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캡, 핸들 없는데 화면 속 조이스틱 발견되며 오스틴 소방당국도 우려 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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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캡, 핸들 없는 로보택시에 소방당국 우려·NHTSA 감사 착수
탑승자는 화면 속 숨은 조이스틱 발견…안전 논란 확산

테슬라 사이버캡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슬라 사이버캡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슬라의 무인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이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유료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핸들과 페달이 전혀 없는 구조 탓에 오스틴 소방당국이 응급 상황에서 차량을 옮길 방법을 두고 우려를 제기했다. 한 탑승자는 화면 속에 숨겨진 수동 운전용 조이스틱까지 발견해 화제가 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사이버캡의 안전 기준 충족 여부를 놓고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소방당국이 우려하는 이유

오스틴 소방국 매튜 맥클리어니(Matthew McElearney) 대위는 테슬라가 화면 조작만으로 사이버캡을 이동시키는 방법을 소방당국에 교육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사이버캡뿐 아니라 아마존의 자율주행차 업체 죡스(Zoox), 웨이모(Waymo)에 대해서도 비슷한 안전 우려를 제기한 상태다.

훈련을 받은 한 대위는 화면을 이용한 이동 방식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연방 차원의 안전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응급 상황에서 사람이 손으로 차량을 밀거나 조작해야 할 때 화면 인터페이스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화면 속에 숨어있던 조이스틱 / AI 생성 이미지
화면 속에 숨어있던 조이스틱 / AI 생성 이미지

화면 속에 숨어있던 조이스틱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사이버캡 탑승자 매튜 스크르지프자크(Matthew Skrzypczak)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영상을 올리며 이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차에 타자 화면이 평소와 다른 구성으로 바뀌어 있었고, 화면 왼쪽에 조이스틱 형태의 수동 운전 인터페이스가 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걸 보면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한번 수동으로 몰아보려 했다”고 그는 적었다.

화면은 둘로 나뉘어 있었다. 왼쪽에는 조이스틱과 함께 “객실 문을 닫으라”는 안내, 문 열기와 상담 연결 버튼이 있었다. 오른쪽에는 차량 주변을 비추는 실시간 카메라 화면이 떠 있었는데, 측면 카메라 영상은 이전 위치였던 슈퍼차저(테슬라 충전소) 인근에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사이드EVs(InsideEVs)에 따르면 이 조이스틱은 최대 시속 7마일(약 11km) 속도로 차량을 조작할 수 있게 설계됐다. 조이스틱을 앞으로 밀면 전진하고, 방향패드를 위아래로 누른 채 좌우로 끌면 바퀴 방향이 바뀌는 구조다. 다만 스크르지프자크가 실제로 조작을 시도했을 때 차량은 반응하지 않았다.

테슬라가 처음 응답자를 위해 만든 안내서에는 “사이버캡이 작동 가능한 상황이라면 차량 내 조작 장치로 수동 이동시킬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이 안내서에 따르면 응급 요원은 테슬라 지원팀에 전화한 뒤 배지를 차량 카메라에 비춰야 접근 권한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스크르지프자크 같은 일반 탑승자도 우연히 이 메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떤 안전장치가 이를 막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탑승 경험은

더 버지(The Verge) 기자는 오스틴 시내 약 288제곱마일(약 746㎢) 규모의 지오펜스(운행 허용 구역) 안에서 사이버캡을 타봤다. 금요일 오후 6시쯤 로보택시 앱으로 호출하자 대기시간은 1시간 이상으로 표시됐고, 실제로는 약 45분이 걸렸다. 2마일(약 3.2km) 미만의 거리를 15달러에 이동하는 요금이었고, 세 차례 탑승 요금은 15~21달러 사이였다.

나비 날개처럼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는 스마트폰 앱의 버튼을 눌러 여닫는 방식이다. 일부 탑승자들은 문이 너무 빠르게 열려 부딛힌 경험을 후기로 올리기도 했다. 실내는 컵홀더로 나뉜 좌석 두 개뿐이고, 핸들과 페달이 있어야 할 자리는 다리 공간으로 활용됐다. 거대한 중앙 화면은 주행 상황을 3D로 보여주는 동시에 스포티파이·넷플릭스·유튜브 계정을 연동하고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로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허브 역할을 했다.

주행이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화창하고 기온 95화씨(약 35℃)에 달하는 날씨에도 와이퍼가 갑자기 작동했고, 지하도를 지나던 중에는 직진해야 할 차로에서 갑자기 고속도로 좌회전 차로로 들어갔다가 스스로 되돌아오는 상황도 있었다. 기자는 웨이모와 비교했을 때 승차감과 좌석 공간, 앱 편의성에서는 사이버캡이 앞선다고 평가했다.

하차 지점도 논란거리였다. 여러 탑승자가 사이버캡이 도로 한복판, 인도 쪽으로 붙지 않은 채 정차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렸다. 기자 역시 오스틴의 명소 바턴 스프링스에서 내릴 때 차량이 좁은 도로를 막아버려 곤란을 겪었다. 더 버지는 다른 운전자 대다수가 무인차 주행에 여전히 불편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규제 리스크와 남은 과제

테슬라는 9월 3일(현지시각)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날 NHTSA는 핸들과 페달, 사이드미러조차 없는 차량을 테슬라가 어떤 기준으로 인증했는지 살펴보는 감사에 들어갔다. 이 감사는 약 1,000대의 사이버캡을 대상으로 하며, 일부 연방 안전 기준이 무인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테슬라가 판단한 근거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테슬라 회장 로빈 댄홈(Robin Denholm)은 지난 10월 “핸들이 있어야 한다면 핸들과 페달을 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시험 단계에서는 핸들과 페달이 달린 사이버캡 시제품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사이버캡과 같은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쓰는 모델Y 기반 로보택시 서비스는 1년 넘게 운영돼 왔지만, 사이버캡 자체는 아직 본격적인 규모 확장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