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중계권 논란에…이제 올림픽·월드컵 ‘지상파 중계’ 의무화된다
작성일
월드컵·올림픽 독점 중계 시대 끝낸다
지상파 의무 중계로 모두가 무료로 본다
올림픽과 월드컵처럼 국민적 관심이 높은 국제 스포츠 행사를 KBS·MBC 등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가 의무적으로 실시간 중계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표결에는 재석 의원 16명 중 10명이 찬성했고 6명이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 의원들이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개정안의 핵심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큰 행사를 국민 누구나 별도의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중계권이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청권 제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법안은 JTBC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열리는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JTBC는 이후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진행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중계권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특정 방송사가 국가적 관심사가 큰 국제 스포츠 대회의 중계권을 독점한 뒤 다른 방송사에 재판매하는 구조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지상파 방송을 주된 시청 수단으로 이용하는 가구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의 시청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이미 체결된 중계권 계약에 곧바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법사위는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에 ‘지상파 중계 의무 규정을 법 시행 이후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는 이미 JTBC가 확보한 2030년 월드컵 중계권 등에 사후적으로 재판매 의무를 부과할 경우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법 시행 뒤 새롭게 체결되는 중계권 계약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보편적 시청권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민간 사업자 간 계약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의무적으로 지상파 방송 중 하나가 반드시 중계해야 한다고 하면 계약하는 입장에서 (가격을) 낮춰 주겠나"라며 "근본적으로 사적 자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중계를 의무화할 경우 향후 국제 스포츠 대회 중계권 협상에서 해당 방송사들이 오히려 불리한 조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계권을 보유한 사업자가 법적 의무를 고려해 재판매 가격을 낮추기보다 지상파 방송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법사위에서는 이날 방송 관련 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이 법안은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를 통합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하에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업체 보호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직매입 거래에서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한을 상품 수령일 기준 최대 60일에서 35일로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법사위 문턱을 넘은 방송법 개정안은 향후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법안이 최종 시행될 경우 월드컵과 올림픽 등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의 중계권 계약과 국내 방송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