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종교시설, '초고령' 돌봄 구원투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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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서 지자체·종교계 연계 '로컬 거버넌스' 구축 및 조례 제정 촉구

공공의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돌봄 사각지대를 민간과 종교계의 풍부한 인프라로 메우자는 구상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보건복지위원회)과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통합돌봄시대 초저출생·초고령사회 극복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사)행복한출생 든든한미래, 한반도미래연구원,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이번 자리는 2026년 전면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에 발맞춰 촘촘한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생태계 구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정력만으론 역부족… 벼랑 끝 돌봄 위기
이날 기조 발제에 나선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한국지방자치학회 국회정책위원장)은 현행 공공 주도 돌봄 체계의 명확한 한계를 지적했다. 장 원장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의 단독 노력만으로는 사회적 고립 가구나 돌봄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찾아내 일상적인 돌봄을 제공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전문인력과 재정, 지역별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존 공공 돌봄 시스템이 ▲의료·복지 서비스의 분절화 ▲극심한 지역 간 인프라 격차 ▲정서적 고립 해소의 어려움 등의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교계 유휴공간, '돌봄 오아시스'로 변신
이러한 공공 행정의 빈틈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종교계'가 급부상했다. 장 원장은 종교계가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휴 공간, 헌신적인 자원봉사자 인력,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끈끈한 신뢰 관계를 최고의 돌봄 자원으로 꼽았다.
그는 "종교시설을 지역사회의 고독, 질병, 빈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생활권 단위의 통합돌봄 거점으로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서적이고 영적인 위로까지 건넬 수 있는 종교계만의 특수성이 고립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군·구 단위 상설 협의체 신설 시급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도 제안됐다. 첫째는 시·군·구 단위에 정부, 지자체, 종교계, 의료기관, 지역주민이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상설 종교협력형 로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흩어져 있던 자원을 하나로 모아 공공적 자원으로 연결하자는 취지다.
둘째는 이러한 협력 체계가 법적 구속력과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종교·민간 협력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것이다.
장 원장은 조례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에 '종교협력 통합돌봄협의체'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정부 "제도적 지원 아끼지 않겠다" 한목소리
이어진 지정 토론과 축사에서도 종교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각계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희진 보건복지부 사무관, 최지은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김대환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은 지자체 특성에 맞는 돌봄 혁신과 민간의 역할 확대에 깊이 공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허종식 의원은 "초저출생과 초고령사회 극복을 위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돌봄 체계가 시급하다"며 국회 차원의 전폭적인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감경철 (사)행복한출생 든든한미래 이사장과 이철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상임총재 역시 범종교계와 정부가 참여하는 거국적 협력 기구 창설을 제안했다.
정부 측 인사들의 긍정적인 화답도 이어졌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은 "최근 종교시설의 복수 용도 허용 등 규제가 완화된 만큼, 종교계가 유휴 공간을 활용한 '시니어 카페'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 구축의 선봉에 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최 측은 이번 토론회에서 도출된 생산적인 대안들을 바탕으로 향후 민관 협력 시범사업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