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치료 맡겼는데… 소비자원이 '피해예방주의보' 내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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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피해구제 5년 새 3배
처치 미흡·수술 부작용 가장 많아

반려동물 진료를 둘러싼 소비자 분쟁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수술 뒤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피해 호소가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9일 동물병원 이용 관련 피해구제 현황을 분석하고 소비자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지난해 27건… 올해 상반기에만 45건 접수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동물병원 이용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128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9건에서 2022년 20건으로 늘었다가 2023년 11건으로 줄었다. 이후 2024년 16건, 지난해 27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의 3배에 달했다.

올해는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상반기에만 45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인 27건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동물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194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소재 동물병원 관련 신청이 39건으로 전체의 30.5%를 차지했다. 서울은 36건으로 28.2%였다. 두 지역을 합한 수도권 비중은 58.7%였다.

반려동물 종류별로는 반려견이 88건으로 68.8%를 차지했다. 반려묘는 36건으로 28.0%였다. 나머지 4건은 앵무새, 고슴도치, 거북이, 도마뱀 관련 사례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반려동물 양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9.2%다. 최근 1년 이내 동물병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021년 73.0%에서 지난해 95.1%로 높아졌다.

피해구제 신청 4건 중 3건은 '진료상 과실' 분쟁

피해구제 신청 사유 가운데 진료상 과실 관련 분쟁은 96건으로 전체의 75.0%를 차지했다. 과잉진료·과잉청구·미동의 치료 등 진료비 관련 분쟁은 32건으로 25.0%였다.

진료상 과실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은 처치 미흡이었다. 치료 과정에서 처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41건, 전체의 32.0%를 차지했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 및 세부 유형별 현황. /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이유 및 세부 유형별 현황. / 한국소비자원

수술 후 출혈이나 감염, 폐사 등이 발생한 수술 부작용은 34건으로 26.6%였다. 오진이나 진단 미흡 등 진단 과실은 13건으로 10.2%, 치료 과정에서 탈구·화상·인대 손상·발치·손발톱 탈락 등이 발생한 안전사고는 8건으로 6.2%였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에는 중성화 수술 중 반려묘가 폐사한 경우도 있었다. 해당 반려묘는 2022년 9월 수술을 받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다. 보호자는 수술 전 마취 위험성과 폐사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기침 증상으로 입원한 반려견이 치료를 마치고 귀가한 뒤 고관절 탈구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보호자가 병원 CCTV를 확인한 결과 엑스레이 촬영 이후 반려견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보호자는 검사 과정에서 탈구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오진과 진료비를 둘러싼 사례도 접수됐다. 한 반려견은 무른 변과 혈변 증상으로 치료를 받다가 다른 동물병원에서 복강과 직장 내 종양인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보호자는 처음 진료한 병원에서 오진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온라인에서 반려견 1차 종합예방접종 비용을 3만 원으로 확인한 뒤 병원을 찾았지만 실제로는 4만 5000원을 결제한 사례도 있었다. 보호자는 게시된 금액보다 많은 비용이 청구됐다며 차액 환불을 요구했다.

피해구제 완료 건 중 26.4%만 분쟁 해결

피해구제 처리가 완료된 121건 가운데 배상이나 환급 등으로 분쟁이 해결된 사례는 32건으로 26.4%였다. 나머지 89건은 분쟁이 해결되지 않았다.

진료부 확보 여부에 따라 해결 비율에도 차이가 있었다. 진료부를 확보한 80건 가운데 24건인 30.0%가 해결됐다. 진료부를 확보하지 못한 41건에서는 8건인 19.5%만 해결됐다.

소비자원은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진료부와 수술 동의서, 진단서, 치료비용 상세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도록 당부했다. 수술 등 중대 진료를 받기 전에는 치료 방법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면 동의서 사본을 발급받을 것을 권고했다. 진료 과정에서 반려동물의 상태가 달라질 경우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는 것도 안내했다.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는 동물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수술이나 수혈 등을 하기 전에 진단명과 진료 필요성, 방법과 내용, 예상 후유증과 부작용 등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은 수술 등 중대 진료에 앞서 예상 진료비용도 설명해야 한다. 진찰과 입원, 예방접종, 검사 등에 대해서는 진료비용을 보호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게시해야 하며, 게시한 금액보다 많은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