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여 놓고 “딴 데 갔다” 거짓말... 수사망 조롱한 파주 살인 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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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신고 늦추려 주선자까지 철저히 이용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한 카페 주차장 냉동 컨테이너에서 60대 여성 A 씨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30대 카페 운영자 B 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은폐하려 한 정황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백화점 상품권 거래를 목적으로 처음 만난 피해자를 컨테이너에 감금 및 살해한 혐의를 받는 B 씨는 수사 기관의 추적과 가족의 의심을 피하고자 제삼자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거짓 시나리오를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직후 도주했던 피의자는 피해자의 거주지와 동일한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체포됐으며 경찰은 강력팀을 대거 투입해 휴대전화 포렌식 및 소개자 조사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뉴시스는 이 같은 취재 내용을 9일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해자 B 씨와 피해자 A 씨는 사건 당일 이전까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두 사람은 백화점 상품권 거래와 관련된 협의를 목적으로 이날 파주시 일대에서 처음 대면했다.
만남 직후 B 씨는 자신의 차량에 A 씨를 태우고 본인이 운영하는 파주시 문산읍 소재의 카페로 이동했다. 카페에 도착한 이들은 당일 오전 11시 13분께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흰색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함께 들어갔다.
그러나 이후 정황을 보면 B 씨만 홀로 컨테이너 외부로 나왔으며 이 시점을 전후로 B 씨가 A 씨를 컨테이너 내부에 감금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홀로 빠져나온 B 씨는 즉시 도주하지 않고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둔 상태에서 두 차례에 걸쳐 범행 현장인 카페를 다시 방문하는 등 계획적인 동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체에 따르면 범행 이후 B 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은폐를 시도했다. B 씨는 A 씨의 가족들이 실종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개시되는 상황을 늦추고자 거짓 시나리오를 기획했다.
B 씨는 A 씨가 자신과 만남을 마치고 헤어진 이후 특정 인물을 새로 만나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꾸며냈다.
이어 이 거짓 정보를 두 사람의 만남을 최초로 주선했던 소개자 C 씨에게 전달했다. 이는 C 씨를 통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허위 정보가 흘러 들어가도록 유도해 신고를 지연시키고 도주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A 씨의 실종 신고는 범행 당일인 지난 3일 오후 5시께 서울 지역 경찰서에 최초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행방 추적에 나섰고, 다음 날인 4일 오후 2시 20분께 파주시 문산읍 해당 카페 주차장의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숨진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의 추적 끝에 피의자 B 씨는 범행 다음 날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특기할 만한 점은 체포 장소인 영등포구가 숨진 피해자 A 씨의 실제 거주지라는 사실이다.
파주경찰서 측은 현재 전담 수사 인력을 확대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체에 "피의자가 피해자 실종 당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허위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있다"며 "신속한 수사를 위해 강력 3개 팀 등 17명을 편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 씨 소유 휴대전화를 압수해 통화 내역과 메신저 내용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A 씨를 B 씨에게 소개한 제삼자 C 씨를 상대로 두 사람을 연결해 준 경위 등을 조사하며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와 유사한 국내 범죄 사례로는 2023년 발생한 정유정 사건이 있다.
당시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살해한 정유정은 검거 초기 수사망을 회피하고 형량을 감경받기 위해 다수의 거짓 시나리오를 내세우며 수사 기관에 혼선을 유도했다.
경찰의 추궁과 증거 제시가 이어질 때마다 진술을 번복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객관적인 수사 과정을 통해 확인됐다.
정유정의 첫 번째 거짓말은 제3자 개입을 통한 살인 혐의 부인이었다. 체포 직후 진행된 첫 경찰 조사에서 정유정은 피해자의 자택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르는 진범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진범이 피해자를 먼저 살해했으며 자신을 협박해 시신 유기를 강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허위 진술을 펼쳤다.
이는 본인의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강요에 의한 시신 유기범으로 형량을 대폭 낮추기 위한 계산된 발언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범행 현장에 제3자가 출입한 흔적이 없음을 입증하자 정유정은 진술을 전면 번복했다.
두 번째로 내세운 시나리오는 우발적 범행이었다.
정유정은 제3자 개입 주장이 막히자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말을 바꿨다.
철저하게 기획된 계획 살인을 숨기고 감정 통제 실패에 의한 우발적 살인으로 위장해 법적 책임을 축소하려는 시도였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디지털 증거를 확보해 정유정의 거짓 시나리오를 무너뜨렸다.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결과 정유정은 범행 수개월 전부터 '살인' '시신 없는 살인' 등의 단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하고 관련 매체를 접한 데이터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과학 수사 증거와 프로파일러의 압박이 이어지자 정유정은 구속 이후 "실제로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살인임을 최종적으로 자백했다.