탐방로에서는 얻기 어렵다는 점도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신정훈 의원은 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이 탐방객 스스로의 안전뿐 아니라 구조 인력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대원들이 통제되지 않은 험지로 투입돼 추가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법 취사·야영은 산불로 이어질 수도

국립공원에서의 불법 취사와 야영, 흡연은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행위다.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씨나 버려진 담배꽁초가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야영객이 남긴 쓰레기와 음식물은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산불은 단기간에 넓은 면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 한 번 발생하면 산림과 야생동물 서식지, 탐방시설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 복원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해 자연환경을 회복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국립공원은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미래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공공자산이다. 탐방객 개인의 편의나 호기심 때문에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거나 불법행위를 할 경우, 자연환경 훼손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신 의원은 “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은 탐방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불법 취사와 야영, 흡연은 산불로 이어져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한순간에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은 특정 개인만의 공간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보전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공원 내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속 강화하고 출입 차단시설 확대

국립공원공단은 비법정 탐방로 무단출입을 줄이기 위해 단속과 예방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단속뿐 아니라 탐방객이 몰리는 시기와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수시·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무인계도 장비와 출입 차단시설도 확대한다. 출입금지 구간에 탐방객의 진입을 막는 시설을 설치하고, 무인 장비를 활용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안내함으로써 위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현수막과 안내판을 활용한 홍보도 강화한다. 단순히 출입금지 사실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비법정 탐방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과 조난, 구조 지연 등 실제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탐방객들이 정규 탐방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탐방 전 정보를 확인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국립공원 방문객은 출입 가능 구역과 통제구간, 기상 상황, 탐방로 난이도 등을 미리 확인하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또 무리한 산행을 피하고 해가 지기 전에 하산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경관을 즐기는 일과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별개의 선택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인식이 요구된다.

이번 자료는 국립공원 내 불법행위가 안전사고와 자연환경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특히 비법정 탐방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정규 탐방로보다 크게 높은 만큼, 탐방객들의 자발적인 준법과 관계기관의 예방 관리가 동시에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